RPC 쌀 빼돌리고 대금 착복 사실일까?
RPC 쌀 빼돌리고 대금 착복 사실일까?
  • 송진선 기자
  • 승인 2020.11.19 11:49
  • 호수 56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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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농협 대상 농협충북본부 현장 감사, 충북지방청도 관련자 조사
RPC휴일 작업지시없일 쌀을 가공해 판매하고 대금을 착복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는 보은농협 RPC전경이다.
RPC휴일 작업지시없일 쌀을 가공해 판매하고 대금을 착복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는 보은농협 RPC전경이다.

보은농협 직원들이 도정한 쌀 700포대를 빼돌려 판매한 대금을 착복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충북 지방청이 수사를 하는 한편 농협충북지역본부가 집중 감사를 벌여 사건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보은농협대의원협의회는 보은농협 쌀 대금 착복의혹에 대한 검찰의 엄정한 수사를 촉구하는 군민 서명을 받고 있어 수수당국과 감사국을 압박하고 있다.
보은농협 대의원협의회에 따르면 한해 농사를 마무리 하고 저축해야 할 시점에 보은농협의 불미스러운 일들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며 미곡종합처리장에 대한 전방위적이고 엄정한 수사로 농민조합원들의 의심을 풀어주어야 할 것이라며 강조했다.
대의원 등 조합원들은 "주인인 농민조합원들의 재산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직원들이 부정행위를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황금을 보기를 돌같이 해야 하는 것 아니냐, 농협을 신뢰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며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그러면서 "쌀 판매대금을 정말 착복한 게 맞는지, 대금 전체를 그 직원 혼자 사용했는지 아니면 또다른 누가 있는지, 이번 감사와 사법당국의 수사를 통해 그 진상을 낱낱이 공개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조합원들은 "매년 추곡수매가를 협상 때마다 보은농협은 RPC노후돼 만성적자를 내고 있어 수매가 인상이 불가하다는 입장이었는데 적자 운운은 시설 노후가 아닌 결국 내부 관리부실에 의한 것이었고 농민들에게 책임을 떠넘긴 꼴이라고 지적했다.

#쌀 판매대금 착복 의혹 2018년 벌어진 사건
사건은 지난 2018년 9월 8일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언론보도에 의하면 당시는 RPC 휴무일인데 보은농협 직원 3명이 출근해 관리책임자의 작업지시도 없는 상태에서 20㎏ 쌀 700포대를 가공해 서울의 농협 거래처에 팔았고 판매대금 약 3천만원을 받아 착복했다는 것.
보은농협 RPC에는 당시의 쌀 반출 기록이 없지만 거래처에는 거래명세표가 발급된 것이 확인됐다는 것, 부정행위 의혹을 뒷받침한다는 내용이다.
이들은 또 2018년 9월 4일에도 RPC에서는 쌀을 반출했으나 거래처에서는 흔적을 확인하지 못했다.
쌀 20㎏ 700포대를 가공하는데 20톤가량을 도정해야 한다. 그런데 이 양은 500톤 규모의 사일로 1동에서 원료곡 20톤을 빼내도 즉시즉시 정확한 재고 산출이 어렵고 또 확인도 어려운 구조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번 보은농협 RPC 쌀 판매대금 착복 의혹이 외부에 알려진 것도 내부 직원이 확인한 것이 아니라 쌀 판매행위에 가담했던 직원이 무심코 말을 흘려 외부에 알려졌다는 것.
보은농협 비상임 감사들이 소문의 진위를 파악하기 위해 특별감사를 하겠다고 조합측에 자료를 요구했으나 "이중감사"라며 자료를 제출하지 않아 결국 감사계획이 무산됐다고 밝혔다.
보은농협 감사들은 "윗선의 작업지시서 없이 무단으로 그것도 휴일에 직원들을 출근시켜서 하루 종일 도정을 했는데 아무도 몰랐고 5톤차로 서울거래처까지 운송하는데 운전자 혼자 가면 심심하니까 직원 하나를 딸려 보냈다고 구체적인 상황이 제보돼 감사의 필요성을 제기했는데 이를 묵살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표면적으로는 이중감사라고 이유를 들었지만 내용적으로 다른 이유때문인지 누가 아느냐"며 의혹을 거두지 않았다.
그러나 보은농협에 따르면 "충북 지방청이 조사를 하고 또 도 농협충북지역본부에서도 감사를 하고 있으니 지켜보고 있는 중"이라면서 "RPC 사고에 대한 소문을 듣고 불법의혹 행위자로 지목된 직원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였고 직원이 당시의 상황을 해명하는 과정에서 행위와 해명이 불일치한 부분이 나았다. 그래서 지난 11월 9일 농협충북지역본부 검사국에 보고, 감사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출근 첫날인 지난 9일 쌀 착복의혹 사건과 맞닥뜨린 구봉회 상임이사는 "농민조합원과 지역사회에 물의를 빚어서 죄송한 마음이다. 원인 규명을 한 후 손실액이 확인되면 구상해 농협에 피해가 없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 상임이사는 또 "이번 일을 일벌백계삼아 앞으로 법과 규정을 엄밀히 지키고,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청렴교육을 실시하고 원스크라이크아웃제를 적용하는 등 조직기강을 바로 잡고 보은농협 신뢰회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조합원들은 직원들의 도덕적 해이로 인한 사고가 계속되고 있는 것에 대한 관리부실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기름사고, 비료사고, 또 주택조합 융자금 대출 비리 등 잊을만하면 사고가 터진다며 이로인한 농협의 신뢰 추락은 누가 책임을 질 것이냐며 관리책임자들이 그 직위에 맞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인지 의문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휴일에 보안장치 풀었는데 정말 몰랐나
조합원들이 이번 사건에 대해 갖는 의혹은 크게 2가지. 하나는 휴일 보안장치를 풀었는데 적발되지 않았다는 것, 두 번째는 원료곡과 판매량, 재고량이 정확하게 파악되는지 여부.
첫 번째 의혹에 대해 조합원들은 RPC 곳곳에 CCTV가 설치돼 있고 또 도정시설을 열기 위해서는 보안장치를 풀어야 할텐데 지휘체계에 있는 고위직에서 그것을 확인하지 못했다는 게 말이 되느냐는 것. 더욱이 작업을 한 날이 휴일이면 그 다음날 시설의 유무를 철저하게 확인해야 하는데 그동안 누구도 이를 확인하지 않았다는 것은 그만큼 보안에 구멍이 있음을 스스로 인정한 것이라며 보안책임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대해 보은농협에서는 시설이나 지점마다 상무급을 배치하고 있고 RPC는 장장 책임하에 독립경영을 보장하고 있다며 본점 지휘체계와 선을 그으며 관계가 없음을 암시했다.
두 번째 의혹인 장부상 재고와 실제 사일로에 저장된 재고량간의 정확성이다.
이번 쌀 착복 의혹 사건에서도 보면 20㎏ 쌀 700포대를 만드는데 원료곡 20톤이 필요한데 사일로는 500톤급. 500톤에서 20톤이 빠져나갔다고 해서 저장양의 변화가 육안으로 가늠하기 어렵다는 것이 관련업 종사자들의 설명이다.
즉 장부상으로는 재고가 정확하게 기재됐어도 실제 사일로에 저장된 원료곡 양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것.
그러나 이에대해 보은농협에서는 RPC 재고조사는 분기마다 하고 있고 그동안 문제가 없었다고 밝혔다. 의혹을 받는 시점인 2018년 9월 이후 재고조사는 그해 9월과 12월 그리고 이듬해 3월과 6월, 9월, 12월, 올해 3월, 6월, 9월까지 총 9차례 재고조사를 했고 이상이 없었다는 것이다.
재고조사는 사일로에서 원료곡을 추출할 때 투입구로 원료곡이 빠져나가면서 한쪽으로 쏠리게 된다며 사일로 내부 원료곡을 평평하게 한 후 규정대로 실측해 재고조사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시(2018년 9월)에는 재고조사 시 이상한 점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것을 재차 강조했다.
조합원들은 "이번 쌀 대금 착복사건은 내부에서 말이 흘러나와 적발된 것인데 그동안 이와 유사한 행위가 있었어도 입벌리지 않았으면 몰랐을 것"이라며 "쌀을 무단으로 팔아먹은 것이 과연 이번 한 번뿐일까 하는 의심이 든다"며 수사를 통해 사건의 진실이 명명백백하게 밝혀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 보은농협 직원들의 도덕적 해이 현상으로 직원들의 비리행위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며 기강을 바로잡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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