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학교 살리기 지자체도 관심, 자녀 보내면 집 제공한다는 곳도 늘기 시작
작은 학교 살리기 지자체도 관심, 자녀 보내면 집 제공한다는 곳도 늘기 시작
  • 송진선 기자
  • 승인 2020.11.19 09:24
  • 호수 56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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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소멸 위험지역 내몰린 보은군도 교육을 바라보는 관점 바꿔야

마로면 세중리와 세중초등학교총동문회, 세중초등학교가 세중초등학교 전입 및 입학생을 위한 주거공간 확보는 일반행정과 교육을 별개로 보는 보은군에 던진 의미가 매우 크다.
보은군은 인구의 지속적인 감소와 고령화로 지방소멸 위험지역으로 내몰리고 있다. 정주인구가 늘지 않으면 소멸이 앞당겨진다는 것은 누구나 예측가능한데 정주인구 늘리는데 산업단지 보다 앞선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은 교육일 것이다.
산업단지가 조성되고 또 기업체가 유치돼도 인력을 확충할 수 없는 지역여건으로 통근버스를 운행해 도시민들이 외지에서 출퇴근이 일반화됐다. 이는 한화보은공장의 사례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이들이 도시지역에서 장거리 출퇴근을 마다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에는 자녀의 교육이 있다. 도시에는 농촌지역보다는 학원이 많기 때문에 맘에 드는 학원 선택지가 훨씬 넓어 연계 학습이 가능하다는 심리가 작용하기 때문일 것이다.
학부모들이 초등학교 때는 교실 밖 활동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중학교, 고등학교 때는 심화학습에 관심을 보이고 있어서 지역과 행정에서 교육에 대한 관심도를 높일 수 있는 정책으로 뒷받침을 하면 자녀교육을 이유로 농촌을 등지는 이유는 크게 줄어들 수 있다.
또 대학입시를 목표로 하고 있는 학생이나 학부모라면 농어촌 특별전형이라는 특별한 지역적 혜택도 있기 때문에 이를 자녀 대입에 활용하는 것이 오히려 이익이기 때문에 농촌이 불리한 것만은 아니다.
소멸 위험지역, 폐교 위기에 몰린 지역마다 도시민을 정주인구로 끌어들이기 위해 많은 지자체에서 공을 들이고 있다. 지역을 재생시키는데 교육을 활용하는 것.
도시민들의 농촌이주에 정주기반 확충은 매우 중요하다. 집을 얻기 힘든 도시민들이 보다 더 선택을 쉽게 하기 위해 주거공간을 제공하는 것이다.
김귀숙 관기초등학교장은 "지인이 관기초등학교로 자녀를 보내기 위해 주변에 집을 알아봤는데 집을 구할 수가 없었다는 얘기를 듣고 동문들과 함께 빈집을 알아봤지만 얻을 수가 없었다"며 "집만 있으면 도시에 있는 아이들이 시골학교로 전학을 올 기회가 훨씬 많아질 것"이라며 작은 학교를 살리기 위해 정주공간 확충의 필요성을 체감했음을 말한 바 있다.
김 교장은 그러면서 "부모는 도시에 있지만 관기리 외가에서 관기초등학교를 다니는 아이가 있는데 그 아이는 관기초등학교가 너무 좋고 그래서 매일매일 행복하다고 말을 한다"며 "농촌학교가 아이들에게 주는 정서적 교감이나 환경 등이 아이에게 학교생활이 즐거워 학교를 오고싶어하는 곳으로 만드는 것 아니겠느냐"며 시골학교 경험의 우수성을 강조했다.

#우리지역 학교에 자녀 보내면 집 제공합니다
폐교위기로 내몰린 학교를 살리기 위해 집을 무상 제공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충북 도내의 경우도 우리마을로 이사오면 집을 제공한다는 혜택을 제시해 도시민들을 유치, 폐교위기의 학교를 살린 곳이 있다.
괴산군 청안면 부흥마을에 있는 백봉초등학교는 2017년 초등학생 17명, 병설 유치원생 2명에 불과했고 2018년에는 아예 입학생이나 졸업생이 전무해 폐교 조치는 불가피한 듯했다.
주민들은 배움의 터일 뿐 아니라 마을의 문화거점 역할을 했던 학교 살리기 위해 2015년 정부의 '창조적 마을 바꾸기 사업' 42억원의 사업비 중 7억5천만원을 들여 지난 2019년 2월 6가구가 입주할 수 있는 연립주택을 완공했다.
이 연립주택은 가구당 전용면적 60㎡ 규모이고 별도의 임대료 없이 관리비 5만원만 내면 초등학생 자녀가 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거주할 수 있다고 한다.
주민들은 반신반의했지만 입주자를 모집한 결과 전국에서 20여 가구가 자녀를 백봉초에 전학시키겠다고 신청했고 이중 6가구가 제비둥지에 입주했고, 전국에서 전학을 오면서 재학생은 지난해 26명, 유치원생 8명으로 늘었다고 한다.
이에 자극받은 괴산군도 9억3천만원을 들여 올해 초 6가구 규모의 두 번째 제비 둥지를 짓고 전국에 입주자를 모집했는데 100여가구가 몰렸다. 지난해에는 선착순으로 입주자를 선정했지만 올해는 백봉초에 다닐 자녀가 많은 가구 위주로 입주자를 뽑았다고 한다. 그 결과 백봉초 학생 수는 초등생 37명, 유치원생 15명으로 크게 늘었다. 학생들은 바이올린, 피아노, 원어민 영어 교육 등 방과후 활동과 스키 캠프, 승마 등 체험활동은 물론 수학여행까지 모두 무료로 즐긴다.
전교생이 10명에 불과했던 경남 함양군 서하초등학교의 학교 살리기 사례도 주목을 받고 있다. 농촌유토피아연구소 주관으로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가진 학생모심설명회에서 학생모심 위원회는 전교생 해외어학연수, 장학금 지원, 학부모 일자리 알선, 주택 제공 등의 공약을 제시해 경쟁률이 10대 1에 이를 만큼 관심을 모았다고 한다.  심사를 통해 서울 등 도시가구 15명을 신입, 전입생으로 최종 선발한 서하초등학교는 전교생이 10명에서 30명으로 늘었다고 한다. 또 출산가구도 있어 오랜만에 서하면에서 아이가 태어나는 등 마을에 새로운 활력이 생기고 있다.
이같은 농촌유토피아 연구소 주최의 학교 살리기 프로젝트는 시골공동체가 살아나는 사례로 주목을 받아 한국토지주택공사는 학부모들을 위한 주택을 지어주고,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이 모델을 확산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화천군 대학까지 무상교육
강원도 화천군의 지역살리기는 교육복지에 방점을 찍고 있다. 인구감소를 막기 위해 부모와 자녀가 계속 화천에 머무를 수 있게 하는 것. 2015년 전국 최초로 교육복지과를 신설해 교육문제를 담당할 전담 조직을 만들고 2017년엔 아이기르기 좋은 화천만들기 TF팀을 만들고, 2017년부터 2026년까지 10년간 국비 525억원, 도비 260억원, 군비 1천624억원 총 2천427억원을 투입하는 중장기계획을 수립했다. 
군민들이 "무슨 돈이 있다고 그렇게 많은 돈을 투입하느냐"는 비판도 있었지만 "다리 하나 덜 놓으면 된다. 어른들은 불편해도 참으면 된다. 청소년시절 배움의 기회를 잃어버리면 복구가 어렵다"는 화천군수의 확고한 신념으로 관련조례를 제정해 지난 3년간 860억원이 투자됐고 올해까지 투자하면 1천억원이 넘는다고 한다.
화천군의 이같은 교육에 대한 투자 의지로 아이들은 상당한 지원을 받는다. 대학까지 무상교육이다. 4년간의 등록금 전액은 물론 매월 50만원씩의 방값도 지원하고 세계 100대 대학 입학생에게는 특별지원금을 주고 문화예술체육특기자에게는 재능개발지원금이 보조된다.
또 글로벌 인재 육성을 위해 모든 학교에 원어민교사를 배치하고 미취학, 초등학생에게 무성 영어교육을 실시하고 청소년 해외배낭연수 기회를 주는데 5명이 팀을 짜고 계획을 수립하면 자기들이 가보고 싶은 나라에도 갈 수 있게 지원한다.
또 맞벌이 부부의 돌봄 걱정도 내려놓을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는 중이다.  도교육청이 무상제공한 부지에 행정자치부 공모사업으로 예산을 확보, 현재 학교 옆에 보육 및 교육센터 기능을 갖춘 복합 커뮤니티센터를 조성 중이다. 학교와 관련시설이 분산돼 있으면 중간에 아이를 이동시키기 어려운 맞벌이 부부는 곤란하기 때문에 학교 바로 옆에 시설을 갖추는 것. 화천군은 아친 9시에 등교하면 복합커뮤니티센터에서 저녁때까지 케어한다는 방향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화천군은 이같은 교육정책이 농촌문제를 전부 해결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주거복지와 일자리 확대, 보건의료 및 문화인프라 확충 등을 과제로 꼽고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특히 젊은 층의 경우 인근 도시에서 출퇴근이 많아 정주여건 개선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군비 80억원을 출연 총 100억원의 군민장학회를 운영하고 있고, 외지인들을 끌어들인다고 울울창창한 산림을 훼손해 집라인을 설치하고 임도를 내고 휴양시설을 만들고 외지 스포츠선수들을 위해 천억원대의 예산을 쏟아붓는 보은군, 동네 주민들을 위해 생활단위의 기본 인프라 구축, 거주민들의 미래를 위한 투자는 무엇을 할 것인지고민이 요구된다.
한편 보은군이 공개한 인구자료를 보면 10월말 현재 외국인을 제외하면 총인구는 3만2천476명이다. 9월말의 3만2천522명보다 46명이 줄었다. 그리고 10월말 출생아(0세)는 108명으로 9월말 102명보다 6명 늘었다. 내년도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7세는 166명이다.  이렇게 보은군의 인구는 쉼없이 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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