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지수와 얀테의 법칙
행복지수와 얀테의 법칙
  • 보은사람들
  • 승인 2020.11.19 09:15
  • 호수 5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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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리스트 이 만 동
조자용민문화연구회 대표, 도화리

2020년 한국 세계행복지수 7계단 하락한 61위! 2016년부터 5년간 50위권을 기록했지만 올해 60위권으로 밀려난 것이다.
반면에 세계행복지수 부동의 1위는 핀란드, 2위는 덴마크이다. 10위까지를 살펴보면 3위 스위스, 4위 아이슬란드, 5위 노르웨이, 6위 네델란드, 7위 스웨덴, 8위 뉴질랜드, 9위 오스트리아, 10위 룩셈부르크 등 북유럽 국가가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그렇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 북유럽 국가들의 행복지수가 높은 이유는 기본적으로 북유럽 국가들의 이상적인 복지제도와 선진 교육시스템 때문이겠지만 국민의식의 밑바탕에 '얀테의 법칙(Jante Law)'이라는 것이 깔려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얀테의 법칙'은 덴마크계 노르웨이 작가 '악셀 산데모세'가 쓴 풍자소설 '도망자'에 나오는 보통사람의 바람직한 10개 행동 규칙인데, 그 10개 조항은 다음과 같다. 
 첫째, 스스로 특별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말 것. 
 둘째, 내가 다른 사람들 보다 좋은 사람이라고 착각하지 말 것. 
 셋째, 내가 다른 사람들보다 더 똑똑하다고 생각하지 말 것. 
 넷째, 내가 다른 사람보다 우월하다고 자만하지 말 것. 
 다섯째, 내가 다른 사람보다 더 많이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 말 것. 
 여섯째, 내가 다른 사람들보다 더 중요한 위치에 있다고 생각하지 말 것. 
 일곱째, 내가 무엇을 하든지 다 잘 할 것이라고 장담하지 말 것. 
 여덟째, 다른 사람을 비웃지 말 것. 
 아홉째, 다른 사람이 나에게 신경 쓰고 있다고 생각하지 말 것. 
 열번째, 다른 사람을 가르치려 들지 말 것.
이 10개 지침 속에 내재해 있는 기본적인 개념은 모두 나 자신을 남들보다 우월한 특별한 사람으로 생각하지 말라는 것이다. 내가 특별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남과 나를 이미 비교하는 것이고, 내가 남들 보다 우월한 위치에 있지 않거나, 부족한 것이 있으면 불행하다고 느낄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얀테의 법칙'의 요지는 나 자신을 낮추라는 것이다. 어떤 누구도 더 특별할 것이 없고, 모두가 마땅히 존중 받아야 한다는 말이다. 그럼으로써 타인에 대한 신뢰와 개개인을 존중하는 문화의 토대가 형성되고 개개인의 행복지수도 높아지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행복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국가의 경제력과 사회적 제도가 뒷받침되어져야 하고, 개인들의 물질적인 욕구가 어느 정도 채워져야 하는 것은 기본조건이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모든 사람들이 행복을 느끼지는 않는 것 같다. 북유럽 사람들의 행복지수가 높은 것은 단지 그들이 부유해서만은 아닌 듯하다. 나를 낮춤으로써 상대방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자세와 서로를 신뢰하는 공동체적 문화가 형성됨으로써 개개인들의 행복지수가 높아지는 것이다.
최근 미국 CNN 방송은 코로나19가 세계 각국으로 확산되는 상황에서 지역사회 공동체 간에 서로를 도우려는 구성원의 높은 의지가 행복지수 향상에 도움을 줬다고 분석했다. 유럽이나 미국같은 선진국들에서 하루에 수만 명씩 코로나 환자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적은 숫자의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이것은 방역 당국을 믿고 따르는 우리 국민들의 높은 문화 수준과 의료진들의 희생적인 노력의 결과이다.   
코로나 사태 이후 '코로나 블루'라는 신조어가 탄생했다. 여행도 못하고 친구나 가족들과의 만남도 억제해야 하는 상황이 사람들의 마음을 화나게 하고 우울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서로를 신뢰하고 배려하는 마음과 옛 우리 선인들의 '안분지족', 즉 '편안한 마음으로 제 분수를 지키며 만족하라'는 말씀을 되새겨 볼 일이다. 그러면 한국의 행복지수도 올라가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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