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보은농협 직원 쌀 빼돌리고 대금 착복 의혹…충북지방청 수사
[속보] 보은농협 직원 쌀 빼돌리고 대금 착복 의혹…충북지방청 수사
  • 송진선
  • 승인 2020.11.12 16:25
  • 호수 56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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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들에게 RPC적자라 수매가 못 올린다더니 이유 있었다

보은농협 직원들이 쌀을 빼돌려 착복한 정황이 포착됐다. 현재 충북지방청이 보은농협 RPC에 대한 전면수사에 나섰고 보은농협도 지난 11월 11일 오후 5시 긴급 이사회를 소집해 이같은 사실을 보고하고 범행을 저지른 RPC직원을 경찰에 고발하겠다고 보고했다.

농협충북본부에서도 12일 긴급 감사를 벌이고 있다.

■사건 전말

지난 2018년 9월 8일 RPC가 휴무인 일요일인데도 보은농협 직원 3명이 출근해 몰래 20㎏ 쌀 700포대를 가공해 서울 모처에 팔아 약 3천만원을 받아 착복한 것.

쌀 20㎏ 700포대를 만들기 위해서는 20톤 정도 가공해야 하는데 500톤 규모의 사일로 1동 에서 원료곡 20톤을 빼내도 정확한 재고 산출이 어렵다. 또 확인도 어려운 구조다.

사건이 일어난 2018년 9월8일 RPC에서는 반출 흔적을 찾지 못했으나 거래처에서는 거래명세표가 발급된 것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9월 8일 이전인 2018년 9월 4일에도 RPC에서는 쌀을 반출했으나 거래처에서는 흔적을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 범행에 가담한 직원은 K모씨와 또다른 K모씨 등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연초 RPC감사계획 조합측이 무산시켜

이같은 사실은 범행(몰래 쌀을 팔아먹은 행위)에 가담했던 직원이 무심코 말을 흘렸고 이것이 외부에 알려졌다. 처음 이같은 사실을 들은 조합원은 농협을 음해하는 것 같아서 입조심을 시켰지만 소문이 사라지지 않고 더 확산되고 구체적으로 들려 올해 3월 보은농협 비상임감사가 RPC와 장례식장에 대한 특별감사를 하겠다고 조합측에 자료를 요구했다.

그러나 조합측은 “이중감사"라고 반발하며 감사에 응하지 않아 결국 감사계획을 무산시켰다.

지난 9일에도 대의원들의 감사 요청을 받은 비상임 감사가 보은농협 RPC 특별감사를 하겠다고 자료를 요청했으나 상임이사가 자체 조사를 하겠다고 말미를 요구해 다시 중단됐다.

이같은 소문이 충북지방청까지 닿아 12일 수사진이 급파 수사를 벌이고 있다.

수사소식을 잡한 조합원들은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것이나 다름없다", "허탈하다"는 반응이다. "벼는 농협의 재산이고 농협은 농민조합원이 주인인데 결국 직원들이 농민들의 피를 빨아먹은 것이나 다름없다"며 대노하고 있다.

"그동안 벼를 절도한 소문이 사실로 들어나 감사나 대의원들 귀에도 들어갔는데 농협 어느 선까지 알고 있었고 절도금액을 누가 사용했는지 낱낱이 파헤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조합원들은 "RPC 곳곳에 CCTV가 설치돼 있다. 윗선의 작업지시서 없이 무단으로 그것도 일요일을 택해서 직원들을 출근시켜서 하루 종일 도정을 하고 5톤차로 서울거래처까지 운송하는데 운전자 혼자 가면 심심하니까 직원 하나를 딸려 보냈다고 한다. 그리고 보은농협 주거래 계좌로 입금한 것이 아니라 현금으로 받았다고 하는데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조합원들은 또 "쌀을 무단으로 팔아먹은 것이 이번 한 번뿐일까 의심스럽다"며 "이번에도 내부에서 말을 흘리면서 적발됐으니까 알려진 것이지 내부적으로 쉬쉬하면서 조합원도 모르게 넘어갔을 수도 있을 것 아니냐, 없다고 누가 장담하겠느냐"며 "이번 수사를 통해 과거에도 쌀을 판 대금을 계좌 입금이 아닌 현금으로 받았다는 소문도 있었다"며 과거 현금수금 사건까지 명명백백하게 밝혀 조합원의 재산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RPC 장부상 재고가 아닌 실제량 파악이 우선

조합원들은 농협이 조합원들로부터 사들인 수매량과 판매한 양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요구하고 있다. 이는 장부상 재고량이 아닌 쥐 등에 의한 손실 분 등을 감안한 실측에 의한 재고량을 조사해야 한다는 것.

이번 쌀 착복 의혹 사건에서도 보면 20㎏ 쌀 700포대를 만드는데 원료곡 20톤이 필요한데 사일로는 500톤급. 500톤에서 20톤이 빠져나갔다고 해서 저장양이 확연하게 줄어 보이지 않기 때문에 육안으로 재고를 가늠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즉 장부상으로는 재고가 정확하게 기재돼 있을 수 있지만 실제 사일로에 저장된 원료곡 규모는 이보다 훨씬 적을 수 있는 것도 배제할 수 없는 것.

보은농협 RPC 쌀 착복 사건은 농협간 RPC통합 의혹으로 번지고 있는 양상이다.

남보은농협 RPC와 통합을 하면 수매량 대 판매량, 재고량 등 보은농협 RPC에 대한 모든 자료는 법인으로 넘어가기 때문에 보은농협이 안고 있던 문제가 해소되는 등 자유로울 수 있을 것이라는 것. 그래서 서두른 것이다라는 의혹제기도 퍼지고 있다.

조합원들은 그러면서 "매년 추곡수매가 협상 때마다 보은농협은 RPC노후화로 만성적자를 내고 있어 수매가 인상이 불가하다는 입장이었는데 이유가 다른데 있었던 것 같다"며 "적자는 결국 내부적인 관리 문제에 있었다"며 철저한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보은농협은 대구 재개발주택조합에 거액을 대출하는 과정에서 직원 1명이 대가를 받은 혐의로 대구 지검에 의해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는데 이번에는 직원이 쌀 빼돌리고 대금을 무단 착복한 혐의로 수사를 받는 등 신뢰가 크게 추락하고 있는 형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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