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S 모범청소년 문화탐방 현장을 찾아
BBS 모범청소년 문화탐방 현장을 찾아
  • 박상범 기자
  • 승인 2011.07.14 10:45
  • 호수 10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방학 앞두고, 문화체험학습 다녀왔어요

B.B.S(Big Brother and Sister movement)란 말 그대로 형이 되고 누나가 되어 청소년들이 올바른 생활을 하고 꿈과 희망을 키워나가는데 도움을 주는 단체이다. 보은에서는 지난 1985년 12월 초대 이지훈 회장을 비롯해 지도위원 41명으로 B.B.S 보은군지회가 창립됐다. 보은군지회는 매년 지도위원과 청소년간 1대1 자매결연을 맺고 그들을 이끌어주고 있으며, 꿈과 희망을 키워주기 위해 매년 선진지견학, 극기훈련, 문화산업체험을 실시하고 있다. 지난 9일 청소년들의 꿈과 희망이 커가는 모범청소년 문화체험현장을 따라 나섰다.

 

▲ BBS보은군지회가 군내 초중고 학생을 대상으로 모범청소년을 선정해 매년 문화산업체험을 시행하고 있다. 올해는 100여 명의 학생들이 제천시 청풍문화재단지로 체험학습을 다녀왔다.

 

#날씨가 받쳐주네
체험일로 잡힌 날인 장마기간이라 비를 걱정했다. 바로 전날까지도, 아니 출발시간 1시간 전까지만 해도 억수 같은 장맛비가 쏟아졌다.

행사 취소를 고민해야할 만큼 많은 비가 내렸으나, 출발시간 30분을 남기고 신기하게도 비가 그쳤다. 아마도 미래를 짊어질 내일의 태양들이 비구름을 몰아냈는가 보다.

오전 8시 30분, 모범청소년 100여명은 3대의 버스에 나눠 타고 BBS 지도위원들과 학부모들의 환송을 받으면서 목적지인 제천시 청풍면을 향해 출발했다.

가는 길에 지나치는 괴산군, 충주시, 제천시 지역은 보은보다 비가 많이 왔는지, 보이는 하천마다 물이 가득 차 흐르고 일부에서는 토사유출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차창 밖으로는 짙어가는 여름과 함께 온 세상이 더욱 푸르른 모습이다. 아니 오히려 푸르다 못해 오히려 검은색처럼 보이기까지 하다. 내심 '뜨거운 햇살아래 고생하는 것보다, 구름이 햇살을 가려주고 기온이 선선해 학생들이 체험학습하기에는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생각이 옆에 앉아 있던 서정인 사무국장에게 전해졌는지, 서 국장이 자화자찬을 한다.
“아~, 오늘 날씨가 받쳐주네! 내가 날짜는 제대로 잡았어!"

 

#버스안은 하루종일 시장통
1호차는 삼산동광종고초등학교 학생 30여명이 탑승을 했다. 2호차에는 보은여중, 3호차에는 자영L
보은고등학교와 보덕,속리산중학교 학생들이 각각 나눠 탔다.

2호차와 3호차는 비교적 조용한 분위기였지만, 1호차는 시장통을 연상할 만큼 하루종일 시끄러웠다. 모두 같은 반 친구들이라는 삼산초 4학년 10여명은 잠시도 쉬지 않고 떠들고, 장난치고, 싸우기까지 하면서 지도위원들의 정신을 쏙 빼놓았다. 중간과 앞쪽에 앉은 동광,종곡초 학생들은 '머털도사’, '태권V’ 등 버스에서 나오는 만화영화에 푹 빠져 있거나, 가져온 게임기로 게임을 하느라 정신없었다.

어른들의 눈치를 보지 않고 자유분방한 어린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들의 어린시절은 어떠했는지 생각해보게 됐다. 어린이들은 억눌려서 할말도 못하고 자라는 것보다 자유분방하게 자신의 의사를 똑똑히 밝히면서 자라야 한다.

“선생님, 애가 때려요! 아저씨 다른 만화 없어요, 재미없어요! 야, 빨리하고 게임기 좀 줘봐!" 버스로 이동하는 2시간동안 잠시 눈을 붙일 틈을 주지 않고 시끄럽다.
“녀석들, 지치지도 않나!"

 

▲ 삼산초 4학년 남학생들이 유람선을 타고 청풍대교 밑을 지나면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문화재 숨결을 느끼다
2시간을 달려 버스는 제천시 청풍면 청풍문화재단지에 도착했다.
문화해설사 두 분이 청소년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초등학생과 중고생으로 조를 나누어 문화해설사 선생님의 뒤를 따랐다. 해설사의 친절하고 자세한 설명을 들으면서 청소년들은 우리 문화의 깊이를 몸으로 느꼈다.

가깝게는 100여년 남짓한 기와집 마루에 앉아 전통한옥의 멋스러움과 냉난방 구조에 대한 설명을 들었으며, 2천년이 넘은 고인돌위에 손을 얹었다가 이 돌 아래에서 사람의 뼈가 나왔다는 해설을 듣고서는 기겁을 하기도 했다. 또한 보물 제528호로 지정된 약 700년이 된 한벽루에는 모든 학생들이 올라가 청풍호의 정경을 바라보는 시간을 가졌다. 조선 숙종때 청풍부 동헌으로 사용되었던 금병헌 관람도중에는 몇몇 학생들이 마치 청풍부사가 된 것처럼  대청마루에 올라가 보기도 했다.
이들 청소년들 중 30~40년 뒤에 보은군수가 나오고 충북도지사가 나오기를 기대해본다.
“오늘 체험학습이 자신들의 꿈을 결정하고 키우는데 도움이 되리라"

 

▲ 보은여중 학생들과 이경영 선생님이 문화재단지 내 도화리 고가에 앉아 해설을 듣고 있다.

 

#상전벽해(桑田碧海) 위에 서다
청풍문화재단지 인근에서 산채비빔밥으로 점심식사를 한 청소년들은 오후 일정으로 유람선을 타기로 했다.
청풍나루로 이동한 청소년들은 청풍나루부터 장회나루를 왕복하는 3층 유람선에 몸을 실었다. 서서히 청풍호 물살을 가르며 단양 쪽으로 향하는 유람선 좌우에는 이번 폭우로 떠내려 온 쓰레기들이 여기저기 보여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충주댐 건설로 지금은 물에 잠겼지만, 과거 이곳 청풍지역은 청풍 김씨들의 세거지로, 뽕나무 밭이 많았다고 한다. '뽕나무 밭이 바다로 변하다’는 뜻의 고사성어 상전벽해(桑田碧海)의 현장을 지금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뽕나무의 전설을 간직한 마을은 모두 물속에 잠기고, 그 위를 관광객을 태우고 지나가는 유람선. 그야말로 상전벽해를 느낄 수 이었다.

유람선에서 안내방송으로 '상전벽해’라는 말이 나오자, 학생들이 한마디씩 한다.
“야, 상전벽해가 뭐야?" “못 들었어, 뽕나무 바다라잖아!" 웃음이 절로 나온다.

유람선이 옥순교 밑을 지나 단양군으로 진입하자, 구담봉과 옥순봉 등 절경이 보이기 시작한다. 나이가 있는 중고생들은 배경삼아 연신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어댄다. 반면 초등학생들은 절경이고 뭐고 관심이 없다. 3층 유람선 곳곳을 뛰어다니며 술래잡기에 여념이 없다.

보은여중 학생 몇 명은 유람선에 동승한 흑인 일가족과 어느새 친해졌는지, 사진 좀 찍어달라고 늘어진다.
“옛다, 너희들이 알아서 찍어, 아까 가르쳐 준대로 찍으면 돼!"

 

▲ 삼산초등학교 4학년 여학생들이 금수산을 뒤로하고 귀엽게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백문이 불여일견
옛말에 백번 듣는 것보다 한번 보는 것이 낫다고 했다.
책을 통해 얻는 지식은 책을 쓰는 사람에 의해 이미 한 차례 걸러진 지식이다. 하지만 스스로 체험하면서 몸을 체득하는 지식은 그야말로 산지식이 된다. 어린 시절 많은 체험학습을 하는 것은 책을 통해 얻는 지식보다 백배는 낫다.

로켓체험과 자동차 분해실험 등이 어린 초등학생을 과학자로 이끌 수 있고, '우주비행사 캠프’에 참여하면서 우주인의 꿈을 키울 수 있으며, 법원이 운영하는 '모의법정’에 참여해보면서 법률가의 꿈도 꿀 수 있다. 궁궐캠프에 참여해 우리의 문화와 역사의 소중함을 배워주고, 국내 최남단부터 휴전선까지 걷는 국토종단 체험을 통해 조국의 소중함을 일깨워 줄 수도 있다.

이렇게 청소년 시절 체험학습이 중요하다. 문화적으로 지리적으로 소외되어 있는 보은지역의 청소년들에게 체험학습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 B.B.S. 보은군지회의 역할이 결코 작지 않다.

이날 인솔자로 참석한 보은여중 이경영 교사는 “여러 지역에서 교직생활을 해보았지만, 보은처럼 청소년들을 위한 BBS활동이 활발한 곳은 보지 못했다. BBS의 장학금 지급과 문화체험 등의 활동이 청소년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고 칭찬했다.

▲ 보은여중 학생들과 이경영 선생님이 문화재단지 내 도화리 고가에 앉아 해설을 듣고 있다.

 

올해 1월 제26대 회장으로 취임한 조명진 회장은 그동안 있었던 각종 행사에 빠짐없이 동행하는 열의를 보여주고 있다. 이날도 함께 동행했는데, 조 회장은 “청소년들을 위해서인지 다행히 비가 그쳐주어서 고마웠고, 좋은 곳에서 체험활동을 하고 또 유람선을 타면서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면서 부듯한 마음이었다"며 “BBS 회원 73명의 작은 힘을 모아 앞으로도 청소년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는데 더욱 노력하겠다"고 동행소감을 밝혔다.

더불어 조 회장은 군에 대한 쓴소리도 잊지 않았다. “매번 행사 때마다 정상혁 군수께서 배웅을 나오시는 등 예전에 비해 민선5기는 청소년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여주고 있다"면서도 “6년전 배정된 행사보조금으로는 현 실정과 물가에 맞추기가 어렵고, 행사 후 지나친 정산서류 도 간소화해야할 문제이다"고 지적했다.           

돌아오는 버스안도 시끄럽기는 여전한데, 몇몇 녀석들은 피곤한 지 곤하게 잠이 들었다. 비 개인 하늘에서 간간히 비치는 햇살처럼 이 녀석들의 앞날이 따스하고 밝기를 기원해본다.

▲ 보은여중 학생들이 함께 유람선을 탄 외국인 여성을 포섭(?)해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