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전래놀이회, 우리놀이 보급 앞장
보은전래놀이회, 우리놀이 보급 앞장
  • 송진선 기자
  • 승인 2020.10.29 10:14
  • 호수 56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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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보다 재미있고 조상의 슬기와 지혜까지 배울 수 있어 '최고'
지난 10월 5일 보은읍 농촌중심지활성화사업 지역역량강화사업으로 역사교육분과 전래놀이 5차 심화과정을 거친 보은전래놀이회.
▲지난 10월 5일 보은읍 농촌중심지활성화사업 지역역량강화사업으로 역사교육분과 전래놀이 5차 심화과정을 거친 보은전래놀이회.

아침에 눈을 뜨면서 저녁 잠자리에 들 때까지 껌딱지처럼 붙어 있는 스마트폰일 것이다. 청소년들은 컴퓨터 게임이 제일 재미있다고 꼽을 정도다. 얼마나 재미있으면 친구 집에 놀러 가서도 친구와 말 한 마디 하지 않고 바로 게임을 할 정도로 게임과 각별(?)하다.
아마도 이는 놀 줄 모르기 때문이 아닐까? 우리의 전래놀이가 이어져 놀이가 생활화 됐다면 청소년들이 지금처럼 컴퓨터 게임에 빠졌을까?
어린이집, 유치원, 학교에서 전래놀이가 하나의 교과목처럼 실시되고 있는 것이 그나마 다행이다. 잠깐 쉬는 시간만 돼도 운동장으로 뛰어나가 고무줄놀이를 하고 공기놀이를 했던 과거처럼 일상화 되지는 않았지만 전래놀이를 하는 정겨운 풍경이 곧잘 보인다.
보은에도 전래놀이를 배우고 아이들에게 보급하고 아이들과 함께 놀이를 하면서 즐거움을 만끽하는 단체가 있다. 보은전래놀이회(회장 여복례)다.
지난 2016년과 2017년 보은도서관이 전래놀이 자격증반 강좌를 열어 20여명의 지도사를 배출해 이들 중 젊은 여성들이 모여 '다함께 놀자' 동아리를 만든 것을 시작으로 보은읍 중심지활성화 사업에서도 전래놀이 지도사를 길러냈다. 지난 2019년 3월 옥천아자학교 고갑준 대표를 초빙해 전래놀이 수업을 가진 후 7월과 8월 지역주민 역량강화사업으로 총 12차시 36시간의 '전통놀이 1급 지도사 양성과정' 교육을 실시했다. 이 과정으로 통해 1급 자격증 놀이 지도사 수강생 20명 중 17명이 자격증 땄고 동호회까지 결성됐다.
이후 심화반이 개설돼 18명이 참여하는 등 전문적인 교육과정을 이수한 활동가들이 대략 20~25명에 달한다.
이중 경험치가 높은 지도사들이 중심이 돼 속리초등학교에서 시작한 전래놀이 방과후 수업은 회인초, 탄부초로 이어지고 이후 산외초, 삼산초, 동광초 등 전체 초등학교로 확대됐다. 또 유치원과 어린이집, 다문화 수업인 회인아시나래학교 등에서 놀이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전래놀이 지도사는 모두 암마들인데 학교에서도 어린 자녀를 둔 엄마들이기 때문에 놀이수업을 믿고 맡긴다. 술래잡기, 줄넘기, 고누놀이, 고무줄놀이, 제기차기, 공기놀이, 비석치기, 땅따먹기, 망줍기, 쌍육놀이 등 전래놀이 수업은 짧을 때는 40분, 길게는 2시간 정도이지만 엄마강사들은 아이들이 더 재미있게 놀아주다보면 시간가는 줄도 모르고 아이들에게 빠진다고 한다.
엄마강사들을 선생님이라고 부르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서슴없이 아줌마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어느 교과시간에 지도하는 선생님을 아줌마라고 부를까를 생각하면 전래놀이 지도강사들이 얼마나 아이들과 눈높이를 맞추고 있는지, 아이들은 또 얼마나 놀이 선생님의 지도에 익숙해져 있는지를 알 수 있다.
손주희 지도사는 4학년 때 비석치기 놀이 수업에 참여했던 아이가 5학년이 돼서도 비석을 갖고 있는 것을 보았다며 1년간 비석을 갖고 놀았다는 반증이 아니겠느냐며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회의가 있을 때마다 아이를 데리고 참석했던 한 강사는 엄마강사들이 모여 전래놀이 연마하는 것을 어깨너머로 본 아이가 가르쳐주지도 않았는데도 집에 있는 교구를 갖고 동생과 같이 노는 것을 보고 대견했다며 전래놀이가 재미있기 때문에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전래놀이가 주는 순기능이 많다고도 말했다. 굴렁쇠 굴리기만 보더라도 처음 잘 안되면 짜증부리고 막대기를 던지기도 할 텐데 엄마강사들은 할 수 있다고 지지해주고 독려하며 아이를 기다려 주니까 아이도 인내심을 배우고 굴렁쇠를 굴릴 수 있을 때는 자신감을 갖는 등 놀이를 통해 아이가 성장하는 효과가 크다고 덧붙였다.
전래놀이는 세대공감을 할 수 있는 놀이다. 이미 성인들은 전래놀이에 대한 경험이 풍부하고 그 놀이를 하며 자랐기 때문에 쉽게 적응하며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아이들을 지도할 수 있는 상황도 되는 것이다.
특히 나이가 많은 노인들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효과를 볼 수 있다. 외부활동이 줄면서 경로당에서 화투나 텔레비전을 시청하며 무료한 일상을 보내는 어른들은 몸을 쓰고 머리를 쓰는 전래놀이로 건강도 좋아지고 치매도 예방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그래서 전래놀이회의 일부 회원은 복지관에도 출강해 어르신들과 전통놀이를 즐긴다. 옛날에 경험했던 전래놀이이 이기 때문에 어르신들은 금방 적응하며 재미있게 논다는 것.
여복례 회장은 아직 노인들을 위한 프로그램은 운영하지 않고 있지만 앞으로 노인사업하는 단체 등에 제안, 경로당 등에서 노인들과 함께 하는 전래놀이가 활성화될 수 있는 방안도 강구중이라고 말했다
여복례 회장은 또 "아이들만 해도 컴퓨터게임을 할 때는 승부욕을 키워 상대를 죽여야만 내가 산다는 경쟁심을 갖게 되지만 조상의 지혜가 담긴 전래놀이는 놀이이기 때문에 승부욕이 아닌 사회성과 협동심, 배려심, 공동체 의식을 갖고또 놀이를 통해 성취감과 기르고 리더십도 키우고 자존감을 세워주는 등 긍정적인 면이 매우 크다"고 덧붙였다.
한편 보은전래놀이회는 초대 심광홍 명예회장 후임으로 여복례씨가 회장을 맡고 있다. 홍은경 부회장, 박진희 교육부장, 이길자 이사, 류희선 사무장, 허은혜 총무로 모임을 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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