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 마을자치활성화] 자치분권의 핵심 풀뿌리 민주주의, 서천군 마산면도 기지개를 켰다
[기획 : 마을자치활성화] 자치분권의 핵심 풀뿌리 민주주의, 서천군 마산면도 기지개를 켰다
  • 송진선 기자
  • 승인 2020.09.17 11:00
  • 호수 5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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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순서
▶①주민이 주도하는 자치해볼까- 충남 서천 마산면 사례
②~③일상의 민주주의 실현-자치 모범 옥천군 안남면의 사례
④주민참여예산 첫 시행한 광주시 광산구의 사례
⑤경북 의성군 안계면 공모 민간인 면장
⑥보은군 풀뿌리 주민자치, 어디까지 왔나

지방자치제가 부활한지 햇수로 30년이다. 그동안 정부가 임명했던 낙하산 도지사와 군수를 주민들이 직접 선출하고, 주민의 대신해 군정을 견제, 감시하는 의원도 선출했다. 하지만 선출하는 방법만 바뀌었을 뿐 도지사와 군수는 여전히 막강한 권력을 부리고 있다. 특히 인구가 적고 고령인구가 많은 보은군과 같은 소지역은 지방자치제라는 허울좋은 제도만 있을 뿐 여전히 관치나 다름없는 행정이 횡행하고 있고 주민과의 협치사례를 찾아보기 힘들다.
더욱이 과거 면자치제가 시군자치제로 부활되면서 모든 것이 군청 소재지인 읍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면 소재지 구심은 급속하게 약화됐다. 행정적으로 자체 기획기능이 지극히 제한되고 군의 정책을 단순 이행하는 기관으로 전락, 군의 들러리에 불과하다.
과거 읍면마다 개설됐던 오일장이 관기와 원남, 회인을 빼놓고 없어졌다. 이것마저도 장터에 전을 펴는 장꾼이 10명도 안될 정도다. 명맥유지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초등학교도 면마다 5, 6개씩 있었으나 한 개 초등학교 유지도 힘든 상황이다. 면 지역의 위축은 시간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이같은 폐해를 해결하기 위해 지방자치를 군단위 자치에서 지역 속으로 더 들어가 면자치, 마을자치로 시행해 마을 주민들이 스스로 지역에 필요한 정책을 결정하고 주민들의 행복한 미래를 설계하는 지역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들이 아니어서 전문성을 떨어지겠지만 그 지역의 문제를 가장 잘 아는 주체는 바로 주민들이고 이를 해결한 사람들도 주민들이기 때문에 느리지만 고민하고 논의하는 시간을 가져 마을의 미래를 만들어 가는 구조로 운영하고 있다. 지방자치제 시행의 이유는 주민의 복리 증진과 주민 스스로가 결정하고 책임질 수 있는 건전한 풀뿌리 민주주의를 강화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보은군은 지방자치제 시행 햇수로 30년, 민선 7기를 이어오면서 갈수록 더욱더 군으로 귀속시키고 면은 부속단위에 불과하다. 면이 스스로 미래를 열어가는데 지극히 제한적이다. 90년대 이전 관치행정, 구태의연한 행정의 틀을 보은군은 여전히 벗지 못하고 있다.
읍면이 스스로 지역의 필요한 정책을 발굴하고 행정과 의회가 이를 지원하는 선진지역의 자치현황을 보도, 우리지역이 안고 있는 문제는 무엇이며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과제를 던진다.
<편집자 주>

이번 기획의 첫 번째 사례지인 충남 서천군 마산면은 인구 1천518명으로 총 인구 5만2천223명의 2.9%에 불과하다. 서천군 13개 읍면 중 가장 적다. 가장 적은 면단위이지만 마산면은 기존의 주민자치위원회를 충청남도가 추진한 충남형 주민자치회 사업에 응모해 선정되면서 지난 2018년 11월 주민자치회로 전환했다.
기존의 주민자치위원회의 기능은 자치센터에서 운영할 프로그램을 선정하는 등 기능이 매우 제한적이다. 요가를 할 것인지, 댄스를 할 것인지, 서예를 할 것인지, 색소폰을 할 것인지 등등의 프로그램을 확정하는데 그치고 있다. 하지만 주민자치회는 기존 주민자치위원회 기능은 물론 주민의 의견과 요구를 모아 면의 자치계획을 수립하는 등 자치활동 영역이 크게 확대하고 있다.

주민자치회 사무국이 있는 지역 사랑방 문화활력소..
장류체험장을 물버들마을도서관으로 리모델링해 주민들에게 문화거점으로 자리매김했다.

마산면 주민자치회는 출범한지 1년 10개월 정도에 불과하지만 다양한 활동으로 주민들에게 자치활동에 대한 참여의욕을 높이고 있다. 주민 누구나 자발적으로 참여해 지역공동체 문제를 스스로 결정하도록 하고 주민의 복리증진과 지역공동체 형성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어떤 활동을 해야하는지 주민들이 머리를 모았다. 그 결과 △마을교육분과 △물버들호수공원분과 △복지분과 △청년농업미래분과 △체육문화분과로 세분화해서 주민들이 관심이 있거나 전문성을 갖고 있는 분과에 소속돼 활동하도록 했고 다양한 내용이 나오면서 자치회의 활동에도 탄력이 붙고 있다.

학부모와 주민들이 마을교육공동체협동조합을 만들어 초등학교의 방과후 수업에 마을교사로 참여하고 있다.
학부모와 주민들이 마을교육공동체협동조합을 만들어 초등학교의 방과후 수업에 마을교사로 참여하고 있다.

#노인·아이 함께 하는 돌봄시스템 구축
지역의 문제를 진단할 줄 알아야 지역의 미래를 설계할 수 있다. 주민이 모여 지역에 대해 고민하고 토론하니 문제가 무엇인지 보였고 해결방안도 찾고 어떻게 하면 주민들이 행복하게 생활할 수 있는지도 눈에 들어왔다.
시골마을의 공통된 문제이기도 한 아이와 노인의 돌봄은 마산면도 당면한 과제로 정하고 이 문제 해결방안을 모색했다. 마산면내 학교는 단 하나 남은 게 36명이 재학하는 마산초등학교이다. 또 학교밖에는 놀 공간이나 시설이 없고 학부모들은 대부분 농업 종사로 방과후 아이들을 양육할 수 없는 형편이어서 아이들이 쉽게 스마트폰 게임에 노출될 수 있는 환경이다.
건강하게 놀 수 있는 시설 및 문화 조성은 학부모와 지역사회의 공동 고민이었다. 자치활동이 활발해지면서 하나하나 문제해결에 나섰다. 농어촌문화재단 공모사업으로 운영비를 지원받아 물버들 어린이축구교실을 만들었다. 아이들은 축구교실이 운영되는 주말을 기다릴 정도로 생활에 활력을 찾았다. 주민은 축구하는 아이들의 위해 사용하라고 봉고차를 무료 지원할 정도로 공동체의 힘을 보여줬다.
지난해에는 학부모와 주민들이 마을교육공동체협동조합을 만들어 초등학교의 방과후 수업에 마을교사로 참여해 다양한 활동을 지원해 아이들의 성장을 돕고 있다.
또 농촌마을종합개발사업으로 지었지만 1년에 딱 한번 사용하는 장류체험장 활용방안은 물버들 마을도서관으로 리모델링돼 주민들에게 문화거점으로 자리매김 했다.
단순한 독서활동에 그치지 않고 청소년들에게 아지트가 되고 있고 클래식 공연과 국내 유명 서예가의 퍼포먼스를 여는 등 문화소외지역 주민들에게 다양한 문화 향유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또 충남형주민자치제안 공모사업에 제안한 어린이 놀이터 및 쉼터조성 사업은 1위에 선정돼 내년 착공하게 된다.
돌봄이 필요한 대상은 아이뿐만 아니라 독거노인 고령노인 등 노인돌봄도 주민자치회의 숙제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에따라 주민자치회는 내년 8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아이와 어른이 함께 케어를 받는 다함께 돌봄센터를 구축할 예정이다. 마산면 주민자치회에서는 장기적으로는 주간보호센터를 자체 운영한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김규희 사무국장은 "노인인구는 늘어나는데 지역에 요양병원이나 요양원이 없어서 다른 지역으로 가거나 마산면과 인접한 부여군의 시설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은 실정"이라며 "지역의 노인은 지역주민이 케어한다는 목표를 잡고 공동체의 고민을 주민들이 함께 해결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면 인구 분포도면에서 어린이는 적고 노인인구는 많지만 노소가 함께 어울려 사는 행복한 마산면을 그리고 있는 것이다.

면내 29개 마을회관에 면의 특산물인 계란을 선물하고 주민들에게 주민자치회 사업을 소개하고 애로사항을 청취하는 등 소통하는 계란안부사업으로 주목을 끌었다.

#공동체 활성화 위한 다양한 사업 전개
주민자치회 각 분과별로 추진하고 있는 다양한 사업은 공동체를 살리고 활성화를 도모하는 것이다. 이중 특히 면내 29개 마을 회관에 면의 특산물인 계란을 선물하고 주민들에게 주민자치회 사업을 소개하고 애로사항을 청취하는 등 소통하는 일명 계란 안부사업은 전국적으로 주목을 끌었다.
이 때 수렴된 마을 순환버스, 빨래방, 체육시설 중 빨래방은 조만간 설치해 독거노인 등 어르신들의 이불빨래를 해주고 또 4억원을 투입해 게이트볼과 배드민턴, 풋살 겸용의 전천후 구장을 조성해 남녀노소가 어울리는 화합 장으로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서천에서 가장 먼저 3·1만세운동을 전개했던 역사적 배경을 근거로 매년 3·1절 정신 계승 사업 후 면민척사대회를 열어 애국심 고취하고 또 마산면체육대회와 축제도 개최해 주민 단합도 도모하고 있다.
평생교육 프로그램인 한글 문해교실 수강 어르신들의 종업식 학사모를 씌워주기 행사로 어르신들에게 성취감을 갖게 하고 지난해부터는 청년농업분과에서 블루베리 공동육묘사업을 추진하는데 묘목이나 열매를 판매하는 등 수익사업으로 2022년부터 자체 운영해야할 자치회의 재정확충 방안도 강구하고 있다. 이외에 쓰레기불법투기를 없애도 깨끗한 마을만들기 사업으로 분리수거함을 만들고 봉사활동을 많이 하는 여성농업인들을 위해 힐링캠프를 운영, 봉사에 대한 격려로 자긍심을 심어주고 있다.
김규희 사무국장은 "마산면 주민자치회가 여러 선진지를 견학하고 자치전문가를 초청해 교육을 받은 후 주민 주도의 사업을 운영하면서 조금씩 성과가 나타나지만 아직 초보단계"라며 "참여활동에 소극적이었던 주민들도 희망을 갖고 움직이기 시작했다"며 기대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병도 회장은 "하면서 많은 어려움을 경험하는데 주민자치회의 활성화에는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함께 리더가 누구보다도  중요하고 주민들의 자치의식을 고취시키기 위한 상설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농어촌문화재단 공모사업으로 물버들 어린이 축구교실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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