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피정미소 김문식 사장 중단없는 도전
숲피정미소 김문식 사장 중단없는 도전
  • 송진선 기자
  • 승인 2020.09.10 10:25
  • 호수 5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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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RPC→이번엔 마늘가공
"농산물은 가공해야 수익이 높아져요"

양곡 도정업체인 탄부 숲피정미소 김문식 사장이 마늘을 박피하는 시설을 설치해 원물보다 더 높은 가격에 마늘을 판매해 눈길을 끌고 있다.
김문식 사장은 벼 육묘작업이 끝나는 6월 이후 육묘장을 마늘원물을 건조시설로 활용하고 선별기계를 설치해 육묘장의 2모작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

숲피정미소는 마늘을 박피하는 시설을 설치해 수익을 높이고 있다.

지난 2월말 경북 영천과 같은 시스템의 마늘 박피기계를 구입한 김문식 사장의 의도는 생산에서부터 가공, 선별, 포장 유통까지 3차산업을 넘나들며 농산사업을 하고 있는 김문식 사장은 1만5천여평에서 재배한 마늘을 원물로만 판매하다보니 제값을 받는 것은 고사하고 원활한 판매도 어려워 좀더 수익을 높여보기 위해 시도한 것이다.
또 지역에서 마늘이나 양파 등 양념작물 재배면적이 늘고있어 지역 마늘을 활용하면 충분히 사업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일단 원물이 아닌 가공해서 판매할 경우 출하기에 유통되는 물량이 많은 홍수출하로 가격 하락을 가져오는 것이 보통, 지난해에도 정부에서 마늘을 수매했으나 농민들의 수매희망량을 모두 수매하지 않고 또 좋은 것만 수매해 등외 등급에 대한 마늘 판매의 어려움 등을 직접 경험한 그다. 차라리 가공시설을 갖춰놓으면 홍수출하기를 피할 수 있고 연중 판매할 수 있는 시스템이 되는 것이다.
 쪼개지 않은 마늘을 통째로 호퍼에 넣어 마늘뿌리의 흙과 표피가 제거된다, 이어 마늘탈피 자동기계를 거치며 마늘이 쪼개지고 마늘껍질이 탈피되고 콘베이어벨트를 거쳐 선별기를 통과하면서 크기별로 선별되는 시설이다.
가공된 마늘을 숲피정미소의 쌀이 공급되는 대전 등 도시지역 식당에 공급하고 있어 판로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김문식씨가 마늘농사를 지은 것은 3년전. 벼 농사는 단작이지만 마늘은 수확 후 옥수수를 재배하거나 김장용배추를 심는 등 2모작이 가능해 3년전부터 마늘농사를 짓기 시작했다. 지난해 재배면적만 1만5천평으로 늘렸다. 장사꾼들에게 원물이 아닌 깐마늘로 판매해도 5, 60% 마진은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고 말했다.
김문식씨는 향후에는 지역 마늘농가들이 참여한 가공업을 확장하고 판로도 확보해 수익을 높일 계획이다.
이렇게 농사도 짓고 농산물 가공업까지 업장을 확대하면서 명함을 여러개 갈아치우고 있는 김문식씨가 처음부터 농민은 아니었다.
소규모 설비공사업을 시작으로 건설업에 뛰어들어 그다음 동아건업 등 전문건설업 일반건설업면허로 많은 공사를 하며 건설업체 사장으로 활동했다.
그러다 토목을 전공한 딸에게 전문회사를 맡기고 김문식 사장이 한 것은 2004년 탄부면 대양리 동네로 들어가 사업의 새판을 짰다. 바로 벼 도정공장에 뛰어 든 것이다.
농사의 농자도 몰랐고 더욱이 농산물 유통 생태계, 구조도 전혀 몰랐던 그가 낯선 분야에 뛰어들었을때만 해도 아는 지인들까지도 무모한 도전으로 봤다.
농업회사 법인이나 작목회도 아니어서 보조금 한 푼 없이 전액 자부담을 해야 했고 지금도 그렇지만 농산물 유통이 농협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농협이 위수탁 형식으로 매입한 농산물을 농협 계통을 통해 출하하는 시스템에서 일개 개인이 농산물 원물 확보 및 판로개척은 다윗과 골리앗의 경쟁이었기때문. 김문식씨의 계획을 희망적인 도전으로 보는 사람이 없었다. 김문식씨는 건설업을 하며 그동안 벌어놓았던 돈을 농산물 가공시설, 즉 벼를 도정하는 RPC 시설과 벼 원료곡을 매입하는데 몰빵했다. 일반적인 사람들의 생각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투자였던 셈.
머리로는 안되는 계산이었지만 실천하니 안되는 것도 아니었다. 처음에는 외상으로 벼를 수매했는데 구입가보다 쌀값이 떨어져 한때 자금압박을 받는 등 엄청난 고생을 했다. 하지만 악조건 속에서도 지킨 것은 고객과의 약속. 그렇게 쌓인 신뢰로 대전시내 식당은 숲피정미소 쌀이 석권했다. 15년째 이어가고 있다. 원료곡이 모자라 중간에 벼가 없어서 살을 못찧을 정도. 지금은 아들이 후계자로 RPC를 운영하고 있다.
김문식 사장은 RPC 성공 후 육묘장에 도전했다. 5천여평에 달하는 육묘장에서 모판 10~12만개 상자 모를 키워 공급하고 있다. 군내를 넘어 영동, 청주, 조치원, 경기도 이천에서까지 숲피정미소 육묘장을 찾고 있다.
생산에 그쳤던 농업을 사업가의 마인드가 투입돼 사업으로 성공시키고 있는 김문식 사장의 도전이 여기서 멈추지는 않을 것 같다. 다음 도전 기록은 무엇일까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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