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리 노인정 앞 느티나무가 죽었다
사내리 노인정 앞 느티나무가 죽었다
  • 송진선 기자
  • 승인 2020.09.03 10:33
  • 호수 5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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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밑동 구멍 7개는 왜 뚫었을까 합리적 의심 갖게 해
구멍을 의도적으로 뚫은것(사진 오른쪽 원안)으로 보이는 아름드리 느티나무 밑동의 모습이다.

속리산면 사내리 오리숲로에 있는 사내리 노인정 앞 아름드리 느티나무 2그루가 죽었다.
주민 제보로 취재를 시작한 기자는 현장을 방문해서는 눈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노인정 앞 마당 즉 광장을 아스콘으로 포장을 했는데 보통은 나무뿌리가 숨을 쉬도록 밑동을 중심으로 넉넉하게 여유공간을 두고 포장을 하는것과는 달리 이곳은 밑동을 아스콘으로 꽉 싸매듯이 포장, 숨통을 조여놓았다.
나무의 생리에 대해서 잘 모르는 기자도 나무가 살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을 충분히 갖게 했다. 말 못하는 나무라고 해서 이렇게 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면서 많이 아쉽고 안타까운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나무를 살펴보다가 더욱 놀란 것은 나무 밑동에 뚫려 있는 6~7개의 구멍을 확인하고서다. 절대로 벌레가 파먹어서 생긴 것이 아니라 사람이 의도적으로 뚫은 것임을 단박에 확인할 수 있었다. 나무밑동에 일정한 공간을 두고 드릴 같은 장비로 나무를 뚫은 것임에 틀림이 없어보였다.
왜 뚫었을까? 누가 뚫었을까? 아름드리 느티나무가 죽은 것이 혹시 바로 그것 때문이 아닐까? 합리적 의심을 갖게 했다. 수사를 하면 범인이 특정되고 범행의 목적을 확인할 수 있을까?
사내리 노정인의 느티나무는 아름드리여서 여름철 큰 그늘을 만들어줘서 더위를 피할 수 있는 자연피서지가 될 수 있고 가을철이면 노랗거나 옅은 주황색으로 단풍이 들어 속리산의 가을 정취를 느끼게 하지만 느티나무는 생명력이 끊긴 상태로 서 있다.
본격적인 오리숲을 이루는 구간 첫 머리에 위치해 있는 노인정 앞 느티나무의 고사는 단풍나무, 그리고 소나무 등이 어우러졌지만 사람이 계속 오리숲을 침범함으로써 훼손되고 있는 오리숲의 운명인 것 같아 안타깝다.
수형이 매우 아름다운 오리숲 소나무 길은 주차 차량들이 침범하고 집을 짓기 위해 나무를 베어내고 있다. 언제 또 누구의 소행인지도로 모르게 오리숲의 나무들이 위험에 빠질 수가 있다. 법주사 매표소 앞 아름드리 참나무들의 목숨도 백척간두에 놓인 것처럼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겨우 목숨만 붙이고 있는 것처럼 수세가 떨어져 참담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주변의 참나무들은 무성하지만 유독 매표소 앞 네모 반듯한 구역 안의 참나무만 이같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일부러 나무를 죽이기 위해 불법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보기에 충분하다.
속리산의 나무는 개인의 것이 아니다. 국민의 재산이다. 국민이 누려야할 자연자원이다. 속리산의 자연을 향유하기 위해 국민들이 이곳을 찾고 있다. 이들로 인해 속리산의 경제가 견인되고 있는 것은 물론이다. 말못하는 나무를 해치는 일, 더 이상 용납해서는 안된다.

구멍을 의도적으로 뚫은것(사진 오른쪽 원안)으로 보이는 아름드리 느티나무 밑동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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