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이 세운 군수 공덕비 논란
민간이 세운 군수 공덕비 논란
  • 송진선 기자
  • 승인 2020.08.13 09:40
  • 호수 55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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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희망연대, "삼가~만수간 도로 세금투입된 곳에 개인 공덕비라니" 반발
공덕비 추진위, "선거공보물 활용해 비문 내용 작성한 것이다" 주장
삼가~만수간 도로 준공비 옆에 정상혁 군수의 공덕비가 세워진 모습이다.
삼가~만수간 도로 준공비 옆에 정상혁 군수의 공덕비가 세워진 모습이다.

 

 "그 도로는 정상혁 군수 개인 돈으로 개설한 것이 아니다. 세금이 들어간 것이다. 그럼에도 정상혁 군수에게 고마움을 표현하고 싶으면 공사비를 의결해준 군의원들 공덕비를 세워라. 그리고 각 지역에 숙원사업이 있지만 삼가 군도부터 개설하라고 사업비를 양보한 군민들에 대한 공덕비도 세워라."
 속리산면 삼가~만수간 군도 확포장 공사 후 삼가1·2리와 도화리, 만수리, 구병리 5개마을 주민일동 이름으로 삼가리에 설치한 정상혁 군수 공덕비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8월 10일 보은민들래희망연대(이하 민들레희망연대)는 당장 철거하라고 주장하는 내용의 보도자료까지 냈다. 민들레희망연대는 코로나19와 긴 장마로 주민들의 고통을 받고 있는 엄중한 시기에 정상혁 군수의 공덕비를 건립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삼가~만수간 군도 확포장 공사는 2015년 4월 착공해 2019년 8월 준공한 공사로 108억원을 투입해 삼가리와 만수리를 잇는 1.67㎞ 구간을 4m 폭에서 8~10m로 확장, 포장하고 교량 2개소를 설치했다. 공덕비는 도로표지석과 함께 설치돼 있다.

군수가 사비로 도로를 놓은 것이 아니다
 연대는 삼가~만수간 군도는 좁고 커브구간이 많아 확포장 공사를 요했지만 도로개설은 정 군수 개인의 재산이 헌납됐거나 군수 개인의 희생, 헌신한 결과물이 아닌 군수로서 위민군정을 펼친 당연한 임무인데 공덕비를 건립한다는 것은 있을 수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더욱이 현재 설치된 공덕비는 2019년 8월 22일 제작됐으나 약 1년 가까이 자취를 감췄다가 지난 7월말 세운 것에 대해 의구심을 제기했다. 지난해 8월 보은군이장단워크숍에서 친일발언 파동으로 군수 퇴진운동의 도화선이 돼 주민소환까지 확산되자 공덕비를 제작해놓았다가 세우지 못하고 감췄다가 주민소환이 중단되고 여론이 잠잠해지자 세운 것 아니냐며 이는 국민과 보은군민을 우롱한 처사라고 맹비난했다.
 연대측은 또 공덕비가 세워지는 과정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삼가 5개리 일부 마을에서는 주민들에게 공덕비에 대한 자세한 설명 없이 동네 돈이 없기 때문에 세대당 5만원씩을 거출하겠다고 하면서 돈을 거출한 마을이 있는가 하면 공덕비 건립이 문제가 될 소지가 있어서 세우지 않기로 했는데 왜 세워졌는지 모르겠다는 주민제보도 잇따랐다는 것.
 공덕비 내용도 주민들이 작성한 것으로 보기에 무리가 있는 문장들로 구성돼 있는데 비문내용을 주민들이 작성한 것이 아니라 군에서 제공했다는 주민제보도 있었다고 밝혔다.

비문 내용이 어째…
 실제로 기자가 비문을 확인한 결과 확포장된 삼가~만수간 군도 개통으로 차량통행이 원활해져 주민들의 편의나 농산물 유통에 도움이 된다는 내용은 사실상 없다. 정상혁 군수가 언제 어디서 태어나고 언제 어느 대학교를 졸업하고 공직생활은 어디서 시작하는 등 개인의 생애사와 치적을 나열하고 있는 것이 마을 주민들이 작성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것에 충분히 공감이 간다. 게다가 공덕비를 세운 군도변은 공공의 재산이어서 개인을 위한 건축물이 들어설 경우 군의 허가가 있어야 하는데 군도변에 설치된 것 등으로 보면 공덕비 건립과정에 군 개입 개연성이 충분하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민들레희망연대는 문제의 공덕비가 건립된 것은 다른 지자체와 달리 평소 정상혁 군수가 세금으로 각종 기념비와 표지석을 세우고 기념식수와 표지판, 현판에 '보은군수'라는 직함만이 아닌 정상혁 이름 석 자를 새겨넣는 것을 고집하고 있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보은군에서만 일어날 수 있는 더욱이 현직 단체장을 위한 공덕비가 세워지고 비문내용 또한 한글역사왜곡 논란의 훈민정음공원(현 정이품송 마당), 자연환경훼손 논란이 일고있는 말티재관문과 짚라인 사업, 과도한 예산낭비 지적이 일고 있는 숲체험휴양마을 사업 등 비판을 받고 있는 사업이 정 군수를 찬양하는 용비어천가로 둔갑한 것에 분노를 금치 못하겠다고 덧붙였다.
 민들래희망연대는 지금이 조선시대도 아니고 여러문제로 입방아에 오르내리는 현 군수의 공덕비가 슬그머니 세워졌다는 것은 두고두고 부끄러운 보은역사로 기록될 일이라며 주장하고 포천시의 전두환의 공덕비와 동학농민항쟁의 결정적 계기가 됐던 조병갑 전라도 고부군수의 공덕비, 을사오적 박제순의 공덕비가 지금 어떤 모습으로 있는지 역사의 교훈을 잊지 말아야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대해 김태용 공덕비 추진위원장은 삼가~만수간 군도의 도로사정이 여의치 않아서 그동안 사고도 많이 나고 차량통행에 큰 어려움을 겪다가 도로가 확포장되면서 숨통이 트인 것이고 그만큼 뛴 것이 고마워서 5, 6차례 추진위원회를 열어 의견을 모았고  마을마다 80만원씩 거출해 총 400만원을 들여 설치했다고 말했다.
 공덕비에 새긴 연도에 세우지 않고 뒤늦게 비를 설치한 것에 대해서는 공덕비의 제작연도는 별 의미 없이 도로준공일자에 맞춘 것이고 비는 이미 제작해 놓았으나 코로나가 발생했고 제막식도 하려고 했으나 행사개최가 어려워 생략하고 석재공장에 보관하고 있던 비를 7월말에 설치한 것으로 마무리 한 것이라고 말했다.
 비문내용에 대해서는 김태용 위원장 자신이 직접 정 군수의 지난 선거 공보물을 보고 작성한 것이라며 외부에서 작성한 것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비가 놓인 곳은 당초 오씨 소유여서 토지사용승낙을 받아 공덕비를 놓으려고 했으나 후에 군 소유지인 것이 확인돼 설치하게 됐다고 말했다.
 다음은 삼가 1·2리, 도화리, 만수리, 구병리 주민일동 이름으로 건립된 정상혁 군수 공덕비 비문이다. 삼가~만수간 군도 확포장과 관련한 고마움을 담았다기 보다는 군수 개인 추앙비로 보는 것이 무리가 아닌 내용이다.  독자 여러분들도 문구 하나하나 세밀하게 살펴보길 기대한다.

 

보은군수 정상혁 공덕비

정상혁 군수는 1941년 12월 25일 회인면 능암리에서 태어나 1964년 2월 15일 충북대학교 임학과를 졸업하고 제대 후 중원군(현 충주시) 농촌지도소, 중원군청, 충북도 농촌진흥원, 농촌진흥청, 환경부에서 20여년간 근무했고 그 후 보광산업(주) 대표이사 사장 등 17년간 기업경영을 하였다. 2001년 귀향하여 2002년 제 7대 충북도의회의원, 영동(현 유원)대학교에서 3년간 후진양성, 2010년 7월 1일 민선 5기, 민선 6기, 민선 7기 3선 보은군수를 역임하면서 "속리산관광이 살아야 보은군 경제가 살아날 수 있다"는 신념으로 명목뿐이던 속리산관광특구 활성화에 열정을 바쳤다. 2011년 6월부터 관광객 유치에 필요한 부지를 확보하고자 국립공원 문화재 보호구역, 백두대간 등의 법적 규제를 받지 않는 말티재 남쪽 95㏊의 국유림과 북쪽 83㏊이 도유림을 산외면 소재 군유림과 교환하고(2014년 2월 27일), 속리산 터널 좌우 사유림 253㏊를 감정평가 금액인 41억8천만원에 매입(2015년 4월 20일), 총 431㏊를 군소유지로 등기·이전함으로서 보은군 역사에 기록될 큰 업적을 이룩하였다. 그동안 추진한 속리산 관광개발사업으로 말티재 관문 설치·말티재 정상 정비·주차장 조성·아시아 유일 10㎞ 비포장 러닝코스로 꼬부랑길 조성·숲체험휴양마을 조성(야외공연장, 수영장, 산책로, 산채밭 5㏊)·매립장을 운동장으로 조성·자생식물원·짚라인 설치·불목이 옛길 조성·달천 고향의 강 정비·속리산재해위험지구 정비·오리숲길 정비·3.5㎞ 자전거길 조성·훈민정음마당 조성·오작교 설치·세조길 조성·농산물 판매장 설치·용머리폭포 조형물 설치·하천 물놀이장 조성·우드볼 경기장 등을 완공해 속리산 관광객들로부터 사랑받는 관광지로 새롭게 바꾸어 놓았다. 특히 속리산면 삼가1리 등 5개리 주민들의 오랜 숙원사업이었던 삼가~만수간 군도 확포장 공사를 완공해 주신 정상혁 군수님에 대한 주민들의 감사한 마음을 오래 기리고자 이 공덕비를 세운다.
2019년 8월 22일
보은군 속리산면 삼가1리·삼가2리·도화리·만수리·구병리 주민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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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행한군민 2020-08-14 06:11:22
이런 쓰~~~벌 별짓거리다하는군 세금으로 이름남기는것도모자라 주민들앞세워서 공덕비까지 ᆢ조병갑이랑 뭔차이가 있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