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위기를 보은 관광의 새로운 기회로 만들자
코로나 위기를 보은 관광의 새로운 기회로 만들자
  • 보은사람들
  • 승인 2020.07.16 09:12
  • 호수 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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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리스트 이 만 동
조자용민문화연구회 대표, 도화리

지인의 동해안 여행에 갑작스레 동참하여 느닷없이 속초로 차를 몰았다. 코로나로 여행을 삼가는 분위기이고 때마침 장마가 시작, 게다가 일요일 오후 출발이다 보니 보은에서 강원도로 가는 길은 차량이 드문 편이었다. 그런데 춘천을 지나 양양고속도로로 들어서자 도로는 예상보다 많은 차들이 달리고 있었다. 4시간 여를 달려 속초에 도착, 속초관광수산시장 근처의 꽤 유명한 가자미 세꼬시 맛집을 찾았다. 유명한 맛집일지라도 코로나 사태로 파리를 날릴 거라는 나의 생각은 오산이었다. 매장은 손님들로 가득했다.
이튿날. 평일이니 한산할 거라고 예상하고 다시 찾은 속초시장. 새로 넓게 주차장 시설을 확장해 지어 놓은 주차장은 관광객들의 차량으로 가득했다. 비가 주룩주룩 쏟아지는 데도 말이다. 닭강정과 씨앗호떡으로 유명한 시장 중앙 통으로 들어서자 닭강정과 호떡집은 물론이고 대게튀김집 등 각종 해산물 튀김집과 이름 모를 각종 맛집들, 심지어는 평범해 보이는 감자전집에도 사람들이 길게 줄을 지어 서있었다. 코로나 사태는 아무 영향이 없는 듯 보였다.
다음 날은 화요일. 전 날부터 내리기 시작한 비가 더욱 굵어져 아침부터 장대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예정된 일정대로 최근 커피거리로 유명해진 강릉 안목항으로 향했다. 한 시간 여를 달려 도착한 커피거리는 비가 쏟아지는 평일임에도 주차하기 힘들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전망 좋은 위치에서 공차라는 카페를 운영하는 후배에게 코로나 영향을 받지 않느냐고 물었다. 답은 크게 영향이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주변 숙소들이 방이 없을 정도로 관광객들이 많이 온다는 것이다. 그렇구나! 며칠 전 뉴스에서 본 프랑스의 고속도로 상황이 떠올랐다. 바캉스 철이 시작된 프랑스에서 코로나로 해외여행을 떠나지 못하자 행선지를 전부 국내로 바꾸어 고속도로들이 그야말로 주차장이 되어버린 것이었다. 우리나라 역시 해외 여행족들이 해외여행을 하지 못하게 되자 국내여행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이다. 코로나 사태가 여행의 패턴을 완전히 바꾸어 놓은 것이다. 이러한 변화의 시점에 보은도 위기를 찬스로 만들 수 있는 과감한 사고 변화와 관광 마케팅 전략 수립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여겨졌다.
얼마 전 YTN뉴스를 보다가 보은의 관광시설을 소개하는 광고를 접했다. 무척 반가웠다! 또 며칠 전에는 SNS를 검색하다가 보은 관광 안내를 하는 포스트를 보고 보은군이 홍보 마케팅에 적극적인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 듯해서 역시 반가웠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최근 보은군이 개최하려고 하던 철인3종경기대회나 신화축제 등의 취소 사태와 새로 건설한 집라인, 모노레일 등의 2차에 걸친 입찰 결과가 유찰되는 것을 보면서 안타까움과 함께 보은관광객 유치에 새로운 사고와 전략 수립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일시적으로 사람들이 운집하는 스포츠 경기나 축제에 집중하는 것은 코로나 시대에 걸맞지 않다는 것이다.
속초 시장의 닭강정이나 씨앗호떡 등 불과 몇 가지 유명 음식이 속초시장 전체를 유명하게 만들고, 강릉 안목항이 초라한 횟집 거리에서 커피거리라는 테마 거리로 변신을 시도함으로써 전국적인 명소가 되는 것을 벤치마킹하여 새로운 마케팅 전략을 고민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예를 들면 보은대추거리를 조성한다든가, 트로트 열풍의 시대를 맞아 보은 출신의 가수 태진아를 중심으로 한 트로트 역사의 거리 등을 구상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막연히 대추를 파는 거리가 아니라 백종원과 같은 음식 전문가들을 초빙해, 보은 먹자골목에서 유명한 순대국집들과 대추를 믹스한 맛집을 개발, 집중적으로 홍보하는 것도 한 방법일 것이다.
단번에 보은 시장 전체가 활성화되기를 기대해서는 안된다. 주차장 등의 인프라 시설 확보는 기본이다. 거기에 더해 전국의 다른 지역과는 차별화할 수 있는 새로운 컨탠츠나 스토리 텔링의 개발이 필수적이다.
보은에는 80년대 초부터 2000년까지 우리 민화와 도깨비 연구에 일생을 바친 민화의 중시조, 조자용 박사가 존재했었다. 그 흔적인 에밀레박물관도 엄연히 존재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민화 화가가 수십 만 명에 달하는 민화 열풍의 시대이다. 먼 곳에서 아이템을 찾을 것이 아니다. 우여곡절 끝에 '훈민정음 마당'에서 이름을 바꾼 '정이품송 공원' 입구 양 쪽 도로에 줄지어 매달아 놓은 촌스런 색깔의 가로등을 도깨비등, 각종 아름다운 민화등으로 바꾸기만 해도 전세계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새로운 테마, 독특한 스토리 텔링의 거리가 될 것이다.
마케팅과 관련하여 한 마디 덧붙인다면, 우리나라 젊은이들이 일본과 타이완은 물론 파리와 런던 등 유럽의 구석구석은 세밀히 알아도, 속리산과 지리산을 혼동하고, 속리산이 어디 붙어 있는지도 잘 모르는 것이 현실이다. 코로나 사태 이후 그들의 관심이 국내 여행지로 옮겨지고 있다. 걸그룹 '블랙핑크'의 유튜브 동영상이 불과 며칠 만에 3억 뷰를 돌파하는 시대이다. 보은군도 유튜브 동영상 팀을 구성해 재미있고 참신한 보은 홍보 영상을 지속적으로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 코로나 위기를 보은 관광의 새로운 기회로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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