뱃들공원에 보은군 인구 상황판을 설치했으면
뱃들공원에 보은군 인구 상황판을 설치했으면
  • 보은사람들
  • 승인 2020.07.02 10:38
  • 호수 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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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최생호
문화충전소 가람뫼 대표, 강산리

저출산과 고령화, 지속적인 도시 이주로 '지방소멸'에 대한 위기의식이 높아지고 있다. 국가 전체로도 심각한 상황이지만 지방 특히, 농업 활동 중심의 지자체는 급격한 인구 감소의 위기 속에 존립 자체를 걱정해야 될 상황에 직면해 있다. 수천 년의 역사와 문화, 이야기가 쌓여 있는 지역의 소중한 자원이 고갈되고 이름마저 사라질 수 있다. 머지않아 재난으로 다가 올 중대한 문제요, 눈앞에 마주한 현실이다. 지방인구 소멸로 위기에 처한 많은 자치단체의 가장 시급한 지역현안이 인구증가를 위한 정책과 투자임은 두 말할 필요가 없다. 인근 괴산군은 서울시와 협력하여 서울 청년들을 괴산에서 살게 하는 '슬기로운 괴산 생활'이란 프로그램으로 경남 거제시는 '청년 거제에서 한 달 살아보기', 남해군은 '청년 촌 라이프 실험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젊은이들을 정착시키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전라남도는 농산어촌마을 27곳에서 '전남에서 먼저 살아보기' 체험을 진행하며 귀농·귀촌인들이 시행착오를 줄여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돕고 있다. 관광형 '살아보기'를 통해 침체된 지역을 알리고 살리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한 다각도의 활동을 펼치고 있는 자치단체도 많다.
지역소멸의 위기에서 보은군 또한 예외가 될 수 없다. 지역을 살리고 활성화 시키는 데는 많은 사람이 수시로 찾아오게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젠, 대규모 행사나 단체관광은 물론 군이 역점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스포츠 마케팅을 통한 지역 경제 활성화 또한 쉽지 않은 현실이 됐다. 미래의 관광산업은 건강을 생각하며 안전한 곳을 찾아 가족 단위나 소규모 인원이 소소한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여행으로 바뀔 것이다. 선수들이 오더라도 가급적 최소한의 인원으로 한정된 공간에서 제한적 활동을 하며 머물다 갈 것이다.
소멸예정지역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인구감소의 결정적 증거는 학교를 유지하기 위한 기본 조건인 학생 수의 급감에서 나타난다. 학생 수가 줄어들면 학교가 없어지고 학교가 없어지면 그 학군은 빠르게 위축된다. 그런 곳에 어떻게 젊은 사람들이 들어와 살 수 있겠는가? 젊은이가 없으면 결국엔 마을이 사라지고 우리의 고향도 의미를 잃게 된다. 지역의 상권 또한 마찬가지다. 원래 5일장은 지역의 자존심이다. 보은은 급격한 인구감소와 도로 교통여건 악화로 5, 10일이었던 장날을 30여 년 전 인근 옥천에 넘겨주고 1, 6일로 바뀌었다. 사통팔달 교통의 요지가 된 지금은 오히려 인근 대전이나 청주에서의 출·퇴근이 용이해 지면서 도시로 나가는 인구가 늘어나고 있다. 물론, 농·산·어촌의 인구감소가 어제 오늘 만의 일은 아니다. 70년대 이후 급격하게 진행된 산업화와 도시화의 물결 속에 어쩔 수 없는 현상이었다. 문제는 지속적으로 사람이 떠난 후 감당해야 할 지역의 암울한 현재와 미래다. 늘 강조되고 제기되는 현안이지만 군은 아무런 대책이나 대안이 없는 듯하다. 아니, 오히려 방관하며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있다. 차별성 없는 귀농, 귀촌인을 위한 지원 대책만으로는 근본적인 인구 감소문제를 해결 할 수 없다.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치열하게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어느 지역이 현실성 있는 효과적인 정책으로 인구증가의 뚜렷한 성과를 내고 있는지, 그러한 사례들이 우리 지역에는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지, 나아가 우리만의 효율적인 방향은 무엇인지 치열하게 고민하고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지금도 뜻있는 분들이 전통시장 활성화와 지역발전을 위해 다방면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인구를 늘려 보은을 살리는 해법은 현장에 있다. 보은의 미래를 꿈꾸게 하는 청년·학생들, 지역에 있는 주민들, 보은을 사랑하는 군민들은 지역을 살리고 인구를 늘리기 위해, 지금 당장 어떤 비전을 가지고 무슨 일을 해야 하며, 어느 곳에 예산을 편성, 집행하고 사업을 펼쳐 나가야 하는지를 알고 있다. 이 모든 일의 중심에 있어야 할 군과 군 의회는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가? 군이 있고 군민이 있어야 군수가 있고 군의회가 있을 수 있다. 지금과 같은 재정자립도 하락과 지속적인 인구감소가 이어 진다면 머지않아 예산 절감과 효율적 행정, 여러 가지 편익증진과 더 큰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기 위해 인근 우수 자치단체로의 흡수, 통합이 추진 될 수도 있으며 보은군과 보은군 의회는 자연스레 축소 및 통폐합의 운명앞에 놓이게 될 것이다. 현실에 안주하며 안일하게 대응한다면 그 시간은 더 빨라 질 수밖에 없다. 우선적으로, 보은군의 인구 변동 상황을 실시간으로 한 눈에 볼 수 있는 보은군 인구 상황판을 뱃들공원에 설치했으면 한다. 모두가 지역소멸의 위기의식을 느끼고 대안을 모색할 수 있는 지혜를 창출하기 위한 교두보 마련의 장치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오랜 역사와 전통을 이어온 보은이 다시 윤택하고 활력 넘치는 고장이 되기를 원하는 마음은 너나없이 하나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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