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꽃단지와 정이품송공원의 차이점은?
연꽃단지와 정이품송공원의 차이점은?
  • 송진선 기자
  • 승인 2020.07.02 10:14
  • 호수 5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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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입 예산의 차이, 방문객의 차이, 그리고…
속리산 연꽃단지에서 많은 관광객들이 사진을 찍고 산책을 하며 휴일을 즐기는 모습이다.
속리산 연꽃단지에서 많은 관광객들이 사진을 찍고 산책을 하며 휴일을 즐기는 모습이다.

속리산 연꽃단지 연꽃의 개화가 시작됐다. 지난 6월 마지막 주 토요일과 일요일 속리산을 찾은 많은 관광객들이 연꽃단지에서 사진을 찍고 향기를 맡으며 산책을 하는 등 모처럼의 휴일을 즐겼다.


산책로에는 출사 나온 사진사들이 사진을 촬영해주고 즉석에서 인화해 판매하는 장사가 자리하고 블루베리를 파는 농민도 전을 펴놓는 등 연꽃단지를 찾은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하는 장사행위가 이뤄질 정도였다.


같은 날 달천 건너편의 정이품송 공원엔 일반 관광객 5명에 불과했다. 확인해보니 공원 상부에서 진행 중인 국가무형문화재 낙화장 김영조 선생과 충북도 무형문화재 목불조각장 하명석 선생, 충북도 무형문화재 각자장 박영덕 선생의' 정이품송으로 마실가자' 오감만족 정이품송 프로그램 체험객이라고 밝혔다. 지난 6월 26일 금요일에는 신미대사 좌상이 있는 곳에서 비는 등 무속행위를 하는 것 같은 집단이 발각되기도 했다. 결국 순수하게 이곳을 찾는 관광객이 거의 없는 것이다.

 

81억7천만원이 들어간 정이품송공원에는 연꽃단지와는 달리 사람의 그림자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81억7천만원이 들어간 정이품송공원에는 연꽃단지와는 달리 사람의 그림자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사람들이 찾을 만한 매력적인 요소 하나 없이 82억여원이나 투입된 정이품송공원이 애물단지로 전락하는 것은 순식간이다. 사람들이 찾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매년 제초 등 관리비용은 계속해서 들어간다.


정이품송공원과 비교되고 있는 속리산 연꽃단지는 속리산 관광이미지에 부합하고 속리산을 찾는 관광객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할 목적으로 민선 4기인 지난 2005년과 2006년 총 1만9천730㎡(5천968평)에 10억원을 들여 조성했다.


사유지 3천706평 매입비용 7억5천만원과 법주사와 수정암 소유의 토지 7천478㎡(2천262평)는 임대하고 단지 내 관찰로와 정자 및 휴게시설, 부대시설을 조성하고 연꽃 종근 식재 등의 사업을 시행했다.


이후 단지에 진흙을 복토하고, 연근을 보식하는 등 5년간 추가로 사업을 실시해 현재와 같은 연꽃단지의 모습을 갖췄다. 이후에는 법주사 임차료 470만원과 퇴비구입비용, 전기요금 그리고 단지내 제초작업 등 관리 인부임 등으로 예산이 지출되는데 올해 반영된 군비는 3천600만원이다.

초기 투자비용 10여억원을 들여 속리산을 고정적으로 찾는 관광객 유인 명소를 만든 것이다.


연꽃단지와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정이품송공원은 3만1천740㎡규모의 부지매입비와 조형물 설치 등 공원조성비용으로 60억원을 투입했다. 이후 체험관 조성비용으로 또 21억5천여만원을 들였다. 총 81억5천여만원이 투입된 것이다.


10여억원을 투입해 조성한 연꽃단지에는 사람이 몰리고 81억7천만원이 들어간 정이품송공원엔 사람의 그림자를 찾기 힘든 사업장이 되었다.


신미대사가 훈민정음 창제의 주역으로 보고 훈민정음 공원을 조성했다가 한글단체의 항의를 받고 공원 내용이 바뀌었다. 세종대왕 동상도 철거했다. 훈민정음 창제의 그림자를 지우는데 4천470만원의 비용이 추가 집행됐다. 82억원이 들어간 셈이다.


문제는 공원명칭을 정이품송 공원으로 급조해 개방했지만 공원은 달라진 것이 없다. 더욱이 하천 바로 건너편에 600년 고령의 정이품송 생물을 두고 7천300만원을 들여 스테인리스로 만든 정이품송 조형물을 볼 이유가 없는 상황이다. 결과적으로 예산을 낭비한 보은군의 대표적인 사업장으로 전락했다.


이같은 두 개의 사업을 단박에 비교한 주민들은 "정책 입안자, 정책 결정자들이 어떤 생각을 갖고 무엇을 위해 이 사업을 한 것인지 그 머릿속이 궁금하다"고 말했다. 또 "보은군이 조례로 정책 실명제를 시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도대체 누가 이 정책을 입안하고 결정했는지 실명공개를 하면 좋겠다. 매번 사업을 준공한 후 표지석에 보은군수 정상혁 이름 석자를 크게 써서 알리고 있는데 정책 입안, 결정자로의 실명 공개를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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