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세 구옥남 어르신, 보은여중 새내기 입학
76세 구옥남 어르신, 보은여중 새내기 입학
  • 김경순
  • 승인 2020.06.25 08:58
  • 호수 5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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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등교로 모두가 분주한 학교 정문 앞 머리가 유난히도 하얗고 얼굴과 손에 주름이 많은 여학생이 보은여자중학교 교복을 입고 등교하는 모습이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6월 19일 실버복지관 고은자 관장과 직원들이 구옥남 어르신의 보은여중 입학을 축하하며 기념촬영을 했다.
지난 6월 19일 실버복지관 고은자 관장과 직원들이 구옥남 어르신의 보은여중 입학을 축하하며 기념촬영을 했다.

보은여자중학교의 늦깎이 신입생은 올해 76세 1학년 1반 23번 구옥남 어르신(보은군공공실버주택)이다.
지난 6월 22일은 구옥남 어르신이 일주일의 적응기 가등교 기간을 성실히 수행하고 공식적으로 첫 등교를 하는 날이다.
구옥남 어르신은 초등학교 졸업 후 생계의 이유로 학습을 이어가지 못했다. 그러나 마음 한자리에는 항상 공부에 대한 갈증을 품고 살아오셨다. 그러던 중 구옥남 어르신은 큰 결심을 하기에 이르렀다.
어르신은 스스로 보은여자중학교의 문을 두드려 입학 여부를 문의한 것이다. 어르신의 문의를 접수한 보은여자중학교의 신배식 교장선생님은 "어르신과 여러 차례의 상담을 진행했으며 어르신의 입학에 대한 의지와 마치지 못한 공부에 대한 열정에 최종 입학을 결정하게 됐다. 모쪼록 안전하게 즐거운 학교 생활이 되셨으면 한다"고 환영의 인사를 전했다.
구옥남 어르신이 첫 등교하는 날에는 같은 학급의 친구들이 "옥남 언니 입학을 환영해요"하며 환영의 쪽지를 전하기도 했다. 즐거운 학교생활이 기대되는 장면이다.
구옥남 어르신이 중학교에 입학하기까지 주변의 많은 도움을 받았다. 어르신께서 이용하고 있는 보은군실버복지관의 고은자 관장은 복지관 박종선 사회복지사와 함께 어르신의 보호자를 자청해 직접 학교를 찾아 입학과정의 총괄적인 도움을 주었으며, 환타지아 교복(대표 서정자)에서는 교복과 체육복, 생활복을 기꺼이 후원해 주었다. 또한, 기초학습이 부족한 어르신을 위해 보은인재학원 이경로 원장이 매주 금요일 어르신에게 학습 도움을 주시로 했다.
한편 지난 6월 19일에는 구옥남 어르신이 첫 교복을 입은 기념으로 고은자 관장 외 복지관 직원들이 모두 함께 축하의 자리를 마련하기도 했다.
보은여자중학교에 입학한 구옥남 어르신은 "학교에 등교하니 정말 즐겁고 행복하다. 담임 선생님이랑 학급 학생들이 '옥남 할머니, 옥남 할머니'하며 어찌나 친절히 대해 주는지 모른다. 그저 모두에게 감사하고 감사할 뿐이다"며 행복한 감회를 밝혔다.
늦은 나이에 학교 생활을 하는 것이 쉽지 않겠지만 배움에 대한 열정으로 입학을 결정한 구옥남 어르신의 도전에 큰 박수와 격려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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