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여리 논 한가운데 땅꺼짐…주민들 불안
소여리 논 한가운데 땅꺼짐…주민들 불안
  • 송진선 기자
  • 승인 2020.06.04 10:19
  • 호수 5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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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워도 계속 꺼져 5대 트럭분 토사로 채워

마로면 소여리에서 논바닥에 웅덩이가 여기, 저기서 생기는 등 땅거짐 현상을 보여 주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지난 5월 29일 마로면 소여2리 김진배 이장과 안광춘씨, 김진욱씨는 기자에게 소여리 땅꺼짐이 계속돼 불안하다며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안광춘씨는 자신 소유의 논 꺼짐 발견한 것은 지난 4월 20일경. 축사를 짓기 위해 관정을 파는데 땅이 꺼지면서 기계가 지하로 빨려들어가는 바람에 기계를 꺼내기 위해 무척 애를 먹었다고 말했다.
안광춘씨는 땅이 꺼진 곳을 메우기 위해 5톤 트럭 5대 분량의 자갈로 땅을 채웠다고 말해 땅이 꺼진 곳의 얼마나 넓은지 가늠이 됐다.
땅꺼짐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고 말한 안광춘씨는 5월 1일경 모내기를 준비하며 로터리를 치기 위해 물을 댔는데 물이 고이지 않고 물이 계속 빠졌다는 것. 그래서 논을 자세히 살펴보는데 뱅뱅 소용돌이치며 물이 지하로 빠지는 곳을 발견했다. 안광춘씨는 "얼마나 깊은지 궁금해서 삽을 넣었는데 쑥 들어가 겁이 났다"며 "흙을 채웠는데도 계속 빠져 다 채우지는 못해 웅덩이가 있는 곳을 육안으로 확인하기 위해 양철로 막아놓았다"며 물을 댄 후 로타리를 치는데 땅이 꺼질까봐 불안했다고 말했다.
또다른 논도 이같이 땅꺼짐으로 웅덩이가 생겨 인삼포에서 사용하는 지주를 밀어넣으니 2m 지주 하나가 그대로 들어가고 또다른 지주 반이 묻혔다며 지하에 3m 깊이의 웅덩이가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이같이 안광춘씨의 논 꺼짐과 같이 소여리의 땅꺼짐은 올해만이 아니다.
김진욱씨는 지난해 땅꺼짐이 확인돼 흙으로 메웠고 소여2리 김진배 이장은 소여리에서 크고 작은 땅꺼짐 현상은 계속 나타나고 있다며 자신도 2년전 5톤트럭 한 대 분량의 흙을 부어 꺼진 곳을 메웠다고 말했다.

논꺼짐을 확인하기 위해 지주를 밀어넣어 지하 3미터 깊이의 웅덩이가 있음을 확인시키고 있는 소여리 안광춘씨의 모습이다.
논꺼짐을 확인하기 위해 지주를 밀어넣어 지하 3미터 깊이의 웅덩이가 있음을 확인시키고 있는 소여리 안광춘씨의 모습이다.

폐광지역 영향 "언제 또 땅 꺼질지 몰라"
김진배 이장은 구 소여분교쯤에서 소여리 입구 소여천 옆에 있는 양수장까지 약 1.5㎞ 가량 길이로 소여진입도로 양옆으로 당꺼짐이 계속해서 발생한다고 말했다. 소여리 지하는 갱도가 그물처럼 퍼져 있는데 소여리의 땅꺼짐이 계속되는 것은 소여광산 폐광과 관련이 있다는 것.
폐광되면서 갱도를 지하수가 채우고 있는데 갱도 위와 지상 사이는 대략 12m 정도 심도를 유지하는데 가뭄이 심하면 지하수위가 낮아지면서 땅꺼짐이 발생한다는 것. 올해는 봄가뭄이 심해 땅꺼짐이 더 심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주민들은 다행히 논에 물 대는 작업을 하다가 육안으로 땅꺼짐이 발견돼 땅을 메울 수 있었지만 그것도 모르고 작업을 하다가 빠질까봐 걱정리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주민들은 "요즘 시골에 사람이 없는데 젊은이도 없고 맨 고령자들뿐인데 논에 빠져도 목격할 사람이 있을까를 생각하면 정말 아찔하다"며 "논에서 로타리치면 흙탕물로 인해 땅꺼짐이 육안으로 확인되지 않지 않는데 물이 찰랑찰랑한데서 로타리를 치다가 땅이 꺼질까봐 정말 겁이 났다"며 대책마련을 요구했다.
김진배 이장은 "소여리의 계속적인 땅꺼짐은 폐광에 기인한 것이 분명한데 폐광지역에 투입돼야 할 돈이 폐광지역이 아닌 공설운동장 만드는데 쓰였다"며 "직접 폐광지역에 대한 개발이 아닌 폐광지를 군으로 권역을 확대해 이 돈을 쓴 보은군이 소여리 땅꺼짐에 대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폐광지역 지원금 쓴 보은군이 대책세워야
실제로 보은군은 폐광지역의 경기 회생과 지역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탄광지역 개발사업비를 공설운동장 리모델링 및 마로면 구병리에 조성한 구병산관광지 조성사업에 모두 투입했다.
산업자원부(현 산업통상자원부)는 2003년 보은군이 236억원 규모로 수립한 마로면 구병산 관광지 개발사업과 보은읍내 국민체육센터 건립 및 공설운동장 리모델링 사업계획을 지원사업으로 선정했다. 이는 경제성을 상실한 폐광지역의 경제를 진흥시켜 지역간 균형 있는 발전과 주민의 생활향상을 도모하기 위한 폐광지역 개발지원에 관한 특별법에 의한 탄광지역개발사업비(이하 탄개비)이다.
2005년 당시 보은군의회 회의록을 보면 구환서 군의원은 탄개비가 직접적으로 폐광지역에 해당하는 마로면이 아닌 보은읍에 집중 투자되고 있는 부분에 대한 지적을 하고 있다. 당시 보은군의 답변은 탄개비로 총 236억원이 지원되는데 2003년 9억6천400만원, 2004년 30억원, 2005년 국비 40억원을 배정됐고 나머지는 2010년까지 연차적으로 총 236억원의 국비지원을 받는다고 밝히고 있다. 지원내역은 135억원을 들여 국민체육센터를 건립하고 80억원을 투입 공설운동장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했다.
또 마로면 구병산관광지 조성사업은 2003년부터 2010년까지 국비와 기금 130억원과 민자 120억원 등 총 250억원을 투자할 계획에 있음을 덧붙였다.
이상에서도 보는 바와 같이 폐광지역에 지원하는 탄개비는 소여리와 원정리와는 관계없는 적암리와 보은읍에 집중 투자했다. 불안은 폐광지역 주민들의 몫이고 그로인한 효과는 거의 보지 못한 것이 된 것이다.
주민들은 "탄광이 운영될 때도 땅꺼짐 현상이 있었지만 그 때는 업체에서 관리해 왔으나 폐광된 이후에는 땅꺼짐에 대한 조사조차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폐광지역에 투입될 예산을 쓴 보은군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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