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제 원액 유입된 논엔 벼도 고사
세제 원액 유입된 논엔 벼도 고사
  • 송진선 기자
  • 승인 2020.05.28 10:12
  • 호수 5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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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안 구인 권관, 박영하씨 벼 죽는 피해 호소
공단 폐수처리 부지 없앤 보은군도 책임져야 주장

권관씨와 박영화씨가 장안면 구인리에 소재한 논의 벼가 이상하다는 것을 발견한 것은 지난 5월 23일 오후다. 이날은 장안농공단지에 있는 모 업체에서 세제원액이 하천으로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해 하천과 농수로에 하얀거품이 산처럼 피어올랐던 날이다.
두 농민의 논은 길상2리 앞을 거쳐 장안농공단지에서 나오는 배수로와 연결된 하천물로 농사를 지어야만 하는 곳에 있다. 권관(보은 길상)씨는 모내기를 한 지 10여일 지났지만 물을 계속 잡아야 하는 시기여서 이날 아침도 평상시와 마찬가지로 농공단지의 배수로와 연결된 하천물을 모터로 끌어올려 논에 물을 대고 물이 얼마나 잡혔는지 확인하기 위해 오후에 왔는데 하얀 거품이 발생했다. 세제업체의 또 세제가 누출됐나 보다라고 생각한 권관씨는 그동안 몇차례 이런 일이 있었고 한 때 멸구병 걸린 것처럼 벼가 주저앉은 적은 있지만 농공단지와 이웃하고 있어 피해를 감수하며 그냥 넘어갔었기 때문에 이번에도 불안했지만 몇 년 전처럼 그런 것이려니 했다고 말했다.
그런데 26일 구인리 염명섭 이장으로부터 "모가 이상하다, 타 죽은 것 같다"는 전화연락을 받은 후 현장에서 다른 논의 벼와 달리 타죽은 것을 확인했다. 권관씨는 "모를 뽑아본 기술센터 직원으로 부터  뿌리가 썩어 살 수 없을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며 "논을 갈아엎고 다시 모를 심어도 이미 토양에 세제원액이 침착돼 있기 때문에 벼가 죽을 수밖에 없어 올해는 벼농사를 망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권관씨의 논 피해면적은 1천500여평에 달한다. 다른 사람의 논을 임대해 농사를 짓는 권관씨는 매년 벼농사로 이곳에서 500만원 가량의 수입을 얻고 있는데 참 큰일이라고 말했다.
권관씨의 논과 이웃하고 있는 박영화씨 논의 벼도 타 죽어가고 있다. 박영화씨도 다른 사람의 논을 임대해서 농사를 짓고 있으며 이곳 피해 경작지는 750여평에 달한다. 두 농민들은 벼농사를 위해 이미 트랙터로 논을 갈고 로타리를 치는 등 농기계 작업과 비료를 뿌리는 등 그동안 투입된 농작업도 모두 허사가 되고 말았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같은 피해상황을 업체에 알리고 대책을 마련할 것을 전화했으나 업체 대표는 회사 부도로 아파트도 처분됐다며 보상할 능력이 안된다는 식으로 답하더라고 말했다.
권관씨는 "보은군에서 책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왜냐하면 농공단지를 조성하면서 폐수처리장 부지가 있었는데 보은군이 폐수처리장을 조성하지 않고 방치하다가 이를 공장용지로 용도를 바꿔 팔아먹어 공단내 폐수관리가 제대로 안되는 문제를 발생시켰다는 것. 즉 폐수처리장이 있었으면 각 업체에서 배출한 폐수가 폐수처리장으로 유입돼 하천으로 배출 전 폐수처리장에 저류돼 희석, 정화돼 배출될 수 있는 과정이 생략됐다는 것.
이로인해 농공단지에서 이같은 사고가 또 발생할 경우 하류지역에서 농사를 짓고 지하수를 음용수로 사용하고 있는 주민들만 피해를 보는 상황이 반복해서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세제원액 누출은 인재이지만 보은군도 일정부분 책임이 있기 때문에 이에대한 보상을 보은군이 선시행하고 추후 업체에 구상권을 청구하는 식으로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안농공단지내 부도기업체 세제 원액 누출사고로 논에 벼가 죽은 것이 확인되고 있다.
장안농공단지내 부도기업체 세제 원액 누출사고로 논에 벼가 죽은 것이 확인되고 있다.
장안농공단지내 부도기업체 세제 원액 누출사고로 논에 벼가 죽은 것이 확인되고 있다.
장안농공단지내 부도기업체 세제 원액 누출사고로 논에 벼가 죽은 것이 확인되고 있다.
장안농공단지내 부도기업체 세제 원액 누출사고로 논에 벼가 죽은 것이 확인되고 있다.
장안농공단지내 부도기업체 세제 원액 누출사고로 논에 벼가 죽은 것이 확인되고 있다.
장안농공단지내 부도기업체 세제 원액 누출사고로 논에 벼가 죽은 것이 확인되고 있다.
장안농공단지내 부도기업체 세제 원액 누출사고로 논에 벼가 죽은 것이 확인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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