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군 운동장 관중석은 등나무 그늘 '눈길'
무주군 운동장 관중석은 등나무 그늘 '눈길'
  • 송진선 기자
  • 승인 2020.05.21 10:52
  • 호수 5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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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군도 고액의 막 구조 대신 주변환경과 어우러진 시설 필요

 

시설물 하나를 설치하더라도 자연 등 주변환경과 어우러지도록 설계해 100년을 내다보는 시설물이 되고 향후 문화재 또는 명물로서 값어치를 할 수 있도록 행정마인드에 있어서 환골탈퇴가 요구되고 있다.
보은군은 특히 스포츠 시설에 대한 투자를 계속하고 있는데 하나같이 공장에서 건물 찍어내듯 별 감흥을 주지 못하는 시설물들이다.
이번 2회 추경에서 보은군은 공설운동장 외부트랙 비가림 시설 예산을 요구했는데 비가림시설은 막구조물로 등식화할 정도로 사고가 고정돼 있다.
무주군이 공공건축 프로젝트로 추진한 등나무 운동장의 그늘막은 보은군이 적극적인 벤치마킹할 시설로 손꼽을만하다.
무주군의 공공건축 프로젝트는 국내 최고의 건축가 중의 한 명인 고 정기용씨가 설계에 참여한 사업으로 이중 무주 등나무 운동장은 1991년 재탄생한 곳으로 지금은 전국적인 명소로 거듭났다.
등나무 꽃이 피는 5월이면 연보랏빛의 꽃이 활짝 피고 또 등나무 꽃향기가 은은해 더욱 관심을 끌고 있는데 전혀 생각해보지 않은 공설운동장과 등나무 그늘막의 색다른 조합에 입이 벌어지게 만들고 있다.

무주군 공설운동장 비가림으로 식재한 등나무. 지금은 등나무 운동장으로 전국에 주목을 받고 있는 관광시설물이 됐다.
무주군 공설운동장 비가림으로 식재한 등나무. 지금은 등나무 운동장으로 전국에 주목을 받고 있는 관광시설물이 됐다.

공공 건축계 혁신
무주군이 등나무운동장을 개설한 것은 주민 눈높이에서 비롯됐다.
1989년 8월 무주공설운동장을 개장하고 대부분의 크고 작은 행사를 이곳에서 진행했지만 그 때마다 주민들의 참석률이 저조했다.
그 이유는 군수를 비롯한 단체장 등 유지들은 가림막이 설치된 높은 본부석에 앉아 비와 햇볕을 피하면서 군민들은 가림막도 없는 관중석이나 운동장에 앉아 따가운 햇살과 비바람을 그대로 맞을 수밖에 없는 운동장 환경이 주민들의 외면을 불러왔던 것.
무주군은 국내 대표적인 친환경 건축가인 정기용씨가 등나무 넝쿨이 관중석 지붕을 타고 올라가 시원한 그늘이 만들어지는 그림자프로젝트를 추진, 2001년 1월 등나무 운동장이란 전무후무한 자연친화적 체육시설로 거듭나게 했다.
현재 이곳에서는 무주반딧불축제 무주산골영화제 등 크고 작은 행사가 열리고 있다.
등나무 운동장으로 대표되는 무주군의 전향적인 행정마인드는 막구조물로만 비가림 시설을 하고 있는 보은군의 행정과 전혀 다른 접근이어서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보은군은 막구조물로 비가림 시설이 돼있다. 비가림이지만 비바람이 불면 관중석으로 비가 들이쳐 제역할을 기대하기 어렵다.
보은군은 막구조물로 비가림 시설이 돼있다. 비가림이지만 비바람이 불면 관중석으로 비가 들이쳐 제역할을 기대하기 어렵다.

막구조물 아닌 친환경적 시설 필요
보은군은 2017년도 문화체육관광부 생활체육시설 설치사업 공모사업을 통한 총 16억여원을 투입해 2018년 4천여 평방미터 규모의 공설운동장 관람석에 막구조물을 설치했다.
이어 스포츠파크 A야구장 관람석에도 철골 구조물의 그늘막을 설치했다.
그러나 이 막구조물 덕을 볼 수 있는 행사 등은 개최사례가 거의 없다.
더욱이 지붕만 씌우는 형태여서 비바람이 불면 바람에 의해 빗물이 그대로 관중석으로 몰아쳐 비가림 기능을 제대로 못하고 무더운 여름철 뜨거운 햇빛 속에서 진행한 행사가 없어 사실상 보은군이 의도한 비가림 목적의 막구조물은 장식품으로 전락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같이 공설운동장 관중석의 비가림 시설의 기대효과가 떨어지자 보은군은 공설운동장 관중석 비가림시설을 외부트랙 밖까지 확장하기 위해 공설운동장 외부트랙 비가림 설치사업을 하겠다며 지난 3월 1회 추경에 8억원의 예산을 편성, 의회에 의결을 요구한 바 있다.
그러나 군의회는 이용객조사 등 활용도 분석 미흡으로 사업성 재검토가 필요하다며 삭감했다.
그러나 불과 2개월만에 코로나 19 추경인 3회 추경에 또다시 8억원 그대로 예산을 요구했다.
의회가 예산삭감 이유로 든 이용객 조사나 활용도를 분석하는 등 예산반영을 뒷받침할한 근거자료를 바탕으로 예산이 편성된 것으로 이해되는 가운데 만약 의회에서 비가림 설치 예산을 반영한다면 전향적인 행정마인드를 요구할 필요가 있다.
즉 기존의 고정관념적인 막구조물 대신 무주군같이 등나무로 비가림을 하거나 장미넝쿨이나 청포도 넝쿨, 담쟁이 넝쿨 등 보다 친환경적이고 농촌환경에 어울리는 시설물로 한다면 지역에 새로운 숨결을 불어넣는 명소를 만들 수 있는 것.
전 세계에 단 하나 밖에 없는 운동장, 자연이 주인공인 운동장, 작은 아이디어가 바꾼 친환경적인 운동장으로 명소가 된 무주군의 사례는 지속적으로 구조물과 시설을 설치하는 시설물 왕국의 보은군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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