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당 참패 속 박덕흠 의원은 독주
통합당 참패 속 박덕흠 의원은 독주
  • 송진선 기자
  • 승인 2020.04.23 09:52
  • 호수 5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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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88% 대 41.44% 득표율…곽상언 유의미한 득표

이번 21대 국회의원 선거는 미래통합당에 대한 심판론 성격이 강하게 나타난 결과를 보였다.
전체 300개 의석 중 더불어민주당 163석, 더불어시민당 17석, 미래통합당 84석, 미래한국당 19석, 정의당 6석, 국민의당 3석, 무소속 5석, 열린민주당 3석을 얻는 등 더불어민주당이 압승을 하고 미래통합당은 참패했다.
당이 이같이 참패한 것과 달리 미래통합당 소속으로 출마한 박덕흠 의원은 압승으로 3선 중진의원이란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동남부 4군 전체 투표수 10만4천814표 중 5만8천490표(56.88%)를 얻었다. 출구조사에서부터 박 의원(64.1%)은 고 노무현 대통령의 사위인 곽상언(34.9%) 후보를 따돌린 것으로 발표됐고, 최종 개표 결과 득표율은 8% 가까이 줄었지만 시종일관 곽상언 후보를 따돌리면서 여유있게 앞섰다.
동남부 4군의 맹주가 된 박덕흠 의원의 승리에는 특별한 승리 요인으로 꼽을만한 게 없다. 굳이 꼽자면 인지도가 높은 현역이라는 점과 주민과의 친화력, 그리고 지난 4년간, 그 이전까지 합하면 8년간 무난하게 지역구를 관리했다는 점 정도다.
또 선거기간 내내 지지도가 하락할 특별한 이유가 일어나지 않았다는 점도 승리 요인으로 꼽을 수 있다.
박 의원은 재선의원을 지내며 국회의원 임기로 보장받은 8년간 동남부 4군을 골고루 순회하면서 평상시 선거운동을 해온 것이 대민친화력도 높이면서 콘크리트 지지층을 확대시킨 것으로 보인다.
이것은 지지율 상승으로도 반영되고 있다. 박덕흠 의원이 첫 출마했던 19대 때 득표율은 40.67%에서 20대 때 56.68%로 16.01% 증가하는 득표율을 보였다. 그리고 이번 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56.88%로 소폭이지만 0.2% 증가했다.
이렇게 지지율이 소폭 늘어나는데 그친 것은 미래통합당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이와함께 충북도의원 재선거에 출마할 후보를 선출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박 의원의 역할에 대한 부정적 기류 등 당내 불협화음이 박 의원의 선거에도 다소 불통이 튄 것으로도 보인다.
박 의원과 경합한 더불어민주당 곽상언 후보의 지지율 상승도 눈에 띄고 있다.
4만2천613표를 획득, 득표율 41.44%를 보였는데, 이는 처음 출마인데다 당이 아닌 인물에 대한 인지도가 좌우하는 시골선거에서 3선 도전자와 경합해 크게 선전했다. 지난 1월 22일 국회에서 보은옥천영동괴산선거구에 출마하겠다고 기자회견을 하고 80여일 만에 치른 선거에서 곽상언 후보는 밀리지 않았다.
역대 선거에서 자민련, 자유선진당 소속 의원을 배출한 적은 있지만 자유당→공화당→민정당→민자당→새누리당→자유한국당 후보가 당선되는 보수텃밭 험지로 꼽힌 이곳에서 민주당 소속으로 받은 높은 점수는 다음 선거 때까지 지역 선거구를 어떻게 관리하고 유권자들에게 다가가느냐에 따라 차기 선거에 큰 변수로 작용할 소지가 높다.
곽상언 후보가 받은 41.44% 득표율은 20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해 낙선한 민주당 이재한 후보의 지지율인 43.31%보다는 1.87% 떨어진 것이다.
그러나 이재한 후보는 처음 출마시 30.93%의 지지율을 받았다. 이재한 후보 첫 출마만 해도 국회부의장 출신 5선인 아버지 이용희 의원에게서 살아있는 정치권력을 물려받아 국회의원 선거를 치렀는데 역시 초선 출마인 박덕흠을 이기지 못했다.
이에 비하면 곽상언의 첫 출마 성적은 이재한씨가 두 번 출마해서 얻은 성적과 거의 맞먹는 높은 성적이다.
곽상언 후보의 높은 점수에는 장인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카드가 주효했다. 여기에 곽상언 후보에 대한 중앙당의 지원은 상당했다. 1호 공약을 발표하는 자리에는 변재일 도당위원장 및 신경민 의원 도종환 의원이 참석해 곽 후보의 백그라운드가 돼준 것을 비롯해 그동안 박범계 의원, 전해철 의원, 도종환 의원, 정청래 전 의원, 표창원 의원, 이인영 원내대표, 이낙현 선대본부장, 이해찬 당대표 등 굵직한 정치 거물 및 중진들이 동남부4군 현장 속으로 들어가 곽 후보를 지원사격했다.
이는 힘있는 여당후보라는 이미직다 형성돼 곽상언 후보의 지지율 상승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같이 곽상언 후보가 당내의 화려한 정치인맥의 도움을 받은 것과 달리 박덕흠 의원은 혼자 선거를 치렀다. 박덕흠 의원은 당선이 된 후 소감에서 "자신은 곽상언 후보와 경쟁을 한 것이 아니라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싸웠다"고 했을 정도.
그럼에도 박덕흠 의원은 자신의 승기를 예상했는지 정견을 발표하거나 정책에 대한 거리 유세 한 번 하지 않았다. 오히려 선거 컨셉을 코로나 19 방역을 전면에 내세우며 유권자들 사이로 파고들었다.
특별히 요란스런(?) 활동, 화려한 지원유세 없이도 박덕흠 의원은 지지율에 거의 변동없이 4년 전의 성적이 유지될 수 있었다.
한편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공표한 후 80여일, 예비후보로 등록하고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뛰어든 후 60여일만에 거둔 41.44%의 높은 지지율에 곽상언 지지자들은  향후 지역 활동을 보다 더 활발하게 하고 초반부터 지역구 다지기를 한다면 4년 후에는 충분히 달라질 수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곽상언 후보는 지난 4월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낙선했습니다"며 박덕흠 미래통합당 대표에 졌음을 알렸다.
"저를 통한 희망을 현실로 만들지 못해 죄송할 뿐이다"며 감사의 인사를 전한 뒤 "저는 또 걷겠다, 걸으며 새로운 내일을 만들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부족한 사람을 용기내어 지지해 주셔서 고맙다"며 "그 고마움으로 또 걷겠다"라는 말로 다음 총선에 나설 뜻이 있음을 밝혔다.
이는 지난 2월 10일 충북도청에서 가진 출마기자회견을 통해 선거에서 졌다고 도망가지 않겠다고 말한 것과 일맥상통한다.
4년 뒤에는 선거법 위반으로 피선거권이 상실된 이재한 전 지역위원장이 사면복권될 것으로 예상되고 또 성낙현 지역자활센터장의 재도전 또한 가능한 그림이기 때문에 민주당 공천을 둘러싼 3파전이 본선 못지않게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곽상언 변호사를 비롯한 민주당 잠룡들의 선거구내에서 활동이 3선 박덕흠 의원의 활동 못지않게 기대를 모으고 있다.

21대 국회의원 선거기간동안 미래통합당 박덕흠 의원이 거리방역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21대 국회의원 선거기간동안 미래통합당 박덕흠 의원이 거리방역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고 노무현대통령 사위인 곽상언 변호사는 노대통령의 이미지가 연상되는 부인 노정연씨와 함께 주민들과 친화력을 높이는 모습이다.
고 노무현대통령 사위인 곽상언 변호사는 노대통령의 이미지가 연상되는 부인 노정연씨와 함께 주민들과 친화력을 높이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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