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장환 마라토너 미대륙 횡단 성공
진장환 마라토너 미대륙 횡단 성공
  • 송진선 기자
  • 승인 2020.04.16 10:27
  • 호수 5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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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46㎞, 69일 8시간 9분, 60대연령으론 최단기간 기록
뉴욕 유엔본부를 뒤로한 파이널 라인을 밟은 진장환 러너가 기쁨의 만세를 부르고 있다.
뉴욕 유엔본부를 뒤로한 파이널 라인을 밟은 진장환 러너가 기쁨의 만세를 부르고 있다.

보은읍 성주리에 사는 진장환(66) 마라토너가 미대륙 5천46㎞에 달하는 횡단에 성공했다.
지난 2월 1일 오전 5시 59분부터 뛰기 시작해 지난 4월10일 오후 6시 8분 도착, 장장 69일 8시간 9분만에, 넷타임으로는 856시간 35분 43초라는 공식적인 기록을 세우며 뉴욕 유엔본부를 뒤로한 파이널 라인을 밟았다.
진장환 러너의 이같은 기록은 지금까지 미대륙횡단에 성공한 280명 가운데 8번째 고령자이고 이중 60대 주자로는 최단 기록이며 소요일수 기준으로는 58번째 기록이라고 한다.
2023년 세계직장인 올림픽 유치 및 2032년 서울·평양 올림픽 공동 개최 유치를 기원하며, 지난 2월 1일 미국 서쪽 LA 산타모니카에서 미대륙 횡단 대정정을 시작했다.
시간당 평균 6㎞, 하루 평균 12시간 14분, 72㎞를 달려 뉴욕 맨해튼 유엔본부까지 5046㎞를 횡단했다. 부상으로 쉰 지난 2월 14일과 3월 10일을 빼면 꾸준하게 매일 70~80㎞를 달렸다.
그의 기록을 보면 달리기 17일만에 1천㎞를 돌파했고, 지난 3월 1일 30일차 2천㎞에 골인했으며, 44일차 3천㎞ 완주에 성공했다. 57일차에는 4천㎞를 완주했고, 12일 뒤인 지난 4월 10일 드디어 69일 만에 횡단 총 거리 5천46㎞ 완주에 성공했다. 목표지점인 뉴욕 유엔본부 앞에 골인했는데 당초 뉴욕 한인마라톤클럽에서 동반 달리기를 하는 등 그를 아는 지인들이 환영행사도 계획했으나 코로나 19로 모든 것이 취소됐다. 그의 조카로부터 소박한 꽃다발을 받는 것으로 뉴욕 입성을 마무리했다.

 

출발지인 LA에서는 LA한인 마라톤 클럽에서 완주를 기원해주고 골인지점인 뉴욕에서는 NY 한인마라톤 클럽 회원들이 함께 기뻐하며 반갑게 맞아주셨다며 동포애를 느꼈다는 진장환 러너는 오는 17일 LA에서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싣고 귀국해서는 발열체크 및 자가격리 과정을 거치게 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근무하다 지난 2015년 6월 정년퇴직한 그는 2010년 울트라 그랜드 슬램도 달성한 바 있다. 그에게 장장 70일간 미대륙횡단의 여정을 부탁했다. 다음은 SNS인 카톡으로 질문하고 답변한 것을 주마간산격으로 정리한 것이다.

진장환 러너와 뉴욕 한인마라톤 클럽회원들의 축하 환영식에서 미대륙 횡딘 성공을 축하하는 기쁨의 화이팅을 외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진장환 러너와 뉴욕 한인마라톤 클럽회원들의 축하 환영식에서 미대륙 횡딘 성공을 축하하는 기쁨의 화이팅을 외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간단한 소감을 말한다면?
국민의 애국심에 대해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미국인들의 나라 사랑과 미국민이라는 자긍심이 아주 강한 것을 느꼈고, 작은 동네마다 군인에 대한 예우와 가로등마다 게시해 놓은 전사자의 사진 등을 보았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에 대처하는 엉성하고 허점많은 미국과 달리 적극적인 한국의 치료 및 방역시스템과 비교하여 국가 및 국민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그로 인해 국가에 대한 충성을 다시금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3년전 부터 준비한 횡단을 완주하여 성원해 주신 분들에게 약속을 지켜 너무나 기분 좋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항상 긍정적인 사고와 절제된 생활을 통한 훈련으로 미횡단 연령대로는 세계 최고기록으로 완주함으로써 젊은이들에게 패기와 자신감을 심어주고 어르신들에게도 나이에 연연하지 않는 운동습관을 일깨우는 작은 선례가 되어 매우 기쁘다.

비가 내리는 가운데 입성한 오하이오에서 진장환 러너가 오른손을 치켜들고 환호하고 있다.
비가 내리는 가운데 입성한 오하이오에서 진장환 러너가 오른손을 치켜들고 환호하고 있다.

특별히 어려웠던 점이 있었다면?
출발 9일부터 오른쪽발의 건염으로 너무 고통스럽게 애리조나(약 500㎞)를 통과했고 뉴멕시코주에서는 눈보라의 추위와 강풍 속에서 3천m급의 험한 고개를 넘었고 산짐승 퓨마의 공격도 받을 뻔했으나 현지 주민이 쫓아줘 달리기를 계속할 수 있었다.
미조리주, 일리노이주, 인디아나주, 오하이주를 통과하는 3주 동안엔 폭우가 계속 돼 고생을 했는데 비를 맞으며 뛰는 그를 주민들이 신고해 경찰이 출동한 웃지못할 에피소드도 있다.
펜실바이아주 애팔래치아 산맥을 통과할 때는 600~800m의 험한 고개를 하루에 4~6개를 넘느라 고생했던 기억이 또렷하다.
뉴멕시코주에서는 구간 완주를 했으나 모텔이 너무 멀어 모텔까지 50~70㎞를 차로 이동해 잠을 잔 후 다시 그 자리로 돌아가서 달리기를 했고, 인디언보호구역에서는 길을 잃어 헤매는 그를 부친이 한국 전쟁에 참여했었다는 인디언의 도움으로 주로를 찾아 순탄하게 달린 아찔한 순간도 있다. 그는 친절한 인디언에게 우리나라 라면 1뭉치를 선물하고 고마움을 표했는데 그사람이 머릿속에 계속 남아 있다고 전했다.

달린 구간의 풍광을 소개한다면?
출발지였던 LA는 열대기후에 잘 단장된 도로와 주택, 그리고 꽃과 나무가 그림처럼 아름다웠고, 모하비 사막은 황량한 불모지이지만 그 자체로 아름다움이 느껴졌다.
애리조나주와 뉴멕시코주는 평원과 분화구, 차별 침식에 의한 멋진 바위들이 기억에 남는다. 바위가 많아서인지 바위가 들어간 지역명이 많았는데 예를 들면 스탠딩록. 윈도우록 등이 그것이다.
오클라호마주는 초원의 가축과 원유 시추기, 풍력 발전기의 조화가 아름다웠고, 중부 대평원은 거칠 것 없이 시원하게 펼쳐진 넓은 들판과 드높은 하늘이 대륙임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펜실바니아주의 애팔래치아 산맥에서는 아름다운 계곡과 호수, 울창한 삼림지대의 조화를 이룬 풍광이 강원도의 산골같은 풍광이 지금도 눈 앞에 선하다.

진장환 러너의 빛나는 도전인 미국 대륙 횡단 성공을 기원하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축하 휘호.

장거리 달리기 다음 계획이 있다면?
앞으로 남아메리대륙의 남쪽끝 칠레의 마젤란 해협부터 캐나다 북쪽 끝의 북극해까지 남북 아메리카 대륙 종단과 유라시아 대륙의 서쪽 땅끝인 포르투갈의 호까곶에서 북한을 거쳐 서울까지 유라시아 대륙 횡단 등을 하고 싶다.
국내 5천100㎞ 전국 일주와 이번 미대륙 횡단의 경비는 나의 인력시장을 통해 노동으로 번 돈과 마라톤 동호인들, 지인들의 후원금으로 충당했는데 남북 아프리카 대륙 종단과 유라시아 횡단은 기업 등의 적극적인 후원이 있어야 가능하다.  기업체의 후원을 기다리며, 언제든지 도전할 수 있도록 훈련을 계속할 것이다.

후원자와 지인들에게 인사한다면?
군 취사병 출신인 로드 매니저와 70일간 밤낮을 함께 동고동락했다. 달리면서 포기란 생각은 한 번도 한 적이 없다. 인간의 능력을 믿기 때문이다.
인간은 어떠한 상황과 환경에도 적응이 가능하다. 통증이 있을 때도 이는 몸이 달리기 모드로 리셋되는 과정이기에 포기는 단 한 번도 생각지 않았다. 그리고 많은 분들이 후원해 준 것을 생각하면 오히려 정신이 번쩍났다.
반드시 좋은 기록으로 완주하는 것만이 후원에 보답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저를 후원하고 응원하여 주신 분들 정말로 감사드린다. 제가 보답할 수 있는 방법은 완주와 완주 후 봉사뿐이라 생각하고 열심히 뛰었다.
이제 귀국하면 열심히 일하고 체력훈련을 통해 다음 도전의 기회가 오면 즉시 실행하도록 하고 지역사회 및 마라톤 동호인들을 위해 봉사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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