⑤발효음식 만드는 오애선 회남면생활개선회장
⑤발효음식 만드는 오애선 회남면생활개선회장
  • 송진선 기자
  • 승인 2020.03.12 09:51
  • 호수 5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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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생활 접고 회남 산수리에서의 농촌생활로 건강 찾아

몸의 건강은 약이 아닌 운동과 음식으로도 다질 수 있다. 몸속 면역력도 음식으로 향상시킬 수 있다. 요즘 코로나 19 기승으로 면역력증강에 도움을 주는 음식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졌다. 면역력을 높이는데 큰 역할을 하는 것 중의 하나로 발효음식이 손꼽힌다.
오애선 회남면 생활개선회장댁의 상차림은 자연음식, 전통 발효음식이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패스트푸드, 정크 푸드가 아닌 슬로우 푸드가 건강을 유지시킨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고 있다. 우리나라 대표적인 슬로우 푸드인 발효음식으로 건강한 생활을 실천하고 있는 오애선 회장은 발효음식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그녀의 집을 찾아가는 길은 멀지만 잔잔했다. 동네 앞이 대청호를 이루고 있는 회남면 산수리 본동네와는 외따로 떨어져 있는데 아뿔싸 대청호 물이 가득 차서 진입로가 물에 잠겨버렸다. 오애선 회장의 남편 김기형씨가 직접 통통배를 몰고 나와 기자를 집에 데려가고 취재를 마친 후에는 마을까지 데려다 주는 수고로움을 아끼지 않았다. 오 회장이 갖고 있는 발효음식 레시피 만큼이나 통통배로 대청호를 가로질러야만 그녀의 집에 닿을 수 있는 그 여정이 지금도 생생하다. 아 대청호의 속살이 이렇게 생겼구나.

집으로 가는 길이 대청호 물에 잠겨 배를 타고 들어가야 하는 회남면 산수리 오애선(사진 왼쪽) 회장과 남편 김기형씨가 코로나 19로 인해 어린이집 등이 문을 닫는 바람에 외가에서 지내는 외손녀 채서경(3살)양과 요즘 전원생활을 만끽하고 있다.
집으로 가는 길이 대청호 물에 잠겨 배를 타고 들어가야 하는 회남면 산수리 오애선(사진 왼쪽) 회장과 남편 김기형씨가 코로나 19로 인해 어린이집 등이 문을 닫는 바람에 외가에서 지내는 외손녀 채서경(3살)양과 요즘 전원생활을 만끽하고 있다.

#보물창고에는 발효음식이 빼곡
된장, 간장, 고추장과 식초, 전통주까지 모두 발효해서 얻는 음식들이다. 요리를 하는데 기본이 되기도 한다. 오애선 회장은 된장, 간장, 고추장은 물론 식초까지 만들고 전통주까지 빚는다. 음식의 기초가 될 발효음식을 모두 직접 해서 먹으니 건강에 얼마나 유익할까?
그녀의 보물창고에는 자신이 농사지은 대추를 이용해서 만든 대추식초가 작은 병에 빼곡히 담겨 있었다. 와인도 적당한 온도에서 보관을 잘하면 오래 묵힌 것일수록 좋은 것처럼 식초도 마찬가지. 적당한 온도에서 발효시켜 밀폐시켜 저온 저장해놓으면 오래 묵어도 맛이 좋다고 한다.
그녀가 기자에게 내놓은 식초 건강 음료는 이랬다. 우유에 대추식초를 떨어뜨린 일종의 요쿠르트. 단백질이 몽글몽글 응고됐는데 마치 끓인 콩물에 간수를 넣으면 몽글몽글 엉키는 것 같은 현상이다.
한 모금 마시니 시큼함이 느껴졌지만 단맛이 돌면서 옅은 대추향이 풍겨 신맛나는 것까지 휘감아 먹기 불편하지 않았다. 고기를 많이 먹어 산성화된 몸에 식초가 들어감으로써 알칼리를 높여줘 산도의 균형을 맞춰 주는 것같은 기분마저 들었다.
오애선 회장은 이렇게 식초를 이용해 음료를 만들어 먹는 것 뿐만 아니라 여름에는 물에 희석시켜 음용수처럼 마신다고 했다. 피로를 푸는데 제격이라고.
여러 채소를 이용해서 만드는 샐러드드레싱에도 대추식초를 넣어 반찬에 활용하는 등 건강식으로 만들어 먹고 있다. 요즘 시금치는 달다며 삶아서 무쳐먹는 것보다 겉절이가 좋다고 했다. 건강식이라는 것.
그녀의 보물창고 한 쪽에는 숙성된 대추식초 뿐만 아니라 장아찌 무가 가득 담긴 큰 통도 자리하고 있었다. 다른 반찬없이 그냥 밥과 무장아찌만으로도 잃었던 입맛을 찾은 것처럼 군침이 돌았다. 무장아찌는 오 회장이 연중 반찬으로 먹는 것으로 무장아찌를 담기 위해 빼놓지 않고 짓는 농사거리이다.
여기에 장독대에는 된장과 간장, 그리고 대추를 넣어 만든 대추고추장이 햇살 아래 익어가고 있다.
1년 농사처럼 만들고 있는 매실농축액도 그녀의 저장고를 채우고 있다. 매실에 소금을 섞어 보드랍게 만든 후 살을 저며 설탕을 재워놓으면 시간이 지나는 만큼 농축 발효돼 청이 만들어진다. 100일 후에 매실 과피는 장아찌를 만들어 밥반찬으로 먹으면 그만이라고.
생각만 해도 침이 넘어간다. 오 회장 가족의 1년 건강을 지켜주는 발효음식들이다. 오 회장은 물이 차 외부로 나가지 못해도 이것들로 뚝딱뚝딱 밥반찬을 만들어 내놓는다. 고기반찬이 없어도 든든함을 갖게 한다.

오애선 회장의 보물창고를 채우고 있는 대추식초 등 천연 발효식초.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 든든하다고 말한다.
오애선 회장의 보물창고를 채우고 있는 대추식초 등 천연 발효식초.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 든든하다고 말한다.

#그녀가 만든 것은 모두 건강식
슬하에 39살 딸과 36살 아들이 있는데 자녀들이 아주 어렸을 때 직접 피자를 만들어 먹였을 정도로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시중에서 파는 피자를 먹으면 자녀들이 토했을 정도.
시골로 귀농하기 전 대전에서 살 때도 조미료를 사용하지 않을 정도로 천연재료를 이용했고 그 때도 손이 많이 가지만 된장, 간장, 고추장을 직접 담아 먹었을 정도로 좋은 식재료로 음식을 만들어 먹었던 그녀였지만 대전에서 살 때는 오래 걷기가 힘들 정도로 몸이 불편했다.
그런 오애선 회장이 회남면 산수리로 귀농해 주업인 대추(1천500평)외에 퇴비를 줘서 직접 기른 무, 배추, 파, 고추 등 좋은 식재료로 음식을 만들어 먹었다. 걷는 불편이 차츰 차츰 없어지고 몸도 훨씬 더 좋아지는 게 느껴졌다.
마음에 여유가 생기자 많은 제사 때마다 늘 구입해서 썼던 제주(전통주) 만들기에 도전하고 몸에 좋다는 천연발효식초를 만들기에도 도전했다. 술이 완전히 완성되기까지 2개월, 식초 완성되기까지 3개월이라는 장고의 시간이 걸리지만 술이 익고 식초가 숙성되는 것을 기다리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
오 회장은 "식초용 현미술(와인)을 만들어 물을 희석, 자연발효를 시키는데 이때 발효실 온도를 28도~35도 사이로 맞춰 3개월 정도 숙성을 시켜야 한다"며 "발효 온도 때문에 보통 7월말 또는 8월초에 식초를 만드는 것이 좋다는 것"도 체험으로 익혔다.
오 회장은 "산도가 있는 과일은 다 식초를 만들 수 있고 실패확률도 거의 없지만 대추는 산도가 없어서 식초를 만드는 과정이 까다롭다"고 말했다.
갖은 정성을 다하고 어려운 과정을 거치고 오랜 기다림 끝에 얻은 음식이라 더 귀하고 아까울 법도 하지만 오애선 회장은 전통주와 식초를 지인들에게 퍼주고 동네 주민들과도 나눠 먹으며 정을 쌓는다. 오 회장의 푸근한 인상에서도 이를 읽을 수 있다.
회남면 생활개선회장인 오애선 회장은 발효음식이 몸에 좋기 때문에 면내 관심있는 회원들에게 전통주와 식초만드는 방법을 가르쳐주고 함께 실습도 할 계획이다.

간장과 물을 환상의 비율로 희석시킨 무장아찌를 담고 있는데 오애선 회장이 지난해 11월에 담은 무장아찌를 꺼내고 있다.
간장과 물을 환상의 비율로 희석시킨 무장아찌를 담고 있는데 오애선 회장이 지난해 11월에 담은 무장아찌를 꺼내고 있다.


#남편의 외조로 왕성한 사회활동
매우 가정적인 오애선(68) 회장이지만 적극적으로 사회활동을 하는데 여기에는 남편 김기형(67)씨의 적극적인 외조가 큰 역할을 한다.
오애선 회장이 2016년 자부담으로 충북농업기술원이 주관한 교육에서 전통주와 식초 담그는 법을 배웠는데 남편 김기형씨는 4개월 동안 교육장인 진천까지 운전을 해서 태워다 주고 태워오곤 했다.
교육이 저녁시간에 배정돼 있어서 낮 시간 농사일로 몸이 피곤할텐데도 한 번도 빠짐없이 운전을 도맡아줬다.
이뿐만 아니라 대부분 발효음식을 만들 때 많은 양을 저장하고 보관해야 하기 때문에 힘을 쓰는 작업이 많은데 그럴 때도 단 한번 귀찮아하지 않고 도와줬다고 했다.
지난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산수리 이장도 맡았던 당시 마을이 행복마을 사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우물을 복원하고 집집마다 국기 게양대를 설치하고, 덕고개 국화꽃 가꾸기와 안길 꽃가꾸기 등 마을가꾸기 사업으로 공동체 정신 구현 등 많은 마을사업을 펼쳐 이듬해에는 사업비가 격상돼 더 많은 자금을 확보, 주민들로부터 박수를 받았다.
대청댐 조성으로 수몰된 송포리 출신인 남편을 도와 지난 1월말부터 시작한 대추나무 전지와 퇴비시비를 돕고 월동깍지벌레의 알을 없애기 위해 대추나무 피 벗겨내는 작업, 골마다 부직포 깔기 등의 작업으로 2020년 영농을 시작한 오애선 회장.
전통주 한 잔으로 갈증을 해소하고 우유에 대추식초를 넣어 만든 음료로 영농의 피로도 풀며 쑥쑥 크는 봄햇살만큼이나 면역력도 키우고 있다.

진입로가 대청호 물에 잠겨 집을 오갈 때는 배를 타야 이동할 수 있다. 김기형씨가 부인 오애선 회장과 외손녀 채서경 양을 태운 배를 운전해 집으로 향하고 있다.
진입로가 대청호 물에 잠겨 집을 오갈 때는 배를 타야 이동할 수 있다. 김기형씨가 부인 오애선 회장과 외손녀 채서경 양을 태운 배를 운전해 집으로 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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