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문화 강국 대한민국의 문화 일번지가 보은이라면~
[칼럼] 문화 강국 대한민국의 문화 일번지가 보은이라면~
  • 편집부
  • 승인 2020.03.12 09:32
  • 호수 5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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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최 생 호
(문화충전소 가람뫼 대표, 강산리)

오래 전부터 마음 한곳에 자리한 깊고 강한 울림이었다.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 가장 부강한 나라가 되기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남의 침략에 가슴이 아팠으니, 내 나라가 남을 침략하는 것을 원치 아니한다. 우리의 부력(富力)은 우리의 생활을 풍족히 할 만 하고, 우리의 강력(强力)은 남의 침략을 막을 만하면 족하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 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겠기 때문이다."
김구 선생님이 '백범일지'에 남기신 말씀이다. 그 분의 소원은 대한의 독립이었고, 독립된 나라의 꿈은 문화 강국이었다.
그 분의 바람이 이루어 진 것일까?
요즘 문화가 부강한 나라는 분명 대한민국이다.
BTS와 아카데미 4관왕에 빛나는 '기생충'을 보며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이었다.
한류 문화의 황금기가 도래한 듯하다.
글로벌 대중 문화를 선도하는 한류  열풍과 문화 콘텐츠로 파생되는 수익이 110조원이란다.
1년 국가 예산의 1/4이다.
미국의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는 영화 한 편으로 우리나라가 자동차 150만대를 수출해야 벌 수 있는 수입을 올렸다. 모든 문화의 힘과 크기와 규모는 가늠하기 힘들다.
역사 속 한 줄의 기록이나, 한 사람의 이름, 구전으로 전해오는 이야기와 상상속의 소재가 영화나 드라마로 만들어 진다. 그중 일부는 엄청난 화제와 파장을 불러오며,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고 해외로 수출되어 외화를 벌어들인다. 배경으로 등장한 곳이 관광명소가 되어 국내는 물론 세계 각지에서 여행객이 끊이지 않고 찾아온다.
글로벌 시대, 시간과 거리는 더 이상 문제가 되지 않는다.
보은은 자연과 역사, 학문과 예술은 물론, 숨겨진 이야기의 보고이다.
제2의 금강이요, 천연기념물과 1천여종이 넘는 동식물의 보금자리인 속리산, 수많은 국보와 보물을 품은 법주사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 멀지 않은 과거의 영광과 번성이 그립다.
삼국시대, 각 나라의 위세를 상징하듯 영토 확장의 꿈은 보은으로 향했다.
고구려의 군사들이 충주를 지나 보은에 닿았고, 백제와 신라는 노고산성(산성리)과 삼년산성(어암리)을 사이에 두고 중동 들판에서 치열하게 싸웠다. 중동 들판을 말 무덤이라 부르는 이유이다.
신라 때 최고의 문장가로 당나라에 까지 이름을 날린 고운 최치원부터 조선시대 명망있는 학자와 풍류객들이 수시로 찾아들어 학문을 닦고 사상을 논하며 시대를 사유하던 고장이다.
고려 태조 왕건이 말티재를 걸었고, 어린 조카의 왕위를 찬탈하며 권좌에 올랐으나 그 업보의 무게를 견디기 힘들었던 세조도 병든 몸과 마음을 치유하기 위해 말티재를 넘었다.
동학농민혁명의 시작과 끝이 보은이다. 더불어 전쟁, 학살, 재해와 같이 어두운 역사의 현장을 돌아보며 자기를 성찰하는 여행 프로그램인 '다크 투어'의 현장도 보은 곳곳에 묻혀있다.
천재시인 '오장환'의 요절이 못내 안타깝고 애절해서 일까. 굴지의 출판사를 일궈낸 분이 여기서 나셨고, 이름 있는 문인들이 곳곳에서 문향을 피워 올리고 계신다.
오랜 세월, 장인정신으로 혼과 얼을 계승하며 솜씨를 갈고 닦으신 무형문화재 선생님들과 재능있는 문화예술인들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영혼없는 건물과 사람이 배제된 공간, 이야기와 특색이 없는 공원, 옛 명성에만 기댄 유적, 즐거움과 감동이 없는 축제, 전통과 공감이 결여된 복원은 사상누각이다. 지속적 인구 감소와 쇠락한 지역경제, 짓눌린 군민의 자존심과 자긍심을 회복하는 길은 무엇인가?
이젠 지위의 높고 낮음과 부의 많고 적음, 권력의 강함과 약함, 권한의 넓음과 좁음, 지식의 깊음과 얕음, 나이의 많고 적음과 물리적 거리의 멀고 가까움을 떠나 보은 군민 모두 하나의 사명으로 함께 하는 것뿐이다.
보은이 문화 강국 대한민국의 빛나는 문화의 중심이 되는 것이다. 대한민국 문화 일번지 보은을 위하여!

※귀농 10년, 보은사람들 창간 10주년, 생면부지 낮선 곳에서 함께한 인연이 이 자리까지 이어졌습니다. 참 농부의 길과 민주시민의 삶을 잃지 않으려 애쓰며 지나 온 시간, 많은 보은 군민들의 사랑과 격려, 도움을 받았습니다. 비록 부족한 생각의 깊이와 짧은 지식, 보잘 것 없는 서툰 글 솜씨지만 허락된 시간과 공간의 만남에서 독자 분들과 군민들께 누가 되지 않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치열하게 고민하는 날들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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