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권자 목소리⑨ 유정순(55, 보은 성족) 여성농업인보은군연합회장
유권자 목소리⑨ 유정순(55, 보은 성족) 여성농업인보은군연합회장
  • 송진선 기자
  • 승인 2020.03.05 10:15
  • 호수 5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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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의 핵심인력 여성농업인에 대한 지원 있어야"
유정순 회장
유정순 회장

여성농업인의 역할은 매우 다양하다. 농업과 농외소득 활동에 중추적인 경제주체이며 자녀양육과 교육, 가사노동, 부모부양, 지역사회활동 등 셀 수없이 많다. 여성농업인들이 이 모든 역할을 완벽하게 해내고 있어 마치 슈퍼우먼처럼 보인다. 그러나 기댈 곳 없는 몸과 마음은 이미 파김치가 된지 오래이다.
여성농업인들에게 가장 하고 싶은 게 무엇이냐고 물으면 누가 밥을 해주면 좋겠고 간섭받지 않고 푹 쉬고 싶은 것이 아닐까 한다.
논일을 하든, 밭일을 하든, 과수원에 나가든 남편과 똑같이 일하지만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남편은 쉬지만 여성은 찌개를 데우고 생채나물이라도 묻혀 밥상을 차려야 하는 몫이 있다. 저녁때도 마찬가지이다. 남편은 하루종을 일했다고 피곤하다며 쉬는데 여성도 녹초가 된몸을 깨워 저녁밥상을 차리고 밥먹은 상을 치우고 빨래를 하거나 빨래를 개고 방을 대충이라도 치운 후 하루일과를 마친다.
요즘은 가사를 분담하는 남편들이  늘고 분담비중도 점점 높아지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가사는 여성의 몫으로 남겨두는 경우가 많다. 농사짓고 가사에 육아까지 맡고 있는 여성농업들은 하루종일 종종 거린다.
지난 3월 3일 정치권에 전할 여성농업인 목소리를 듣기 위해 만난 여성농업인보은군연합회 유정순 회장은 농사일과 가사까지 부담해야 하는 여성들에게 필요한 것은 쉼이라고 말했다.
쉼에는 누가 여성대신 밥을 해주는 것도 포함돼 있다고. 유 회장은 일부 지역은 농번기 공동급식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시군 차이 없이 전국 어디서나 여성농업인들을 위해 공동급식이 정책적으로 반영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유정순 회장은 또 농업계에선 농민수당이 화두가 되고 있다며 해남군과 같이 이미 시행되는 지역이 있는데 재정자립도에 따라 지자체별로 차이가 있는 것이 아니라 정책적으로 농업인이면 누구든 혜택을 보도록 일괄 시행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여성농업인이 농업인구 절반을 넘어섰고 농업, 농촌의 핵심인력이지만 이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이가 대다수이고 남아직도 성의 보조자, 조력자, 아낙네 정도로 보는 구태의연한 시각이 만연해 있다며 잘못된 시각을 바로 잡고 여성농업인의 노고를 격려하고, 긍지와 자부심을 고취해 지위를 향상시킬 수 있는 정책이 많이 수립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서울에서 살다가 남편의 고향인 성족리로 귀농, 집에서 누청 삼거리까지 거의 1㎞ 정도 걸어나가 버스를 타고 읍내를 다녀오는 불편한 생활을 수없이 했다는 유정순 회장은 2년전 여성농업인회 보은군연합회장을 맡았다. 던체에는 200여명의 회원이 가입돼 있다. 남편 김홍래 대추연합회장과 대추(5천평)농사를 짓고 있으며 여름철 수입이 없어 풋고추 하우스를 설치해 올해부터는 고추농사도 계획하고 있으며 150주의 호두나무 과원도 경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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