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토너 진장환씨(66, 보은 성주)
마라토너 진장환씨(66, 보은 성주)
  • 송진선 기자
  • 승인 2020.01.16 10:20
  • 호수 5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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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대륙 횡단 D-16일 2월 1일 미국 산타모니카 비치 출발,
하루 80㎞ 달리기, 총 5천130㎞ 대장정

엊그제 시작된 것 같은 경자년의 초침이 빠르게 지나고 있다. 일상의 목표, 1년의 목표가 착실히 추진되고 있는지, 만약 느슨해졌다면 다시 고삐를 죌 일이다. 2020 숫자적으로도 꽉 채워진 올해는 4월 15일 국회의원 선거가 있고 보은은 도의원 재선거를 실시한다. 새로운 인물을 뽑는 것이다. 새로운 사람은 또 새로운 희망을 갖게 한다.
우리 주변 사람들은 어떤 희망, 어떤 기대를 갖고 있는지 올해 어떤 목표를 세웠는지 들어보고 그 목표가 실현되기를 간절히 기원할 계획이다. 경자년을 뛰는 사람들의 글쓰기를 시작한다.(편집자 주)

진장환씨 미대륙 횡단 조끼 디자인.

살아있는 건각, 대한민국 구석구석, 5천㎞ 완주 기록을 갖고 있는 사나이 진장환(66, 보은 성주) 마라토너가 달리기 인생의 또다른 역사를 쓰기 위한 출발선에 섰다.
1월 28일 LA행 비행기에 몸을 싣고 미국에 도착해 2월 1일 드디어 달리기를 시작한다. 하루 80㎞씩 달릴 계획인데 그가 계획한 미국횡단 거리가 총 5천130㎞.
이 거리가 어느 정도인지 상상조차 하기 힘들다. 첫 미국횡단 여정의 스타트인 LA 산타모니카 비치를 시작으로 미국 13개주를 달려 4월 10일경 유엔본부로 골인한다.
진장환씨는 인터넷 지도를 통해 자신이 뛸 전 구간에 대한 로드뷰를 하면서 시뮬레이션까지 마치고 그 여정에 맞춰 보은에서 훈련 중이다.
LA는 지금 가을날씨인데 LA를 벗어나면서부터 2천킬로미터 가량이 모래사막이 아닌 관목이 있는 사막으로 이 일대 애리조나주를 지나 오클라호마주까지는 고생한다는 게 진장환씨의 설명이다.
하지만 출발지인 산타모니카 비치에서부터 로키산맥, 애리조나주와 뉴맥시코의 황량한 황무지, 오클라호마의 파이오니아 우먼상, 가장 빨리 미국을 횡단한 촌뜨기 앤드페인, 미시시피강, 일리노이주의 옥수수밭 지평선, 인디아나 오하이오주의 광활한 목장지대, 펜실베니아주의 산림지대, 뉴저지주를 지나서 조지워싱턴 다리, 센트럴파크 등 인터넷 지도로 로드뷰를 하면서 이미 그곳을 달려가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정도다.
그러나 일리노이주를 달릴 때는 초봄이어서 목화밭이나 옥수수밭 지평선을 볼 수 없다는 게 아쉽다는 표정이다.
또 미국의 땅덩이리가 워낙 크기 때문에 달려도, 달려도 식당과 잠잘 곳이 나오지 않는다고 한다. 우리나라 같이 달리면 곧바로 도시가 연결되고 음식점, 모텔이 눈에 띄는 것은 미국에서는 상상할 수가 없다는 것.
그래서 자신을 서포터즈할 사람이 매우 중요한데 진장환씨는 LA 라디오 코리아방송을 통해 로드매니저를 구했다고 밝혔다.
마라톤으로 미국을 횡단한다는 것을 홍보하면서 서포트할 사람을 구한다는 방송을 했는데 마침 이 방송을 청취한 미국 교민으로부터 연락이 와 서포터즈를 구한 것이다.
하루 보통 여자 1천500 킬로칼로리, 남자 2천 킬로칼로리의 열량의 식사를 하는데 하루 80킬로미터를 뛰는 진장환씨는 하루 6천킬로칼로리를 먹어야 한다. 늦어도 1시간 30분마다 빵, 고기, 햄, 치즈 등 가리는 것 없이 먹어서 칼로리를 채워야 다시 뛸 수 있는 것이다.
이런 모든 것을 로드매니저와 공유한 진장환씨는 요즘 출국전 마무리 훈련과 마무리 준비물 챙기기에 여념이 없다.
장장 5천130㎞를 달릴 때 입을 복장은 보통 등산할 때 얇은 곳을 여러 겹 껴입고 등산하면서 땀이 나면 한 겹, 한 겹 벗어서 땀 배출을 돕고 추위를 느끼기 전에 다시 옷을 껴입어서 보온을 해주는 것과 같다. 최대한 추위로부터 몸을 보호하는데 주안점을 뒀다.
올림픽이나 세계마라톤대회에서 선수들이 러닝 팬츠와 민소매를 입고뛰는 것 같은 모습을 상상한다면 정말 큰 오산이다. 그의 뜀박질 옷차림은 방한장갑에 방한모는 물론 윈드자켓이나 롱 패딩, 파카를 챙겨 입어야 할 정도로 추위와 싸우는 여정이다.
보은을 위해 자체 제작까지 했다. 겨울철에는 속까지 추위를 타는 경우가 허다해 연습하는 내내 앞판 양쪽에 끈을 단 허벅지까지 내려오는 일명 배 덮개를 만들어 착용하면서 속까지 시려오는 상황까지 대비하고 있다.
운동복도 모두 자체 디자인 했는데 그동안 그를 지원하고 후원하고 무언으로 격려한 많은 이들에게 자신의 몸을 내어줬다. 미대륙 횡단이 자신과의 싸움이고 자산이 가질 영광의 기록이지만 개인 차원을 넘어 대한민국, 보은, 그리고 자신과 관계가 있는 지인, 단체까지 그의 뜀박질 여정 내내같이 간다는 것.
러닝복 위에 입을 조기 앞면과 뒷면에 자신을 후원해온 업체, 단체 등의 로고를 제작해 부착했다. 진장환씨는 감사하게도 본보 로고도 앞면과 뒷면 등판에 새겨넣었다.
'풀뿌리 민주주의 초석 보은사람들'은 이곳 대한민국 충청북도 보은군 보은로 121번지에 위치하고 있지만 진장환씨가 미국을 횡단할 때만큼은 그와 함께 미대륙을 횡단하게 되는 것이다.
그동안 진장환씨는 미대륙 횡단 계획을 밝히며 스포츠 브랜드, 보은군 등 자치단체에 후원을 요청한 바 있다.
전국을 누비고 단 한 번도 기권하지 않고 계획했던 전 구간을 완주하고 또 그 기록은 그와 함께 달리기를 해온 건각들이 알고 있고 또 이 땅이 기억하고 있기 때문에 후원은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철저히 빗나갔다.
스포츠브랜드는 진장환씨처럼 불굴의 의지로 계획된 구간을 완주하는 사람에게 후원을 하는 것이 아니라 누가 얼마나 기록을 단축시켰는지에만 주목하기 때문에 진장환씨같은 의지의 사나이가 눈에 들어오지 않은 것이다. 행정기관 또한 마찬가지. 지원한 전례가 없다는 답변으로 빠져나간 게 사실이다.
그래서 이번 미대륙 횡단에 드는 거의 모든 경비는 산불감시원을 하고 건설현장에서 노무일을 해서 비축해놓은 것으로 충당하고 있다.
진장환씨는 그나마 건강하기 때문에 경비를 모은 것이 얼마나 다행이냐고 답하는 긍정적인 에너지가 그를 지금 여기까지 데려온 것이 아닐까?
꼭 성공해서 미국에 한국인의 혼을 심고 대한민국의 기개를 보여주겠다는 그는 인간의 한계를 부정하는 울트라의 한계를 실증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 노인들에게는 움츠려있지 말고 청소년들에게는 노력하면 안되는 게 없다며 도전하고 부딪혀보라는 것을 몸소 보여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미국횡단 종주 계획을 수립한 후 매일 80㎞씩 달리기를 하며 상상할 수 없는 거리인 5천130㎞를 달리겠다는 그가 경자년 새해를 맞아 곧 스타트라인에 서게 된다. 그의 성공을 맘으로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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