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젊은 것들은 버릇이 없다!?
요즘 젊은 것들은 버릇이 없다!?
  • 편집부
  • 승인 2019.12.25 21:39
  • 호수 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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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리스트 이만동(조자용민문화연구회 대표,도화리)

3천700년 전 수메르의 점토판에 쓰여 있던 글이다. 2천300년 전 아테네 유적과 2천200년 전 중국 한비자에도 역시 그런 글이 있다고 한다. 수천 년이 지난 지금도 이 말은 변함없이 회자되고 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기성세대에게 젊은이들은 언제나 버릇이 없고 미숙한 존재인가 보다. 젊은이들의 패기와 열정과 도전의식과 반짝이는 창의력이 없었다면 인류 사회는 발전할 수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한편 젊은 세대는 보수적인 기성세대가 답답하고 창의성 없고 고루하고 편협하며 정의롭지 못하다고 성토한다. 그랬던 젊은이가 나이를 먹으면 자신들이 욕했던 기성세대와 똑같은 행태를 보이며 내뱉는다. “요즘 젊은 것들은 버릇이 없다!" 인간은 확실히 망각의 동물이다.
이런 현상은 우리 정치사에서도 반복되고 있다. 해방 후 노회한 고령의 대통령과 노후 부패 세력이 지배하던 정권은 젊은 군부 정권으로 바뀌었다. 61년 쿠테타 당시 박정희는 44세였다. 노후한 야당 역시 1970년, 43세였던 김영삼과 46세였던 김대중이 40대 기수론을 주창하며 정치권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다. 한국은 60년대부터 80년대까지 개혁적이고 저돌적인 정부와 피끓는 야당 지도자들의 젊은 열정과 희생으로 세계 역사에서 보기 드문 산업화와 민주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데 성공했다. (군사정권의 엄중한 죄과와 부당성은 논외로 하자.)
그러나 1990년 대 들어 김영삼과 김대중은 자신들이 물러나라고 주장했던 나이인 66세, 74세에 은퇴 대신 차례대로 대통령이 되었다. 노무현이 56세에 당선되었지만 이후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계속 60, 70대 대통령을 맞이하고 있다. '소통'과 '개혁'이 전 세계적인 정치의 중심 화두가 되고 있다. 생각해 볼 문제이다.
2015년 자유분방한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43세의 나이로 총리에 취임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당시 폴란드 대통령 안제이 두다느 43세, 벨기에는 그보다 젊은 40세의 샤를 미셸이 총리직을 맡고 있었다. 이탈리아, 네덜란드, 룩셈부르크, 체코, 그리스 총리가 모두 40대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노쇠한 정치인들이 지배하는 한국과 대비되어 놀랍고 부러웠다.
그런데 그게 끝이 아니었다. 최근 40대 지도자들이 받던 스포트라이트가 30대 지도자들로 이동하고 있다. 지난 10일,  34세의 산나 마린 핀란드 총리가 세계 최연소 총리로 취임했다. 뉴질랜드 총리는 39세의 워킹 맘 저신다 아던이다. 그녀는 지난 해 9월에 생후 3개월 된 딸을 안고 유엔회의장에 입장해 화제를 일으켰다. 카를로스 알바라도 코스타리카 대통령(39세)은 로큰롤 가수이자 소설 두 권을 낸 작가 출신이다. 지난 9월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총회에서 연설 중 휴대전화로 '셀카'를 찍어 화제가 된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은 38세다. 변호사 출신으로 정계 입문 3개월 만에 총리가 된 알렉세이 곤차룩 우크라이나 총리(35세)도 30대다. 제바스티안 쿠르츠 오스트리아 국민당 대표는 지난 9월 총선에서 승리해 두 번째 총리직을 눈앞에 두고 있다. 올해 33세로 마린 총리보다 한 살 어리다. 27세에 외무장관을 지냈다.
세계 정치의 주역들이 40대에서 30대로 점점 더 젊어지는 이유는 분명하다.
첫째, 기성정치권의 정체된 오랜 고정관념과 극도의 부패와 극심한 빈부격차 등에 염증을 느끼면서 새로운 시대에 맞는 변화를 갈구하기 때문이다. 둘째, 80년대에 태어난 30대 지도자들은 어린 시절부터 모바일과 인터넷 문화가 몸에 밴, 인터넷 아비투스(몸에 밴 습관) 세대들이다. 그들은 2차 산업혁명 세대인 전 세대와는 완전히 다른 3차 산업혁명의 시작과 동시에 태어난 인간들이다. 그들은 권위적이었던 기성정치권들과 전혀 다른 행태를 보인다. 인터넷 네트워크와 소셜미디어를 능숙하게 적극 활용해 국민들과 소통한다. 쿠르츠 대표가 2014년 유엔총회에서 “우리 젊은 세대는 페이스북과 트위터로 국경을 넘어 소통한다"고 한 말은 매우 상징적이다.
셋째, 그들은 고착된 좌우 이념이나 기존 패러다임에 얽매이지 않고, 합리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사고로 순발력 있게 대처한다.
실제로 3~40대 젊은 지도자들을 선출한 국가들은 적극적 개혁과 순발력 있는 경제정책으로 국가의 난제들을 성공적으로 해결해 나가고 있다. 
우리나라도 대통령의 피선거권 자격을 40세에서 30세로 아니 '나이 제한 없음'으로 바꾸어야 할 때가 왔다.
그나저나 보은군은 언제나 30~40대 군수, 국회의원, 군의원들이 탄생할 수 있을까? 꿈 속에서라도 젊은 지도자 탄생을 고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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