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산, 젊은 인구가 늘어나는 비결은?
괴산, 젊은 인구가 늘어나는 비결은?
  • 김선봉 기자
  • 승인 2019.10.02 15:23
  • 호수 5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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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민을 위한 연립주택 지어 폐교 위기 학교도 살리고 마을도 살리고..

아이의 울음소리가 사라져가던 시골 마을에, 어느날 갑자기 아침저녁으로 아이들이 왁자지껄 떠드는 소리가 요란하게 마을과 학교에 울려퍼진다. 괴산 청안면 부흥리 제비마을의 풍경이다.

괴산 청안면 부흥리 마을 권역사업 추진위원들이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작년까지만 해도 학생수가 20명도 되지 않았던 백봉초에 불과 1년만에 전학생 10명이 새롭게 결합하면서 30명에 다다르고 있다.
백봉초 신복호 교장은 "작년에 비해 아이들이 굉장히 밝아졌어요. 등교길에 떠드는 소리, 수업시간과 놀이시간에 아이들에게서 활기가 넘치죠" 짝궁도 없이 2~3명이던 교실에 전학생들로 인해 짝궁이 생기고 학교가 끝난 후에도 마을에서 놀 수 있는 친구들이 많아졌다.

제비마을의 변화는 마을주민들이 폐교위기에 놓인 학교를 살리자는 마음이 모아지면서 시작됐다.
백봉초 총동문회장이자 제비마을사업 한석호 추진위원장은 "학교와 마을을 살리고 아이도 살리는 그야말로 마을공동체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 추진위원장은 처음 연립주택을 지을 때는 반신반의했다고 한다. 그래도 마을이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젊은 인구가 늘고 학교가 사라져서는 안된다는 절박감에 마을주민들의 힘을 모으고 군에 적극적으로 제안하기 시작했다.

결국, 2013년 농식품부의 권역사업에 선정된 부흥리는 42억원의 사업비 가운데 6호의 연립주택을 위해 6억원의 예산을 투여했다. 준공을 마친 지난해 입주공고를 냈는데 순식간에 20가정이 신청했다. 엄선을 통해 올해 6가정이 이주를 해왔는데 이들은 월 5만원의 임대료만 내고 초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거주할 수 있으며 올해 학생 10명 포함 23명이 부흥리의 새로운 주민이 됐다.

귀농·귀촌이 실제 이어지기 위해 주택이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히 큰데 고민만 하고 있던 도시민들에게 기회가 생기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또 군은 이러한 가정이 괴산에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세심한 배려를 하고 있다.

지역돌봄사업을 펼쳐 아이들이 학교가 끝난 4~7시까지 제비둥지 마을 다목적회관에서 학습과 놀이, 체험, 간식 등을 먹으며 마을돌봄의 서비스를 받고 있다. 제비마을에 이사온 학부모 중에 영어와 음악, 역사, 보드게임 등 다양한 재능을 가진 학부모 4명이 군의 지역돌봄사업의 일환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파트타임 아르바이트로 병행할 수 있어 안정적 농촌생활 정착에 커다란 도움이 되고 있다. 실제 이사온 6가정 중 현재 3가정이 정착을 했으며 1가정은 준비중에 있다.

한 추진위원장은 “올해 군에서 9억원을 보조받아 6호의 연립주택을 지어 내년도 입주자 모집을 얼마전에 했는데 현재 100가정이 신청했으며 그중 자녀가 4~5명이나 되는 가정도 상당수 있어요"라며, 학교에서는 정규교육을 최선을 다해서 진행하고 마을에서는 부모들이 퇴근하는 저녁시간까지 제비둥지에서 안전하게 돌보고 있다며 마을 공동체가 복원되고 지속가능한 마을로 탈바꿈했다고 평가했다. 이러한 모범적 사례가 입소문을 타면서 군의원과 주민들이 앞다퉈 면별로 제비마을과 같은 연립주택을 계획하며 새로운 미래를 설계하며 한껏 들떠 있으며 군에서도 적극적으로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외에도 6가정은 연립주택 앞에서 조그마한 텃밭을 공동으로 경작해 지역돌봄 간식으로 이용하기도 하고, 마을 할머니, 할아버지는 손주들에게 고구마와 감자 등을 쪄주는 새로운 일거리가 생겨 기쁘다.
마을에도 젊은 사람들이 늘면서 다목적회관에서 일주일 내내 탁구와 난타, 당구, 노래교실로 주민들이 오후시간이면 누구나 제비둥지를 찾아 힐링과 만남의 장을 형성하고 있다.

"학교가 사라지면 마을이 황폐화되는 것은 시간문제죠. 그러나 학교를 지키는 데에 마을주민들의 힘이 가장 중요합니다. 학교와 마을을 떼려야 뗄 수 없는 것으로 함께 가야합니다"라며 한 추진위원장은 힘주어 말했다.

도시민을 위한 6호의 연립주택 모습이다. 앞에는 흙으로 된 공터와 텃벝이 있어 공동농장 경영, 아이들의 놀이터로 이용되고 있다
괴산군으 지역돌봄사업으로 학부모들을 파트타임으로 고용해 방과후지역돌봄을 하고 있다
낮시간과 저녁에는 주민들을 위한 당구, 탁구교실로 이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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