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군민들에게 한 달에 100만 원씩 지급할 수 있다면
보은군민들에게 한 달에 100만 원씩 지급할 수 있다면
  • 편집부
  • 승인 2019.09.25 22:42
  • 호수 509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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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동

보은군민들에게 한 달에 100만원씩 기본소득을 지급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아마도 3만 명도 되지 않는 보은군 인구가 조만간 그 배인 6만 명을 넘어 10만 명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무슨 꿈 같은 소리냐고? 보은군 1년 예산이 대충 3,600억 원을 상회한다. 그 돈을 보은 인구 3만 명으로 나누면 1인당 1,200만 원씩 돌아갈 수 있으니 월 100만 원 지급이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물론 군 전체 행정에 필수적으로 해야 할 일들이 있을 터이니 예산 전액을 군민들에게 나누어 줄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보은군의 예산 집행 내역을 보고 있노라면 예산의 절반 정도는 농민들에게 지급해 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주민생활과 복지에 별 큰 도움이 되지 않고 수익사업으로도 그리 큰 성과를 얻지 못하고 있는 각종 체육시설에 수백억 원을 투자했다. 역사왜곡이라는 비난을 자초한 훈민정음마당에도 80여억 원을 투여했다. 적자를 볼 것이 불 보듯 뻔한 숲체험휴양마을 사업에 수백억 원을 쏟아 붓는다. 그리고는 그 시설들의 운영에 따른 적자를 충당하기 위해 또 많은 비용이 발생한다.
그런 돈을 차라리 최근 전국의 다른 지자체들이 도입하기 시작한 농민수당, 농민기본소득으로 지급한다면 죽어가는 중소 농가와 보은재래시장 및 상권이 살아나고 보은 전체가 활성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보여진다.
이런 바람은 그냥 해보는 소리가 아니다.
최근 전국 자치단체 가운데 해남군이 가장 먼저 '농민수당'을 지급하기로 했다. 가구당 연 60만 원씩 해남군 전체 농가 1만 4579가구를 대상으로 실시한 것이다. 농민수당 지급은 농가의 기본소득을 보장하고, 농업과 농촌이 국가의 근본으로서의 공익적 가치를 인정한 것이다.
해남군의 농민수당 지급을 계기로 농민기본소득제는 주변 자치단체들로 공감대가 확산되면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강진군이 농민수당 비슷한 형태의 보조금을 지급 중이고, 순천과 화순, 장흥, 담양, 영광, 무안, 함평 등에서도 지자체와 농민단체가 농민수당을 두고 협의 중이다. 해남군이 지급하기 시작한 농민수당은 그리 큰 액수는 아닐지라도 농민기본소득제의 시발을 알리고 다른 지자체의 선례가 되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농민기본소득제는 고령화되고 피폐화 되어가는 농촌문제의 해결은 물론 도시의 과밀집 문제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농촌은 고령화 속도가 빨라져 70세 이상의 노인이 30%를 넘어섰다. 일자리는 없고 학교와 병원이 사라지고 농가 수입은 줄어들어 젊은이들이 도시로 떠난다. 하지만 도시 역시 과밀 인구로 집값은 상승하고 높은 실업률과 저임금으로 인한 열악한 주거환경과 미세먼지 등 숱한 문제들이 쌓여가고 있다. 미래에 대한 희망이 보이지 않으니 젊은이들은 결혼과 출산을 포기한다.
도시의 젊은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적지않은 사람들이 농촌생활을 꿈꾼다. 쫓기는 듯한 도시생활에서 벗어나 자연 친화적인 삶을 추구한다. 하지만 농촌의 현실은 그들의 꿈을 뒷받침해주지 못한다.
농촌 붕괴와 도시 인구 밀집 현상은 이제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는 문제이다. 농촌이 활성화되면 도시 주거 문제도 청년실업, 저출산 문제도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농민기본소득제는 이제 농촌이나 지자체 차원에서 뿐만 아니라 중앙정부 차원에서 시급히 나서 전국적으로 시행해야 할 핵심 정책인 것이다.
정부의 2019년 예산을 보면 청년일자리 창출과 고용산업 위기지역 지원에 3조9천억 원, 구직급여에 7조4천억 원, 지역주도형 청년일자리 사업에 2조5천892억 원 등 일자리 예산만 23조4천566억 원이나 된다. 청년실업을 포함, 실업자 수는 100만 명이 넘는다. 이들이 평생 보장되는 창업 분야인 농업에 종사한다고 할 때 매월 50만 원씩 지원한다고 해도 6조 원이면 가능하다. 농촌에서의 50만 원은 도시에서의 50만 원의 2배 이상의 가치가 있다. 청년실업, 저출산, 농촌 인구 고령화와 농업의 붕괴, 과도한 도시밀집 등의 문제는 이제 분리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보은군도 이제 농민기본소득제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었으면 한다. 농업과 지역 경제가 다 무너지고 군민이 모두 사라지고 난 후 아무리 좋은 시설물들이 있다 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생각의 틀을 바꾸어야 변화가 일어나고 변화가 있어야 다시 태어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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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윤희 2019-09-26 17:35:05
그럼 해남군은 북한이라서 수당준답니까

조윤희 2019-09-26 17:33:57
듣기만해도 환상적이네요!!!공무원 상벌제도를.도입해서 국비에 막대한 손해를 입히면민형사상 책임을 지게하면 잘못된 예산집행이.줄어들까요?

남한군 2019-09-26 13:30:39
북한군님, 매년 수천억씩 엉뚱한 곳에 쓰는 것보다 농민수당, 군민수당이 훨씬 바람직해 보이는데요...
장사하는 사람들이 매년 100억원이면 전체 가게들에 나눠주는게 훨씬 낫겠다라는 자조적인 말들이 상인들 사이에 난무하고 있는 거 모르시는군요... 오죽하면 그런 소리가 나올까요...

북한군 2019-09-26 07:40:52
살다살다 이런 기사는 첨보네... 여기가 북한입니까?
적당히들 하세요. 수도권 청년수당 실패로 얼마나 욕을 먹고 있는데 그렇게 쓰라고 내는 세금 아닙니다.
실패하더라도 좋으니 군 발전을 위한 정책에 쓰라는것이고 장기적인 성과는 지은지 몇년이나 됐다고 섣부른 판단입니까? 갈등조장 언론사입니까 여기?
경제 원리 공부좀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