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 중초출신 김태원 시인 세 번째 시집 '감귤 하나의 저녁' 발간
보은 중초출신 김태원 시인 세 번째 시집 '감귤 하나의 저녁' 발간
  • 김경순
  • 승인 2019.09.19 13:01
  • 호수 5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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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읍 중초출신 김태원(61)시인은 2000년 충북작가 신인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해 2006년 '무심강변에서 일박', 2013년 '산철쭉꽃잎에 귀를 대다' 이후 6년 만에 세 번째 시집 '감귤 하나의 저녁'을 발간했다.
이번 시집 '감귤 하나의 저녁'은 생명의 온기에 눈빛을 매달아둔 시인의 따뜻하고도 깊은 시선이 느껴지는 시인의 소박하고도 선명한 자세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많은 고통과 인내 속에서 비로소 열매로 나아가는 주소를 '시'로 제시하면서, 읽는 독자에게 희망의 안뜰로 안내하기도 한다.
이정현 문학평론가는 이번 시집을 통해 "김태원의 시는 생명의 움직임을 줄곧 포착한다. 그 움직임은 소란스럽지 않지만 필사적이면서 질기다. 생명을 응시하는 시들은, 대개 '생명/물질'이라는 이분법을 전제하고 강렬한 항의의 어조를 띠기 마련이지만, 시인은 생명의 움직임을 덤덤하게 바라만 본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다. 시인의 언어는 어떤 항의의 목소리보다 울림이 크다. 생명을 가진 것들과의 지속적인 관계의 개선을 통하여, 절망의 벽을 기어오르는 담쟁이의 줄기찬 생명력과, 서로의 체온을 잇대어 얼음을 녹이는 물오리들의 간곡한 삶을 포착해 내고, 세상을 향해 끊임없는 질문과 희망을 던지고 있는 것이다. 김 시인의 소박하고 우직한 이 질문에는, 불교적인 관념과 성찰, 사랑의 미학이 깊게 내포되어 있다"라고 말하고 있다.
김태원 시인은 "저 눈꽃송이처럼 환할 수 있다면/저 눈꽃송이처럼 가벼울 수 있다면/나의 꿈이/저 눈꽃송이처럼 자유롭게 날 수 있다면/저 눈꽃송이처럼 착하고 평온할 수 있다면/그리하여 잠시, 아주 잠시뿐이라도 저 눈꽃송이처럼/꿈이 완성될 수 있다면―/내게서 詩는 늘 눈(雪)처럼 다가왔다/한때는, 황량한 겨울 들녘을 꽃잎처럼 나닐다가/어느 상심한 나목의 야윈 어깨 위에 살포시 내려/한 송이 찬란한 눈꽃으로 피어나기를 소망하기도 했지만/부질없는 욕심임을 알고 낙엽처럼 가만히 내려놓는다/이러구러, 아무도 찾지 않는 허름한 서재 속/여기저기 눈곱꽃 핀 어줍은 詩들을 주섬주섬 모아/세 번째 시집으로 묶어 다시금 세상에 내놓는다/설렘과 기쁨은 이미 뒤꼍으로 물러나 앉은 지 오래,/언제나처럼 두려움만 강물처럼 깊고 고요하다/어둡고 아름다운 세상/어느 바람 차고 쓸쓸한 골목길에 작은 눈발이라도 되어/집으로 돌아가는 이웃들의 고단한 등과 볼을 어루만지고/가벼이 밀어 줄 수 있기를 간곡히 두 손 모은다"라고 소감문을 밝혔다.
한편 김태원 시인은 청주에 거주, 보은 중초초 28회, 보은중 24회로 송찬호 시인, 장근수 시인과 보은중학교 동창으로, 1999년 전국 근로자문화예술대상 시 부문 금상과 2011년 '글동네 2002' 인터넷 문학대상을 수상했으며, 현재 한국작가회의 충북지회를 중심으로 마을을 가리키는 時, 無時川, 時냇물 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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