③완주군 로컬푸드 11년 역사의 중추, 완주로컬푸드협동조합
③완주군 로컬푸드 11년 역사의 중추, 완주로컬푸드협동조합
  • 송진선 기자
  • 승인 2019.08.08 10:31
  • 호수 50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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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품종 소량생산 소농·고령농도 365일 안정적 소득이 생기는 즐거움 안겨

글 싣는 순서

①보은군의 로컬푸드 정책은 아직도…
②로컬푸드 1번지 만든 완주군의 농정패러다임
▶③독립경영체 성공모델인 완주로컬푸드협동조합
④로컬푸드로 공공급식 선도모델 만든 나주시 자치농정
⑤지역순환경제 확장한 일본 오야미농협의 지산지소 운동
⑥일본 로컬푸드 직매장 및 급식센터 운영사례

지역에서 소비되고 있는 농산물은 중간 상인들이 대도시 공판장에서 구입해와 지역 시장에 공급한다. 이 체계는 수십 년 간 계속 되고 있는 일이다. 이로 인해 고가의 유통비용 발생은 물론 생산지인 보은지역 주민들은 지역 농산물을 제대로 소비하지 못하는 모순을 안고 있다. 특히 보은군 농민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고령농, 소농, 여성농, 귀농인들은 물량이 안돼 공판장 출하도 어렵다. 운송수단도 취약해 잘 지어놓은 농산물을  동네 안으로 들어와 값을 후려치는 외지상인들에게 헐값에 팔리는 가슴아픔을 겪는다. 팔고 싶어도 물량이 작아 어디에 팔아야할지 몰라 자식들에게 주고 이웃에게 인심쓰는 때가 많은 것이 보은군 농산물 유통의 현실이다. 따라서 본보는 로컬푸드 운동으로 지역에서 생산된 안전한 먹을거리의 안정적 공급과 유통으로 농가의 소득안정을 꾀하는 등 지역의 순환경제로 전환돼 농업의 지속가능성, 로컬푸드로 지역경제 확장성을 보여주는 선진사례를 통해 우리지역의 로컬푸드 운동의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이번 기사는 로컬푸드 1번지인 완주군 사례 (2)로 농촌에 활력을 불어넣은 완주군로컬푸드 11년간의 여정. 그리고 중추로 자리잡은 완주로컬푸드협동조합의 성공사례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전북 완주군 역시 다른 농촌지역과 마찬가지로 지역간 불균형, 농산촌 과소화 및 고령화 등 성장동력의 부재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게 사실이다. 지속가능한 농업과 농촌사회를 유지하고 활성화 하기 위한 돌파구가 필요했고 농업환경 변화에 의한 단기적인 처방보다는 근본적인 해결을 위한 장기적인 방안이 절실했다.
농업의 지속가능한 생산구조가 되지 못했고 특히 영세한 고령농의 생산적 복지를 통한 삶의 질 개선을 요구했다. 이렇게 보은군 농업, 농가가 처한 현실과 별반 다르지 않았던 완주군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로컬푸드혁명을 일으킨 저변에는 무엇이 있을까?
상황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인식, 문제제기가 우선됐다는 점을 빼놓을 수 없다. △소수의 상업농만으로 지역농업은 지속가능한가? △먹거리의 예측이 가능한 생산과 예측이 가능한 소비는 불가능한가? △노인의 생산적 복지와 가족소농 재생산은 어떻게 가능한가? △지역공동체를 어떻게 회복할 것인가? △먹거리를 통한 지역순환경제, 지역활성화에는 어떻게 기여할 것인가? 5가지 완주농업에 대한 문제인식을 통해 완주군의 로컬푸드를 추진할 수 있는 필요충분조건을 찾았다.
완주군은 통합적 로컬푸드 정책을 통해 소농, 고령농, 여성농, 귀농 중 0.5헥타르 미만의 3천412농가를 조직화해서 월소득 150만원을 보장을 목표로 했다.
먹거리 선순환체계 청사진을 만든 완주군은 2010년 로컬푸드 육성 지원조례를 제정하고 완주로컬푸드직매장 개장을 위해 농가 대상 로컬푸드 직거래 관련 교육을 실시했다. 이를 기반으로 2012년 4월 국내 최초 로컬푸드점인 용진농협에 로컬푸드 직매장을 개설했다. 6월에는 완주군과 축협, 그리고 각읍면 단위농협이 출자한 영농법인 (주)완주로컬푸드가 출범, 로컬푸드 사업을 실시했다.
그러던 중 주식회사여서 대주주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영농법인 (주)완주로컬푸드는 2013년 대주주인 축협과 농협은 물론 완주군청의 출자금액까지 모두 돌려주고 출자수와는 관계없이 1인 1투표권을 갖는 순수하게 직원과 농민이 출자한 협동조합으로 전환했다.
2014년 1월 1천40명의 조합원이 50만원 이상 기본출자로 해서 7억원의 자본금으로 출범했는데 이후 완주로컬푸드협동조합은 급성장했다.  현재는 조합원 1천200명, 출자금 15억원에 달하고 총 6개의 직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모두 완주군 소유의 직매장을 임대해 운영하고 있다.
완주군 로컬푸드 직매장은 협동조합 6개 매장과 용진농협 2개의 직영 매장 외에, 4개 농협에서도 하나로마트 내 샵인 샵 형태로 로컬푸드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해 12월말 기준으로 총 607억여원의 매출을 올렸다.
완주로컬푸드협동조합은 6군데 직매장 중 4군데에서 완주 식재료만 가지고 조리한 한식뷔페 점과 분식점,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는 완주산 식재료만을 이용하기 때문에 해산물이 없고 커피도 없다. 대신 생강차, 돼지감자차, 식혜 등이 제공된다. 완주 주부들이 완주산 식재료만을 이용해 건강한 농촌밥상을 제공한다는 신뢰성 때문에 고객은 줄을 선다.

소농, 고령농가로 다품목 조직화

로컬푸드 사업 시행 11년의 역사를 성공적으로 쓸 수 있었던 것은 실질적으로 사업 대상이 될 소농, 고령농, 여성농, 가족농의 조직화였다.
완주군 먹거리정책과 이동환 로컬푸드팀장과 정정균 푸드플랜팀장은 "완주군은 초창기 외부전문가로 중간지원조직을 만들어 이들의 참여 및 품목확보를 위해 마을을 찾아다니며 홍보와 교육에 주력했다. 매일저녁 마을에서 농가실태를 파악하고 농가교육을 통해 로컬푸드에 대한 의식 함양 및 참여의식을 고취시켰다"며 교육과 함께 기획생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처음 로컬푸드에 대해 인식이 서있지 않았던 군민들은 농민들이 직접 매장까지 나올 필요도 없고 깨끗하게 다듬고 포장해서 마을회관 앞까지 가져다 놓으면 로컬푸드단에서 실어가고 판매대금은 통장으로 입금할 것이라고 설명했는데 사기꾼이 돌아다니며 이상한 말을 하고 다닌다는 주민신고가 들어오기도 했었다는 에피소드도 설명했다. 그만큼 주민들 설득이 쉽지 않았던 어려움을 상기했다.
참깨며, 콩, 호박 등 여러 가지 농산물이 쌓아놓고도 소량이기 때문에 판매할 생각을 하지 않고 자식들이 오면 싸주고 친척들에게 보내주고 자가 소비하는 정도였던 할머니들에게 로컬푸드 사업단의 설명은 그게 되겠어 하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이런 의심은 로컬푸드 매장이 가동되면서 할머니들의 반응이 달라졌다. 로컬푸드 매장에 참깨, 메주가루 등을 팔아 돈을 번 할머니들이 로컬에 물건을 냈더니 통장으로 20만원이 들어왔어 라고 자랑하는 할머니들이 생기면서 참여자들이 늘어났다.
소농, 고령농을 주축으로 다품목 소량 생산 방식으로 지역농업을 재편하고 농가조직화가 성공적으로 이뤄졌던 것이다. 또 330평방미터 규모의 소형하우스 180동, 소형저온저장고 200개를 지원해 연중 기획생산이 가능하도록 했고 공동생활, 공동급식, 다목적 친환경 농장 등 마을 두레농장도 조성했다.
기술센터 내에는 농산물에 대한 검사를 실시해 완주군 로컬푸드 인증제를 도입하고 토양 및 물관리, 생산 및 유통단계에서의 안전성을 관리, 신뢰확보를 위한 작업에도 만전을 기했다.
인증 후에도 유통 중인 로컬푸드 직매장 농산물의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해 2주마다 1회 30~40 품목의 시료를 수거한 뒤 농약분석을 하고 있다. 인증농산물에서 잔류농약 허용기준 이상의 농약이 검출될 경우 인증을 취소하고 2년간 로컬푸드 인증신청을 제한할 정도로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다.
농가가 직접 제품을 포장하고 진열을 하는데 무한정이 아닌 엽채류 1일, 과채류 2일, 근채류 3일, 버섯류 2일로 진열기간을 공동으로 약속하고 팔리지 않은 상품은 농가 스스로 회수해갔다. 판매수수료는 농산물 10%, 가공품은 15%를 뗐다. 순회 수거차량을 이용할 경우 수수료 3%를 더 뗐다.
농가들은 로컬푸드 유통에 맞게 기존의 농사방법을 바꿨다. 농가들이 스스로 팔릴 만큼만 계산해서 농사를 짓는다. 다품종 소량생산 체계, 소비자 밥상의 먹거리를 기획해서 생산하는 예측가능한 농업으로 발전하고 있다.
"로컬푸드를 하지 않을 때는 나는 농공단지에 있는 공장에 다녔어요. 남편은 논농사에 주력하고 밭작물도 심었지만 고추, 콩, 팥, 깨, 가을에 배추나 심는 정도였어요. 농사지어서 우리 먹고 자식에게 줄 정도만 심었는데 로컬푸드 매장에 농산물을 내면서 이것저것 조금씩 골고루 식재해 구색을 갖추고 있어요. 내가 로컬푸드로 등록해서 파는 것만 100여 가지가 넘어요. 그리고 1주일에 한 번씩 판매대금이 통장으로 입금되는데 너무 좋아서 행복하다, 아까워서 못쓴다"고 구이면에 거주하는 김양순(63)·이용철(66) 부부는 말했다.
고구마 줄기나물 5봉지를 매장에 진열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79세 곽모(구이면 신전마을) 할머니는 "밭 200평에 고추 쪼끔, 대파 쪼끔, 콩 쪼끔, 고구마 쪼끔, 상추 쪼끔 심었다"며 "매일 수확해서 매장에 내놓으면 팔리고 수수료를 제한 돈이 통장으로 들어오니까 우리같은 노인들은 생활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누구나 이용하는 가공공장 운영으로 부가가치 높여

완주군은 농산물은 부가가치를 높여 농가수입을 높이기 위해 농산물 가공품을 만들기 위해 주력했다. 완주군은 시민밥상에 제공할 품목의 다양성 확보 및 부가가치를 높여 농가환원을 위해 마을의 농업여건을 활용한 소규모 마을공동체 가공공장과 로컬가공센터도 만들었다. 현재 가공공장 40개소가 운영 중이고 로컬가공센터도 2개소가 운영 중이다.
완주군 농민이면 누구나 소정의 교육을 받고 자신이 생산한 원료를 갖고 거점가공센터에서 농산물을 가공, 생산할 수 있다. 콩 농사를 많이 짓고 두부를 잘 만드는 할머니가 있는 마을은 두부, 청국장을 가공하는 가공공장을 만들었다. 농민이 가공업체에게 원료만 제공하면 정작 농민은 별 소득이 없기 때문에 농민이 직접 가공함으로써 만들어지는 부가가치도 농민이 가져갈 수 있도록 했다.
생물 깻잎 40장을 한 묶음으로 포장해 판매하면 1천원을 받는데 깻잎 장아찌로 만들어 팔면 한 봉지 당 3천원~4천원을 받을 수 있으니 그만큼 더 소득을 얻을 수 있다. 현재 완주로컬푸드 매장에는 농산물 이에도 장아찌와 청국장 등 250여 가지의 가공품이 진열돼 있다. 기업 제품은 단 한 개도 없다.
이같은 완주군의 로컬푸드 정책의 성공은 협동조합과 마을기업, 사회적 경제 조직이 탄탄히 뿌리를 내리면서 지속가능한 지역순환형 경제와 일자리 창출을 선보였다.
완주군에 따르면 2018년 12월말 현재 협동조합 84개를 비롯해 사회적 기업 6개, 마을기업 11개, 마을공동체 97개, 지역공동체 42개, 가공공동체 50개 등 397개의 사회적 경제조직을 갖추고 있다. 이들 사회적 경제 조직에서 일하는 종사자수는 시간제 일자리를 포함해 1천700여명에 이른다. 웬만한 중소기업에 버금가는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
완주로컬푸드협동조합도 직원이 92명이다. 인건비 및 관리비 등 운영비 지원 없이 완주로컬푸드협동조합은 농민들이 내는 10%의 수수료로 인건비와 관리비, 완주군이 소유한 건물 임대료까지 지급하며 전체를 감당하고 있다. 그것만 해도 대단한 성공이다.
완주군로컬푸드협동조합 한상훈 차장은 "2천여농가가 참여하는 워크숍 등을 통해 작목계획을 수립, 양을 조절하는 등 기획생산지도로 700여 품목, 1천300여종이 농산물이 골고루 생산되고 매장이나 급식에 지역에서 생산되지 않는 품목이 필요할 때 손쉽게 외지산을 들여오는 것이 아니라 시간과 품을 들여 지역생산 농가를 육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자체마다 로컬푸드에 뛰어들고 있지만 기획생산에 애를 먹고 있는 것을 생각하면 완주군의 사례는 후발주자들에게 좋은 지침서가 되고 있다.
완주군의 사례를 중심으로 정리하면 기존과 같이 1, 2품종만 대량생산하는 체제가 아니라 작은 텃밭이라도 여러 품종을 식재하는 것. 시즌마다 계속 낼 수 있는 다품종 작부체계로 기획생산하는 것. 지금 당장 그렇게 할 수 없는 농가는 시범적으로 일부 로컬푸드 전용 밭을 가꾸어보는 것. 그리고 끊임없는 교육과 엄격한 규칙은 로컬푸드를 지속할 수 있는 핵심임을 한지훈 차장은 강조했다.
가을 추곡수매를 해야 돈을 만져볼 수 있었던 완주 농민들에게 로컬푸드 직매장이 생기면서 1년 365일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소득이 생기게 된다. 참 기분이 좋을 상상을 보은 농민들에게 오버랩시켰다.
공동취재 : 송진선·김경순 sun@boeunpeople.com

농민들이 아침일찍 수확한 농작물을 포장한 후 진열하며 스티커 작업을 하고 있다.
완주군 구이면 김양순·이용철씨 부부는 200평 정도되는 밭에 7~8가지의 작목을 재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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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이 2019-08-11 09:45:50
완주군을 보면서 참 부럽다는 생각이 든다. 보은도 작은 영농조합이나 작목반이 많은걸 안다. 지역에서 지역상품 사용이 지역경제에 보탬이 되듯 지역 농산물이 지역에서 소비된다면 믿고 사 먹고 지역경제가 더 나아지는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