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오신 날 관광객 전보다 많았으나
부처님오신 날 관광객 전보다 많았으나
  • 송진선 기자
  • 승인 2019.05.16 10:57
  • 호수 49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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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가 매출은 오히려 곤두박질했다 주민들 주장

보은군이 주최한 속리산 신 축제는 지난 5월 10일부터 12일까지 3일간 개최됐다. 이 기간 방문객수는 얼마나 될까? 속리산국립공원사무소에 확인한 결과 매표소와 차량통제소 인근 교량에 설치된 계측기를 통한 통계로는 10일 1천800명, 11일 5천400명, 12일 1만3천500명이 찾은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만3천300명이 찾았던 것에 비하며 다소 늘어난 수치다. 법주사는 지난해 80㎏ 쌀 8가마 분량의 밥을 했는데 올해는 10가마를 했는데도 부족했다고 말했고 탈골암도 지난해보다 밥을 더했는데도 모자랐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신 축제기간 중인 부처님오신 날 관광객들이 많이 찾았음을 알 수 있다. 이렇게 관광객이 많이 찾았는데 상가 매출은 오히려 전 주말대비 1/5, 많은 곳은 1/10로 떨어졌다고 상인들은 울상을 지었다.
"봄철 관광객이 가장 많이 오는 부처님오신 날 비빔밥 4그릇 판 게 전부다. 속리산 상경기에 도움을 주기 위해 축제를 개최한 것인데 평일보다도 못한 매출을 보였다. 이건 잘못 돼도 한참 잘못된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상인들은 그 원인으로 속리산 잔디공원 앞에서~폭포~시외버스 터미널~정이품송까지 운행한 코끼리차량 등 셔틀버스 운행을 꼽았다. 관광객들의 편의 제공에 치중하다보니 상가 유동인구가 거의 없어 물건을 팔래야 팔수도 없었다는 것.
상인들은 속리산잔디공원과 훈민정음마당, 법주사까지 무대가 3원화 돼 있지만 속리산 시외버스터미널~정이품송 주차장까지만 셔틀을 운행하고 시외버스터미널에서 관광객들을 하차시켜 잔디공원까지는 자율적으로 이동하도록 해야 음식점으로도 가고 기념품점도 가고 슈퍼도 찾는데 주 행사장인 잔디공원까지 데려다 주니까 관광객들이 공연 관람하고 상가로 유입되지 않고 곧바로 집으로 돌아가는 상황이 됐다고 분석하며 "상가활성화를 목적으로 했다면 목적에 부합해야 하는데 오히려 전보다 매출이 떨어졌다"며 발끈했다.
주민들은 내년에도 셔틀을 운행할 경우 이점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민들 사이에서는 또 일정 조정도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부처님오신 날은 어차피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휴일이기 때문에 관광객 방문이 적은 시기로 축제시기를 조정해야 한다는 것. 그러면 속리산 관광경기의 확산도 가져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대신 부처님오신 날은 폭포나 잔디공원 등에서 지역 음악동호인들이 참여한 작은 음악회를 여는 등 볼거리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조정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굿마당, 질 떨어진다 지적
관광객 주목 끄는데도 실패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신 축제의 기원을 천왕봉 산신제에서 찾고 무속명인들의 굿 공연까지 이어졌으나 질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왔다. 지루한데다 흥미로운 퍼포먼스도 없었으며 알아듣지도 못하는 주술적인 내용들이 계속되자 관객들이 빠져나가 썰렁한 객석을 보였다. 1998년 10월 속리산 우리 굿 한마당 행사를 본 특히 속리산 주민들은 이번 무속인들이 펼친 전통문화공연 수준으로 보면 준 돈이 아깝다는 반응을 보였다.
1998년 속리산 우리굿 한마당 행사에는 대동굿 기능보유자인 중요무형문화재 제 82호인 김금화 선생과 중요무형문화재 72호인 박병천 선생, 국악명창 김영림 선생, 그리고 김덕수 사물놀이패, 안성 사물놀이와 줄타기 공연, 장사익 선생 공연 고 조자용 박사 소유의 도깨비상 전시 등 볼거리가 있어 눈길을 끌었다. 속리산에 거주하는 이모씨는 "당시 행사장인 잔디공원은 물론 도로까지 관광객이 운집했을 정도로 매력적인 볼거리를 제공했다"고 당시를 기억했다.
따라서 과거와 같은 무형문화재가 참여한 굿 축제는 거액을 들여야 시연이 되고 또 우리지역의 것이 아니므로 굿도 로컬화 하는 것으로 대체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행사장에 정화수를 끌어들여 볼거리, 호기심을 줄 수 있는 무대를 만들 수 있다.
어머니가 장독대에 정화수 한 그릇을 떠놓고 아들의 장원급제, 대학합격, 자식의 무병장수를 기원하며 하염없이 빌었던 모습은 지금도 충분히 연출할 수 있다.
장독대 정화수 외에 옛날에는 부엌에도 깨끗한 물 한 사발을 떠놓았다. 조왕신에 의탁하는 의미이다. 햅쌀을 작은 항아리에 담아 장독대에 두는 터주굿도 있다. 땅의 신인 터주를 위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미신 적이지만 토속신앙으로 전해 내려와 우리의 어머니, 할머니들이 하던 것을 재미있게 재현하는 것도 우리만의 축제로 승화할 수 있다.
이밖에 주무대 잔디공원에 설치됐던 판매장은 외지인이 아닌 지역 상인들이 참여한 플리마켓으로 조성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외지 상인들에게 기회를 주기보다 지역상인들에게 기회를 제공하는 것으로 변경할 필요가 있다.
이번 신축제 2박3일 일정에 4억5천만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이는 지난해 1박2일간 속리축전에 1억2천여만원이 들어간 것과 비교하면 거의 4배가 증액됐다. 4배가 늘어날 만큼 4배의 효과를 가져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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