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다리 잘린 가로수, "목재로 키우나" 비판
팔다리 잘린 가로수, "목재로 키우나" 비판
  • 송진선 기자
  • 승인 2019.05.08 23:35
  • 호수 491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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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남 벚나무·플라타너스, 무분별 가지치로 하늘 훤하다
대전권은 터널, 고양시 나무권리선언…보은군 정책적 변화 요구돼

가로수는 녹지공간을 제공하고 가로 경관을 아름답게 할 뿐만 아니라 청주 가로수길, 담양 메타세콰이어 길처럼 지역을 상징하는 랜드마크가 되기도 한다.
자동차 배기가스 등에 의한 열 배출, 콘크리트 구조물이나 아스팔트의 열기로 여름철 도시 내 기온이 상승되는 것도 막아주는 것이 가로수이고, 대기오염 정화 효과와 광합성 작용을 통하여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공급하며, 아황산가스(SO2)나 이산화질소(NO2) 및 분진(粉塵)을 흡수·흡착해 제거해주는 것이 가로수로 알려져 있다.

보은군의 플라타너스 가로수다. (사진 왼쪽) 청주 시내의 플라타너스 가로수(사진 오른쪽) 목재처럼 키운 보은군의 플라타너스와 다름을 확인할수 있다.
청주 시내의 플라타너스 가로수(사진 오른쪽) 목재처럼 키운 보은군의 플라타너스와 다름을 확인할수 있다.
보은군의 플라타너스 가로수다. (사진 왼쪽) 청주 시내의 플라타너스 가로수(사진 오른쪽) 목재처럼 키운 보은군의 플라타너스와 다름을 확인할수 있다.
보은군의 플라타너스 가로수다.

다 아는 사실이겠지만 가로수의 효과에 대해 주목하고 다시 짚는 것은 보은군의 가로수 가지치기 등 가로수 관리의 문제점이 반복되기 때문이다.
보은군의 과도한 가로수 가지치기를 보는 주민들의 시선이 곱지 않다. 보은군청 진입로와 누청~대야 구간 국도변의 플라타너스 가로수는 목만 간신히 남겨두고 모두 잘라낸 형상을 하고 있다.
보은군의 플라타너스 가지치기는 플라타너스 가로수 길로 유명한 청주시의 가지치기와는 많이 다르다. 청주시는 나뭇잎이 나왔을 때 가로수의 모양까지 생각하고 가지치기를 하고 있으나 보은군은 가지를 거의 남기지 않고 '싹둑' 잘라내 볼썽사나운 모습을 하고 있다.
최근 플라타너스 가지치기 작업이 이뤄진 구간 중에는 이 나무로 인해 피해가 거의 없는 구간에 대해서도 가지치기를 시행했다. 지난해 12월 500만원을 들여 잘라낸 플라타너스 가로수 중에는 국도를 선형 개량하면서 폐도된 곳의 가로수도 가지치기도 실시해 주민들의 반발을 사고 있는 것이다.
이 구간은 여름철에는 그늘이 무성해 특히 차량운전자들이 휴식을 취하는 등 쉼터역할을 톡톡히 했던 곳이다. 오랫동안 가지치기를 하지 않아 나뭇잎이 무성할 때는 숲속 같은 느낌을 줄 정도였으나 올 여름에는 이같은 기대를 할 수 없게 됐다.
특히 대전시민들이 많이 찾는 드라이브 코스인 회남~대전 구간의 벚나무 가로수는 가지가 뻗는 것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듯 하늘로 향한 가지 외에는 거의 잘라낸 모습을 하고 있다.
역시 지난해 12월 보은군이 우무동리(법수리)에서 남대문리까지 6.5㎞ 구간에 5천만원을 들여 이같은 형태로 가지치기를 했는데 이를 본 주민들이 크게 반발을 불러왔다.
주민들은 "회남면~대전구간은 드라이브 코스로 대전시민들의 사랑을 받는 구간이다. 특히 봄이면 벚나무 가로수가 운치를 더해 상춘객이 많이 몰리고 대전권의 시민들이 회남권으로 드라이브 하면서 회남지역 횟집을 이용하기 때문에 사실상 벚나무 가로수 길은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한 몫한다. 그래서 보식이 필요한 구간에는 벚나무를 더 식재해 벚꽃이 터널을 이룰 수 있도록 해줘야 하는데 보은군이 오히려 가지치기를 해서 벚꽃길을 훼손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반발해 가지치기 작업이 중단됐다.
주민들은 "벚나무가 아름드리를 형성해 터널을 이루는 대전시 구간은 보식도 이뤄지는 등 가로수를 가꾸는데 보은군은 가로수 보식은 하지 않고 잘 자란 가로수 가지마저 제거해 하늘이 뻥 뚫렸다"며 보은군 가로수 정책에 대한 문제제기를 이어갔다.
이에대해 보은군 관계자는 "이 구간은 대전 시내버스도 다니고 앞 사발 트럭도 운행되는데 특히 트럭 운전자들이벚나무 가지가 늘어져 통행에 지장을 주기 때문에 중앙선을 침범하는 경우도 있고 또 늘어진 가로수 가지에 의해 백미러가 깨졌다며 가지치기를 쳐달라는 요구가 많았다. 그래서 연말에 가지치기를 했는데 예산 때문에 자주 할 수 없어서 수년간 유지할 수 있도록 강하게 가지치기를 했다"고 말하고 "해당구간 가로수가 고사된 곳은 일제 조사를 한 후 식재계획을 세워 식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회남면에 거주하는 김모(55)씨는 "보은군은 가로수를 목재용으로 키우는 것 같다. 보온군이 가로수 가지치기 한 것을 보면 곁가지들은 거의 잘라내 하늘로 곧게 키우는 방식이다"며 "지금과 같은 가로수 가지치기로는 가로경관 조성이나 여름철 그늘조성으로 열기를 식히는 등의 역할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 같다"며 가지치기에 대한 개선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한편 경기도 고양시는 지방자치단체로는 처음으로 '나무권리선언'을 선포했다. 지난 3월 선포된 고양시의 '나무권리선언'은 사람과 나무가 공존하는 생태·환경 도시를 만들기 위한 것으로 내용은 가로수의 무분별한 가지치기를 제한하고, 30년 이상된 나무의 벌목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것 등을 담고 있다. 무분별하게 가지치기를 하는 보은군의 정책적 변화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회남~대전간 지방도변의 벚나무 가로수다. 과도하게 가지치기를 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회남~대전간 지방도 중 대전시 지방도변의 벚나무 가로수다. 보은군 가로수와는 달리 가지가 우거져 터널을 이루고 있음이 확인된다. 주민들은 이런 모습을 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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곌초보은 2019-05-10 10:33:17
아름다운 보은
더욱 아름답게 가꾸기 위해 보다 노력하는 공무원들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잘리고 팔리고 2019-05-09 17:27:36
보은나무들 불쌍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