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인골 홍근옥 관장이 전해주는 해바라기 이야기
회인골 홍근옥 관장이 전해주는 해바라기 이야기
  • 김선봉
  • 승인 2019.05.08 23:20
  • 호수 49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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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품이 생각나는 해바라기 작은도서관
해바라가 작은도서관 홍근옥 관장과 아이들이 지난 5월4일 신나는 책읽기를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아이들을 기획된 프로그램에 맞추기보다는 그냥 편안한 쉼이 있고 책이 있는 따뜻한 엄마 품같은 도서관이 됐으면 하는 바램이에요" 회인골 해바라가 작은도서관을 운영하고 있는 홍근옥 관장의 말이다.
해바라기 공간에는 그녀가 소장하고 있던 3천여권의 책과 아이들과 어르신들이 그린 그림과 작품으로 따뜻하고 아늑한 공간으로 가득 차 있었다. 사실 그녀는 작은도서관이라는 단어가 생소했던 20년 전 청주 교원대 부근에서 들꽃방 작은도서관을 운영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지난해 해바라기 도서관을 열었을 때 보은행복교육지구 사업을 알게 됐는데,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 온마을이 필요하다라는 말에 공감하고, 20년 전 엄마들이 재능기부를 통해 책읽기와 역사배우기 등의 교육품앗이를 한 적이 있는데 그것이 오늘날의 마을교사와 같은 개념이어서 적잖이 놀라기도 했죠"
하지만 들꽃방과 해바라기의 차이점이 존재했다. 2남매를 키우면서 거실의 텔레비전을 없애고 책으로 가득 채우며 아이들과 책을 읽던 것을 시작으로 이웃의 아이들과 엄마들이 함께 하던 들꽃방은 엄마들의 적극적인 동참이 있었지만 회인골은 크게 달랐다.
"조손가정과 다문화가정이 많고 부모가 있어도 바쁜 농사일로 가정내 돌봄이 어려운 회인 아이들에게 기획된 프로그램보다도 엄마와 같은 따뜻한 품이 먼저라는 것을 알게 됐어요" 때문에 그녀는 아이들과 그림을 그리고 이야기를 나누며 편안한 목소리로 그림책을 함께 읽고 월 1회는 작가와의 만남을 진행한다. 또 김치전을 부쳐 함께 나눠먹고 달달한 짜장면을 먹으며 서로의 입가에 묻은 검은 짜장을 보며 행복한 웃음을 나눈다. 어느새 아이들은 그녀에게 푹 빠져 어리광을 부리고 폭풍 질문을 쏟아 붓기 시작할 무렵 구원군이 나타났다. 대학생인 아들(심우리. 26세)이 주말이면 도서관에 와서 엄마를 도와 자원활동을 펼치는 것.
"초등학생이 대상이지만 어린 동생들과 함께 오는 것을 마다할 수 없잖아요" 주말 신나는 책읽기 프로그램을 마친 후에 귀가시키는 것 또한 그녀와 아들의 몫이다. 가까운 동네 아이들은 큰 아이들의 보호에 따라 무리지어 귀가하지만 먼 곳은 그녀의 손길이 일일이 닿아야 한다.
"최근에는 어르신들도 해바라기 도서관을 자주 이용하세요" 도서관 곳곳의 전시된 그림과 작품 절반이 어르신들이 만든 것이다. 토요일을 제외하면 평일에 빌 수도 있는 공간에 어르신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는 것.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하시고, 처음에는 다큰 어른이 웬 그림책이야?라는 반응을 보이시던 분들이 그림책과 동화책의 매력에 점점 빠져들고 있어요" 동화책을 읽으며 어르신들은 어릴 적 꿈에 잠기기도 하고 또 성인돼서 보는 동화책 속에 어릴 때에는 발견하지 못했던 삶의 지혜를 재발견하곤 한다.
"어르신 그림책 읽기 모임을 진행할 계획을 갖고 있어요. 할머니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옛날 이야기. 구수한 언어와 자애로운 사랑이 아이들의 꿈을 더욱 키워줄 거라 생각해요"라며 홍 관장은 미소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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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초보은 2019-05-10 10:30:12
애들은 놀아야 생각하는 힘이 커집니다 홍근옥 관장님 존경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