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외 대원 민창기 할머니 백수잔치
산외 대원 민창기 할머니 백수잔치
  • 송진선 기자
  • 승인 2019.05.08 23:15
  • 호수 4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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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하 2남2녀, 증손까지 다복한 시간 보내
민창기 할머니는 2남2녀 자녀들과 백수기념 사진촬영을 했다. 앞줄 왼쪽부터 시계 반대방향으로 큰 딸 이종옥씨, 큰 며느리 박종순씨, 민창기 할머니, 작은 딸 이종례씨, 작은 며느리 서용수씨, 작은 아들 이종우씨, 큰 사위 노재곤씨, 큰 아들 이종천, 큰 사위 노재곤씨이다.

산외면 대원리 이종천씨의 어머니 민창기 여사(이하 민 할머니)의 백수연이 지난 5월 5일 마을회관에서 열렸다. 고령의 어르신이 되면 아이가 된다고 했던가, 이날 민 할머니의 입가에는 천진난만한 어린아이같은 맑은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자손들은 바쁜 일 뒤로하고 모두 참석해 99세 생일상을 받은 민 할머니에게 절하고 건강하시라며 두 손을 꼭 잡아드렸다. 외부에서도 많은 손님들이 찾아와 할머니의 백수를 축하하고 만수무강을 기원했다.
청원군 북일면에서 독선생에게 한문을 배울 정도로 부잣집 규수였던 민 할머니는 자신의 이모 중매로 1938년 18살의 꽃다운 나이에 산외면 대원리 이한기씨에게 출가했다.
풀죽을 끓여 먹어 허기를 달랬던 그 옛날, 시집 또한 쌀밥을 먹고 머슴을 둘 정도로 부유한 집안이었다. 남편은 일본유학까지 다녀올 정도로 일찍이 신문물을 접한 인물이었다. 요즘 말하는 '금수저' 집안이었던 셈.
남편과 떨어져 시부모와 시누이 2명, 시동생 1명과 시집살이를 했던 민 할머니는 고생을 고생인줄도 모르고 숙명처럼 받아들이며 살았다. 그러다 시아버지가 일찍 작고하면서 고생을 했던 민 할머니는 홀로 시어머니를 봉양하면서 큰살림을 꾸려냈고 시누이, 시동생을 모두 출가시켰다. 특히 남편도 없이 홀로 홀시어머니를 극진히 봉양한 것은 면내에도 소문이 자자했고 민 할머니의 효성을 칭찬하는 효부상이 수여되기도 했다.
슬하의 2남 2녀도 교육을 잘 시키고 짝을 잘 지워 사회에서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양육하는 등 장한 어머니의 모습을 보였다. 민 할머니는 가솔을 책임지는데 머물지 않고 동네 일, 면 일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서 오랫동안 부녀회장을 지내기도 했다.
민 할머니가 집안을 꾸려온 모습은 가르쳐주지 않았는데도 큰 며느리에게 대물림됐다. 큰 며느리 박종순(66)씨 또한 말없이 민 할머니를 모시면서 극진히 봉양하고 있다. 그동안 큰 병을 겪으면서도 훌훌 털고 일어나고 다시 예전의 건강한 생활을 영위하고 있는 것도 큰 며느리의 보살핌 덕분이라고 할머니의 큰딸 이종옥(75)씨가 말했다. 민 할머니에게는 보약이나 다름없는 큰 며느리와의 생활로 할머니는 별다른 병세 없이 건강하게 지낼 수 있었다는 것.
이날 민 할머니는 1대인 큰 아들 내외, 작은 아들 내외, 그리고 큰 딸 내외, 작은 딸 내외에다 친손자, 외손자인 3대를 거쳐 증손까지 4대로 이어지는 다복함에 "안 먹어도 배불러"하시며 증손자들을 품에 꼭 안는다.
산외면 대원리 이종천(73)씨의 어머니 민창기 할머니는 그동안 자신이 지은 복을 자손들에게서 선물처럼 받으며 하루 종일 환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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