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만능인 세상, 행복도 살 수 있을까
돈이 만능인 세상, 행복도 살 수 있을까
  • 편집부
  • 승인 2019.05.02 01:08
  • 호수 4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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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진(마로 한중/한살림)

사람이 항상 걱정만 하고 살수는 없다. 가끔씩은 놀러나가서 맛있는 것도 찾아먹고 예쁘고 화사한 것도 보면서 눈도 호강시키고, 그러고나서 시원하고 안락한 공간에 누워있으면 세상에 부러울 것이 무엇이겠나.
힘들다, 힘들다 해도 우리 부모님들 살아왔던 배고프고 사람잡던 그 살벌했던 시절에 비하면 그래도 지금이 얼마나 좋은 세상이냐. 이렇게 좋은 세상에 요행히 잘 태어났으니 나도 좀 잘 살아보자! 자, 어떻게 하면 잘살 수 있을까?
'이거 얼마일까? 이거 얼마예요?' 우선 뭐든 돈주고 사는 것이 우리사는 세상이치이니 한번 사보자. 돈주면 뭐든 그럴듯하게 모양새는 갖춰진다.
근데 뭔가 좀 부족하지 않은지? 모양새는 광택나지만 뭔가 조금 부족한 그게 없어 흥이 안난다. 그럼 도대체 뭐가 빠진 걸까?
그러고보면 사실 돈주고 살 수 없는 것이 좀 있다. 잘살고 싶으면 하나라도 없어선 안된다.
'그래! 돈주고 살 수 있는 것하고 돈주고 살수 없는 것! 둘다 필요하다! 이왕이면 욕심 좀 제대로 내어 둘 다 갖춰보자. 그래서 매순간 요것들을 잘 짬뽕시켜서 한번뿐인 인생 거나하게 소화시켜야지!' 그러고 나서 원없이 한없이 편안하게 잠 한번 자보자.
돈으로는 못사는 이것을 내 것으로 만들자. 뭐가 있을까?
그래 건강이 최고다. 그런데 설마 아직도 건강을 돈으로 살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겠지? 천년된 산삼을 먹거나 최고의 명의가 내 주치의가 되면 건강 걱정안해도 될까? 그게 그렇게 간단하지가 않다. 내 건강을 보약이나 의사에게 맡겨버리면 내 몸은 더 이상 내 것이 아니다. 몸이라는 것이 그리 쉽게 무너지지는 않겠지만 그렇다고 되는대로 마구 살아서 망가트려놓고는 남에게 고쳐달라고 맡겨버린다면 그건 이제 몸에 끌려다니며 사는 거다. 건강은 돈으로 못산다.
또 있다. 누구는 마누라든 영감이든 돈으로 살수도 있다지?. 허허... 허울만은 갖출 수 있을지 몰라도 그 사람에게 자신을 정말 내 남편, 내 아내라고 믿게 만들려면 내가 그만큼 일일이 노릇하는 거에 달려있지 돈이 부리는 조화에 있을 리 없다. 만약에 막상 내가 돈으로 사서 해줄 수 있는 게 하나도 없다고 하면 나는 배우자에게 해줄 수 있는 나만의 것이 무엇이 남아있을까?
자식도 마찬가지다. 내가 애들을 먹이고 입히고 공부시키는 거야 돈으로 치루는 것이라 해도 만약 부모가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이 없다면 결국 다 소용없는 거다. 부모노릇도 그냥 되는 게 아니다. 소유주나 사육사처럼 굴었다간 나중에 부모자식간에 계산식만 이야기하는 거래관계만 남을 거다.
이런 식으로 가만 생각해보면 돈이라는 것이 생계에도 필수이고 품위도 유지시켜주고 때론 으스대는 권력도 주는 것 같지만, 사실 밥같은 것이 아니고 술같은 거라고나 할까?
가끔 세상 다가진 것 같은 행복감이 느껴진다면 그건 돈으로는 결코 살수 없는 것들이 곁들여져 있기 때문인 거다. 그게 진짜 기분 좋은 거다.
더구나 그렇게 기분좋은 사람들끼리 모여서 신나게 놀면 그 기분은 끝이 없다. 그러면 다른 사람들이 '저 사람들, 뭐가 저리 즐거울까?'하면서 나도 껴달라고 하겠지? 그럼 너 돈없이 할수 있는 거 뭐있어? 하고 물어보고 그게 괜찮으면 껴주고 나서 나도 따라 해봐야지...후후
아, 또 공상이다. 그런데도 계속 실실 웃음이 난다. 히히
서로 좋아하는, 사랑 많은 사람들하고 함께 놀러나가서 맛있는 것도 같이 먹고 예쁘고 화사한 걸 보며 맘껏 얘기하다가 시원하고 안락하게 몸을 쉬고 있으면 세상에 부러울 것이 무엇이겠나.

전경진(마로 한중/한살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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