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지고 나니 도화·이화 세상이 됐구나
벚꽃 지고 나니 도화·이화 세상이 됐구나
  • 송진선 기자
  • 승인 2019.04.25 00:00
  • 호수 489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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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이 되자마자 아랫녘부터 시작된 벚꽃열풍은 밤이나 낮이나 사람들을 밖으로, 밖으로 불러냈다. 가족, 연인, 친구, 친목단체, 동행할 사람이 없으면 혼자서 스마트폰 하나들고 '셀카'를 찍으며 거리로 나섰었다. 사람들을 불러모았던 도로위의 강자 벚꽃열풍이 1주일 가량 불더니 산 벚말고는 자취를 감췄다. 그리고 들녘엔 도화와 이화가 흐드러졌다.
분홍색 복숭아꽃과 하얀색의 배꽃은 농민들의 꿈을 먹고 그 빛을 발하고 있다. 꿀벌들은 꽃술을 훔치며 꽃 속을 드나든다. 올해는 농민들이 흘린 땀만큼 좋은 결실을 보길 기대하며 들녘을 누볐다.

차차농원 차재만·최재향 부부가 복숭아농장에서 적화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
차차농원 차재만·최재향 부부가 복숭아농장에서 적화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

2013년 귀농해 삼승면 둔덕리 1천200평의 복숭아농장을 임대한 차재만(55, 탄부 임한, 차차농원 대표)씨는 요즘 부인 최재향(52)씨와 적화작업에 여념이 없다.

원백도와 대옥계, 천중백도 품종을 재배하는 차재만씨는 5월말 적과를 하고 6월 초 봉지를 씌워 빠르면 7월초부터 수확을 시작하면 8월까지 계속 수확을 하는데 정성을 기울인 만큼 좋은 가격이 형성되길 기대하고 있다.
차재만씨는 복숭아 농사 외에 작물은 땅의 생산성을 높이기 해 단작이 아닌 다작 위주로 짓고 있다. 벼 농사를 짓는 1만5천여평 중 6천평을 양파, 보리와 이모작을 하고, 율무 2천여평, 양파 6천여평을 경작한다. 복숭아뿐만 아니라 율무, 보리도 직거래로 소득을 높이고 있는 차재만씨의 꿈이 농장에서 영글고 있다.

오광용씨가 김의수씨 농장에서 배꽃을 살펴보고 있다.
오광용씨가 김의수씨 농장에서 배꽃을 살펴보고 있다.

그런가하면 2010년 경기도에서 회인면 용천2리 용상골로 귀농한 오광용(67)씨는 처음 1천200평에서 배 과수원을 시작했다. 주변 자연경관이 좋고 공기가 깨끗해서 별장지로 확보했다가 아예 귀농해서 농사까지 짓게 된 것이다.

회인배 작목반까지 맡을 정도로 열성적이었던 오광용씨는 배와 씨름하다 배에게 지고 말았다.

"농사거리를 앞에 두고 안할 수도 없고 제초제 안뿌린다고 제초작업하고 허리, 어깨 다치는 줄도 모르고 하루 1천짝의 콘티 박스를 들었다가 몸이 고장났어요. 결국 배한테 져서 두 손, 두 발 다 들었죠." 라며 올해 배농사를 접었다고 말했다.

오광용씨는 "그래도 배꽃은 정말 화사하고 예쁘다"며 용상골 동네 안에 있는 배에게서 사랑스런 눈길을 거두지 않는다.
집 앞을 수놓은 배꽃 천지인 과수원이 정원처럼 펼쳐져 있는 자연속에 파묻힌 오광용씨는 올해는 배 대신 고추, 들깨농사를 짓고, 염소 60마리를 사육하며 또다른 농부의 삶을 시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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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초보은 2019-04-25 22:32:34
복숭아꽃이 예쁘네요 감사합니다 좋은기사

주민 2019-04-26 15:17:01
꿏도예쁘고 농부도 아름답고 좋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