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주·정차 주민신고제가 어제(17일)부터 실시됐다. 이는 보은군에서 운영하던 기존의 20분 주·정차와 관계없이 365일 1분 이상 지체할 시, 주민 누구나 스마트폰에 웹을 설치해 같은 장소에서 2장의 사진을 찍어 제출하면 과태료가 4만원에서 최대 8만원까지 부과되는 제도이다.
보은 단속구간은 한양병원, 터미널, 평화약국, 하나로마트, 삼산4거리, 동헌사거리, 대호사우나, 우리마트, 오대산건강원, 터미널꽃집, 등 주요 정체구간이던 시가지 52개소가 단속대상으로 ①소화전 5m ②교차로 모퉁이 5m ③버스정류소 10m ④횡단보도 정지선 등을 지켜야 한다.
이에대해 주민들 사이에서는 찬반여론이 엇갈리고 있다. 반대하는 주민은 '부족한 주차시설'의 이유를, 찬성입장은 '상습 정체구간 해소'의 입장을 들고 있다.
먼저 보은읍 주요 상권이 형성된 중앙사거기를 기준으로 살펴보자. 한양병원에서 동다리 방향의 가게들은 문구점부터 옷가게, 간편 식당, 핸드폰, 제과점 등 주민들이 20분 안에 간편하게 물건을 살 수 있는 시간이었다. 1분으로 단축될 경우 재래시장과 종합시장의 주차장을 이용해야 하는데 그많은 차량을 수용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 주민들의 주장이다.
실제 2018년 12월 기준으로 보은 자동차 등록수는 총 1만8천506대이다. 이는 5년전보다 1만5천977대보다 2천529대가 증가한 수치인데, 이중 대부분이 승용차가 늘어난 부분으로 일상생활에서 주민들의 자가용 이용률이 계속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지만, 최근 5년간 공영주차시설 증설은 시가지를 벗어난 보은중 옆 15면과 종합시장 75면으로 90면이 전부이다.
반면 주정차 위반 단속건수는 5년전 1천649건에서 지난해 3천470건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이에 따른 5년동안의 과태료는 매년 평균 1억원 이상 부과되고 있어 주민들은 빠른 시일내에 주차장이 증설되기를 요구하고 있다. 또 최근 1가정에 2대 이상의 차량을 소유하고 있는 가구가 늘고, 육아를 전담하고 있는 주부들도 자가용 이용이 많아지고 있는 추세이다.
실제 30대 육아맘이 주를 이루고 있는 보은맘 밴드에서는 '차를 놓고 다니라는 얘기냐, 주차시설을 늘리고 단속해야한다, 학원픽업, 약국 등 간단한 볼일도 하상주차장에 주차하고 어린아이랑 걸어서 오라는게 말이돼냐, 주차요금이 비싸다' 등의 의견이 주를 이뤘다. 또 주민들은 지금도 골목골목 주차하는 차량으로 복잡한데 주민신고제가 정착되면 보은군은 교통지옥으로 변할 것이다라는 부정적 입장이 주를 이뤘다.
반면, 찬성하는 입장의 주민들은 '출퇴근 시간대의 한양병원과 터미널 4거리 정체구간 문제가 해소, 양쪽으로 주차하는 차량으로 인해 상시 정체되던 구간 해소, 위급한(예, 제천화재참사) 상황 모면' 등의 이유를 들며, 처음에는 불편하겠지만 익숙해지면 오히려 안전하고 편해질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이처럼 찬반이 엇갈리고 있지만 주민신고제는 이미 전국적으로 실시됐고 부족한 주차공간 뿐만 아니라, 수년 내에 주차공간이 획기적으로 늘 가능성도 없다는 것은 객관적 사실이다.
이러한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해서 군은 시가지 곳곳에 있는 유휴시설과 공공기관 등과 협약을 맺고 주차공간을 공유하려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이 아닌 적극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공익적 차원의 설득과 동참을 이끌어내야한다. 또 짐을 싣지 않는 이상 건강한 성인들이 상대적으로 교통의 약자인 어린아이와 임산부, 노약자, 장애인 등을 위해 가까운 주차장은 양보하고 하상주차장을 이용해 조금 더 걷기 운동 등, 무엇보다 군은 빠른 시일내에 공영주차시설을 확보하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 민·관이 함께 대안을 마련해야할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