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군 제1차 추가경정 예산안 통과 유감
보은군 제1차 추가경정 예산안 통과 유감
  • 편집부
  • 승인 2019.04.04 10:03
  • 호수 4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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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황균(내북 법주)

보은군 의회가 지난 3월 26일 제 327회 임시회에서 의결한 2019년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을 살펴보는 심정은 말할 수 없이 착잡하다. 뜻있는 보은군민이라면 누구라도 한숨을 내 쉬지 않을 수 없을 법하다. 불요불급하다하여 1차 삭감된 여러 사업들이 보란 듯이 부활되었다. 이러한 사태의 뒷이야기는 알고 싶지도 않으나 보은군 의회의 줏대 없는 갈 짓자 행보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뭐 하나 바람직한 상황의 변화도 없는 상황에서 처음의 원칙과 일관된 입장을 관철하지 못하고 선 듯 삭감된 예산의 부활에 동의해 준 군 의회는 군민들의 기대와 신뢰를 저버렸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게 되었다.
삭감되었던 여러 예산들이 부활했지만, 우선 눈에 띄는 것이 선병국 고택 주변에 조성되는 한옥마을 사업과 다목적종합운동장 조성사업의 부활이다. 한옥마을조성사업은 전부터 논란이 많았던 사업이다. 관련하여 지난 해 보은군 의회 정기 감사에서 지적된 '숲체험휴양마을'의 여러 문제점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말티고개 정상 부근에 지은 휴양마을은 뻔히 적자운영이 예상되었던 사업이다. 설계 미비로 인한 예산 낭비는 둘째 치고, 효율성이 떨어지는 셔틀 차 운영과 출입로 개설, 준공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시설의 개보수 비용 등 문제점이 수 없이 드러났다.
산림을 훼손하면서 혈세 수 백 억을 혈세를 쏟아 부은 사업이 이 지경이다. 이번에 통과된 한옥마을 조성사업도 2020년까지 56억을 투입하여 45가구 중 15채는 팬션을 짓는다는데 사업성 검토나 운영상의 문제점을 제대로 검토나 했는지 걱정되지 않을 수 없다. 뜬소문으로 치부할지는 모르겠으나 보은군의 행정 전반에 군수 한 사람의 호통만 울려 퍼지니 아무리 올바른 의견이 있다한 들 그 목소리는 잦아들 수밖에 없을 터이니 문제는 더 심각한 지경이다. 예로부터 올바른 쓴 소리에 귀를 틀어막아서 잘 되는 경우를 본 적 있는가 묻고 싶다. 혹자는 이 무슨 음해성 이야기냐고 언성을 높일 테지만, 지난 해 보은군 의회에서 보여준 군수의 답변 태도나 의원들을 훈계하듯이 호통을 치는 모습은 물론 내가 직접 겪은 경험으로 하는 이야기이다. 군수는 군민들이 뽑은 상머슴이 아닌가. 군 의원들은 그 상머슴이 일을 제대로 하는지 잘 살펴보라고 뽑은 대리인인 것이다. 머슴들이 도리어 감독하는 대리인을 업신여기는 태도는 결코 바람직한 자세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 뿐만이 아니다. 야구장조성을 하려다 벽에 부딪치자 다목적종합운동장으로 명칭만 살짝 비틀어 끈질기게 추진하려는 집념은 참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도대체 왜 저리도 150억이나 드는 야구장을 만드는 일에 매달리는지 알 수가 없는 노릇이다.
정이품송 맞은편에 조성한 '훈민정음공원'도 마찬가지다. 여태 잘 만들었다고 하는 소리를 들은 적이 별로 없는 것 같다. 신미대사의 상과 세종대왕의 상을 보라.
필자도 신미대사에 대하여는 호감을 가지고는 있지만 어찌 그를 세종대왕에 비하랴. 커다란 종에다 새긴 '보은군수 ㅇㅇㅇ'은 또 어떠한가. 뭘 세우는 곳마다 자신의 이름을 새겨 놓는다는 것이 결코 자신의 명성을 드높이는 일이 아님을 모르지는 않을 터이다. 법주사 미륵대불 오른쪽 암벽에 새겨 놓은 '산호대' 글씨 옆 충청병마절도사 신 민 부자의 이름을 우러러보는 이 누가 있을까.
상머슴으로서 아무리 겸손하다 해도 부족할 텐데 가는 곳마다 기어이 이름을 새기고자 하는 태도는 집착으로 밖에 달리 표현할 길이 없다. '군수'의 '수'는 우두머리 '수(首)'가 아닌 지킬 '수(守)'이다. 군수는 군민의 머리 위에 군림하는 것이 아니라, 주인인 군민을 잘 보필하고 지키는 것이 해야 될 일이라는 뜻이다. 주인의 의견을 무시하고 상머슴이 독선과 아집으로 일을 몰아 부치는 일이 지속된다면 이제 주인이 나설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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