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북면 아곡리, 한국전쟁 민간인 학살 현장 유해발굴 실시
내북면 아곡리, 한국전쟁 민간인 학살 현장 유해발굴 실시
  • 김선봉 기자
  • 승인 2019.03.14 10:44
  • 호수 48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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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어머니, 70년의 어둠을 걷어내고 이제 밝은 곳으로 모시겠습니다'

한국전쟁 당시 민간인 학살이 이뤄졌던 내북면 아곡리에서 지난 3월 8일 '한국전쟁 민간인 희생사건 6차 유해발굴 개토제'가 열렸다.
이날 개토제에는 민간인 희생자 유족회와 충북도와 보은군, 아곡리 주민들과 공동발굴단 1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위령제를 시작으로 민간인 희생자 현황과 유해발굴 현황 등을 참여자들과 함께 공유하고 제를 올림으로써 희생자의 넋을 위로했다.
참여자들은 '아버지, 어머니, 70년의 어둠을 걷어내고 이제 밝은 곳으로 모시겠습니다'라며 역사의 진실을 밝히고 '한반도의 평화구축'으로 이러한 비극이 반복되지 말아야 한다는 다짐을 하기도 했다.

지난 3월 8일 내북면 아곡리에서 한국전쟁 민간인 학살현장 유해발굴 개토제에서 유족회 회원들이 절을 올리며 부모님의 넋을 위로하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 3월 8일 내북면 아곡리에서 한국전쟁 민간인 학살현장 유해발굴 개토제에서 유족회 회원들이 절을 올리며 부모님의 넋을 위로하고 있는 모습이다.

내북면 아곡리는 1950년 7월, 청주·청원 지역의 보도연맹단원 150여명이 학살돼 3곳에 묻혔다는 주민들의 증언에 의해, 2006년 진실화해위원회가 선정한 도내 민간인 학살 유해발굴지 우선지 6곳 중 하나로 선정됐지만 발굴은 이뤄지지 않다가, 2014년 청주·청원 유족회가 자체적으로 발굴작업을 한 결과 유해 15구가 발견되기도 했다.
올 들어 충북도가 5천만원의 예산을 편성해 3월 8일부터 16일까지 총 9일간 발굴작업을 진행하게 된다.
1950년 학살당시 주민들의 증언에 따르면 "군인과 경찰이 젊은이들은 트럭 4~5대에 싣고 왔는데, 인근 야산에서 총소리가 들리고 난 뒤, 마을주민들을 동원해 시신을 묻는 작업을 시켰다"라고 증언한 바 있다.
이에대해 '한국전쟁기 민간인학살 유해발굴 공동조사단' 단장을 맡고 있는 박선주 충북대 명예교수는 "현재(3월 13일)까지 30여구의 유해발굴이 추가적으로 이뤄졌다. 현재 생존한 마을 주민들이 당시 어린 나이였기 때문에 모두 말이 달랐는데, 이번 조사를 통해 트럭 1대였을 것으로 추정되며 희생자는 4~50명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박 교수는 "아곡리 주민과 고향을 떠났지만 당시 상황을 기억하는 타향거주 아곡리 주민들이 관심을 갖고 증언을 해주면 진실에 더욱 가까워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유해발굴 현장을 지켜보던 박만순 충북역사문화연대 대표는 "어떠한 경우에도 법적 절차없이 함부로 사람의 생명을 군·경에 의해 짓밟힐 수는 없다. 시신, 유해는 묻을 수 있지만 진실은 결코 묻을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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