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좀 쉬고 살자
숨 좀 쉬고 살자
  • 편집부
  • 승인 2019.03.14 10: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오황균(내북 법주리/교육협동조합 햇살마루)

지난 주 토요일에 환경단체가 주관하는 초등학생 자연학교 입학식에 다녀왔다. 예정보다 일주일 연기된 것인데, 그 이유가 일주일 넘게 지속된 지독한 미세먼지 때문이었다. 파릇파릇 돋아나는 봄의 새싹들처럼 예쁘고 귀여운 아이들에게 기성세대의 입장에서 왠지 미안하기 짝이 없었다. 우리가 어쩌다가 이 세상을, 아니 이 지구를 이렇게 숨도 제대로 못 쉬는 곳으로 만들었단 말인가. 언제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거칠게 얘기해서 우리야 살만큼 살았다고 하지만, 저 어린 새싹들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나.
세계보건기구가 암을 일으키는 1군 발암물질로 지정한 미세먼지는 '조용한 살인자'로 불린다. 미세먼지 문제는 날로 심각해져 우리나라의 경우는 봄철뿐만 아니라 사계절 내내 시도 때도 없이 미세먼지 나쁨 주의보가 발령되기 일쑤다. 우리나라는 1995년 환경정책기본법에 따라 지름이 10㎛이하 물질(PM10)을 미세먼지로 부르기 시작했고, 2015년에는 지름이 2.5㎛ 이하 물질(PM2.5)에 초미세먼지라는 명칭을 붙였다. 국내에서는 초미세먼지 농도 범위(㎍/㎥)를 0~15(좋음) 16~35(보통) 36~75(나쁨) 76~(매우 나쁨)을 기준으로 예보하고 있다.
요즘 심각해진 한반도의 이 최악의 스모그 (smog : smoke와 fog의 합성어, 1952년 최악의 런던 스모그로 12,000여 명이 사망함) 사태의 원인이 무엇인가에 대한 연구는 오래 전부터 많이 진행되고 있으며, 그 답도 가지각색이다. 특히 국내에서 발생되는 원인보다 이웃나라 중국 발 황사와 오염물질이 다수 포함된 미세먼지를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하는 이들도 많다. 허나 지금 원인을 규명하는 것도 중요하겠으나 남의 탓만 하고 있을 단계는 이미 지난 것 같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이른 때이다.' 라는 옛말이 있지 않은가. 이제는 문제의 해결책을 최선을 다해 찾아야 할 때라고 믿는다. 이제는 우리가, 아니 나 자신이 나서야 할 때이다.  
이미 30여 년 전에 '녹색평론'의 발행인인 김종철님은 가까운 미래에 닥쳐올 전대미문의 생태학적 재난을 경고하면서 우리와 우리 자식들이 살아남아 사람다운 삶을 누리려면 지금부터라도 협동적 사회공동체를 만들고, 상부상조의 사회관계를 회복하고, 자연의 이치에 순응하는 생태학적으로 건강한 생활을 추구해야 한다고 설파한 바 있다. 그 때만해도 이러한 주장에 귀 기울이는 이가 별로 없었다. 돌이켜 생각해보니 우리는 정말 편하게 살아 왔다. 실컷 먹고 마시고, 툭하면 터널 뚫고 도로 건설해서 자가용 타고 다니고, 조금만 추워도 보일러 돌리고, 조금만 더워도 바로 에어컨을 틀어대고 살고 있지 않은가. 쓰레기봉투 사는 돈이 아까워 집집마다 소각용 드럼통을 두고 가정 쓰레기를 무차별 태워버린다. 논밭이나 과수원에서는 쓰고 난 폐비닐과 반사필름을 수거하지 않고 그대로 불을 지르는 경우도 허다하다. 물론 그것만이 주된 원인은 아니겠으나 이기적이고 편안함만을 추구해 온 우리 삶의 패턴이 미세먼지와 환경오염의 주된 원인 중 하나가 아닐까 한다. 이러한 이기적인 구태를 벗어던지는 것으로 환경혁명을 시작해야 한다.
그렇다. 근본적인 해결책은 나 자신의 생활 방식과 삶을 대하는 철학의 문제로부터 출발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이다. 미세먼지는 이제 결코 남의 문제가 아닌 나 자신의 문제가 되었다. 남 탓하고 정부 탓하기 전에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 어렵고 힘든 일이긴 하나 정부와 우리 사회 구성원들이 합심해서 노력한다면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라는 자신감을 가져본다. 다행히 정부에서도 늦게나마 미세먼지를 재난으로 규정하고 범정부대책기구를 구성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고, 국회는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추진하는 등 팔을 걷어 부치고 나서고 있다. 우리도 이에 발맞추어 각자 쓰레기도 줄이고 비닐봉투 사용을 자제하고 일회용 용기 대신 개인용 컵을 들고 다니는 등 실천 가능한 손쉬운 것부터 함께 실천한다면 그 성과는 크게 다가올 것이라고 본다. 그럴 때라야 이웃 나라도 자진해서 쓰레기나 미세먼지를 줄이는 노력에 반드시 동참할 것이라 믿는다.
오늘은 봄비도 오고 찬바람 불어 눈발까지 날리니 그래도 숨을 쉴만하다. 언제나 자연은 위대하고 한편으로 두렵다.

오황균(내북 법주리/교육협동조합 햇살마루)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