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회사의 대명사 (주)진미
김치회사의 대명사 (주)진미
  • 송진선 기자
  • 승인 2011.03.10 08:55
  • 호수 8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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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과 함께하는 기업 이미지 구축

품질·신뢰 바탕으로 성장 거듭 제2의 도약기 맞아

 

 

 

국내 김치 제조회사의 선두주자인 (주)진미와 지역 농민들로 구성된 채소작목회가 지난 2월말 채소 계약재배 납품 조인식을 가졌다. 과수가 아니고는 밭에는 고추농사, 논에는 벼농사 밖에 모르던 농민들에게 배추는 연중 재배할 수 있는 대안작목으로 떠올라 희망을 주는 기회가 되고 있다.

 

김치의 원료인 금배추를 구하기도 힘들었던 지난해 오히려 수출실적이 늘어나는 등 일취월장 성장하며 제2의 성장기를 맞고 있는 (주)진미가 회사의 성장은 물론 농업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농민들의 동반성장을 이끌고 있는 것이다.
보은읍 금굴리 보은농공단지의 터줏대감 (주)진미(대표 유민, 53)에서 기대를 갖게 하는 희망은 무엇일까 찾아본다.

 

 

◆지역에 희망 쏘아 올려
금굴 1공장이 부족해 삼승농공단지 내에 제2공장을 준공한 (주)진미의 전체 직원 194명 중 8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보은 사람들이다.  특별한 기술이 없어 돈벌이가 마땅치 않은 주부들에게 안성맞춤인 곳이다. 게다가 올해부터는 58세이던 정년이 60세로 늘어났는데 대기업마냥 나이 먹었다고 구조조정 하는 것이 아니라 정년까지 보장해준다.

 

▲ 보은군의 어머니들이 아삭아삭한 맛을 내는 맛있는 배추 잎에 갖은 양념을 버무려 만든 속을 넣고 잘 숙성이 되도록 마감을 하고 있다.

 

 

진미가 이렇게 직원들에게 희망을 주는 것처럼 농민들에게도 희망을 주는 곳이 됐다.
진미와 마로면, 수한면, 내북면, 산외면내 120여 농가가 채소 작목회를 결성해 연간 배추 2천 500톤 납품계약 조건으로 진미와 채소 납품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이미 오래 전부터 수한면 배추 작목회로 부터 매년 200톤가량의 배추 등 식자재를 공급받고 있는데 이번에 대대적으로 참여농민 및 지역을 크게 확대했다.

현재 농민들은 비닐하우스를 설치해 배추씨앗을 파종하는 등 싹을 틔우고 있으며 재배된 봄배추는 5월 중순부터 진미에 납품하게 된다.

가을배추 납품시기에는 회인면 작목회도 참여하는 등 전 지역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진미는 앞으로 배추, 무, 갓, 열무, 총각무뿐만 아니라 고추, 마늘, 양파 등 김치를 담는데 필요한 양념류도 계약 재배로 지역에서 수급을 할 계획이어서 농민들은 농산물 생산 및 유통의 큰 변화를 맞게 됐다.

작목반 농민들은 봄, 가을 두 번 배추를 재배하면서 봄배추 출하를 마칠 즈음 찰옥수수까지 재배할 수 있어 3기작 체제가 가능해졌다. 단위면적당 소득이 크게 높아지는 것은 당연. 게다가 농협이나 중간 수집상 등을 끼지 않고 회사와 직거래함으로써 농가 수취가격을 높일 수 있어 농가의 경영개선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좋아지는 것은 농민만이 아니다. 진미도 지역농민과의 유대가 강화되고 그동안 봄배추는 해남, 여름배추는 강원도 등 먼 거리에서 가져옴으로서 물류비용 부담이 컸지만 지역에서 일정량을 확보함으로써 유통비용 보전에 따른 원가 절감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지역과 회사가 윈-윈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금배추로 어려움 극복 성장가속
이렇게 지역과 함께 동반 성장을 추진하는 진미는 지난해 같은 악조건 속에서도 성장을 거듭해 국내 김치제조업계에서는 손꼽히는 중견회사다.

식품안전관리(HACCP), 풀질경영(ISO9002), 환경경영(ISO14001) 인증을 받은 (주)진미의 뿌리는 1973년 경기도 반월에서 시작해 1989년 금굴 농공단지로 이전한 후 2005년 최종 부도처리 된 (주)진미식품이지만 2005년 직원들이 법인을 구성해 인수한 후 새로 창립한 새 회사다.

부도라는 외풍을 잘 견뎌 더욱 그 뿌리를 공고히 다진 진미는 국내 최초 김치 제조회사라는 자부심과 함께 38년에 달하는 전통 김치 맛의 깊이가 그대로 담겨 있다.

동종업계의 경쟁이 치열한 시장에서 공격적인 마케팅과 함께 현대인들의 입에 맞는 맛의 개발 등 김치의 신 시장을 개척해 내수시장에서 진미의 입지가 더욱 굳건해졌고 시장 또한 크게 확대됐다.

일본의 기무치를 잠재울 정도로 일본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아 일본수출시장도 크게 확대됐으며 3년 전부터는 홍콩시장까지 진출했다. 특히 홍콩시장에는 진미김치만 수출될 정도다. 이는 끊임없는 연구와 품질 개선, 그리고 맛의 유지 등 각고의 노력으로 빚어낸 결과다.

그래서 부르는 게 값일 정도지만 그마저도 구하지 못했던 '금배추'를 구입하는데도 투자를 아끼지 않아 지난해에도 성장을 거듭한 것이다.

포기당 1천400원에 납품받았던 배추를 5천원에 구입해 주문량을 맞추고 배추김치로 어려우면 깍두기로 대납을 할 정도로 최선을 다하자 신뢰가 쌓여 올해 전체 매출의 65%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일본 수출실적도 크게 늘어났고, 내수 물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150억원의 매출을 올렸던 2009년에 비해 모든 게 악조건이었던 2010년 207억원을 올렸다. 업계에서 혀를 내두를 정도로 비약적인 발전을 한 것이다.

현재 진미에서 생산하는 김치만 30여종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배추 포기김치와 깍두기, 총각 무, 열무김치, 백김치, 파김치, 갓김치 등 셀 수 없이 많다. 여기에 무말랭이 무침, 깻잎 장아찌 등 한국 전통 반찬류 50여종을 생산하고 있다. 지난해 배추 품귀로 정부가 중국산 배추를 수입해도 진미는 한포기도 구입하지 않았을 정도로 국내 시장에 출하하는 김치의 모든 재료는 국내산만을 고집해 학교급식과 삼성과 현대 푸드 시스템 등에 공급, 이미 시장에서 진미가 구축해온 신뢰는 매우 두텁다.

 

◆김치는 과학이다
김치 하나로 이렇게 엄청난 매출을 올리고 있는 진미가 194명에 달하는 직원들을 먹여 살리고 회사 수익을 높일 수 있는 것은 힘은 무엇일까? 좋은 재료?, 맛?, 신뢰?, 서비스? 다 맞다. 이외에 숨어있는 1인치가 있다. 그것은 '김치는 과학이다' 라는 이론이다.

배추김치라는 것이 반쪽을 낸 배추의 뿌리부분을 잘 다듬어 소금 술술 뿌려서 숨을 죽인 후 깨끗한 물에 씻어서 양념을 배추 잎사귀와 잎사귀 사이에 넣어 재우면 그만이다.

특별한 것도 없고 과학적인 것 같지도 않고 그야말로 지극히 평범한 방법이다. (주)진미에서 김치 만드는 과정도 같다. 다른 점이 있다면 가정에서 눈대중으로 한다면 진미에서는 눈대중이 없다는 것이다. '눈대중', '어림짐작', '이 정도' 등 대충 김치를 담아 먹는 가정과는 크게 다르다.

소금 양을 계량하고, 물의 염도를 맞춰야 하고, 절임시간을 정확하게 맞춰야 하고, 물은 인증 받은 전용상수를 사용하고, 배추 씻을 물의 온도까지 맞춰야 한다. 그래야 김치 맛이 깔끔하고 시원하며 아삭아삭하면서 신선한 맛을 준다고 한다. 김치 맛의 승부가 날 수 있는 과정이기 때문에 이 분야만 담당하는 연구원이 있다는 것이 놀랍다.

진미 김치가 국내 소비자, 그리고 일본시장을 점령하고 있는 이유가 바로 이같이 과학적 원리를 이용해 김치를 제조하기 때문이다.

유민 대표를 정점으로 1등, 최고기업을 지향하며 새로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진미직원들의 열기가 지역에 밝은 희망의 빛을 주며 뜨겁게 달아오르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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