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청소년문화의집 만화 동아리 '나리하다'
보은청소년문화의집 만화 동아리 '나리하다'
  • 류영우 기자
  • 승인 2011.01.20 10:26
  • 호수 8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하얀 도화지에 그려내는 아이들의 멋진 꿈
▲ ◀보은 청소년문화의 집 만화 동아리 '나리하다' 맴버들의 모습. 사진 왼쪽으로부터 김동환(보은고 2), 양지연(보은여중 2), 안희경(원남중 2), 강은지(보은여중 1), 박가을(보은여중 1), 김정상(자영고 2).

01. 양지연(보은여중 2)
나리하다의 리더. 초등학교 2학년부터 만화그리기를 시작. 여자아이 그리기에 강점을 갖고 있다.
만화캐릭터를 따라 그리며 시작한 다른 친구들과 달리 자신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캐릭터를 주로 그린다.

02. 박가을(보은여중 1)
초등학교 4학년 때 애니메이션 '원피스'를 본 후 따라 그리고 싶다는 충동을 느껴 만화그리기를 시작.
애니메이션 원피스의 열혈 팬으로 1화부터 300화까지 일본 원판을 모두 구입해 읽었다고. 인체드로잉을 할 때 거친 터치가 특징.

03. 강은지(보은여중 1)
초등학교 4학년 때 친구와 만화방에 놀러갔다가 만화 그리기를 시작.  인체드로잉을 할 때 누구보다 거친 터치가 특징.
만화그리기가 취미 이상의 의미는 갖고 있지만 꿈은 아니라고.

04. 안희경(원남중 2)
보은읍내에 거주하지 않는 나리하다 유일한 맴버.
만화 그리기 경령도 짧다. 중학교 1학년 때 친구가 만화캐릭터 그리는 것을 보고 재미있어 보였고, 하고 싶었다고.

05. 김정상(자영고 2)
나리하다 두 명의 남자 멤버 중 한 명.
중학교 1학년 때 텔레비전과 인터넷, 만화책 캐릭터를 보고 만화 그리기를 시작.

06. 김동환(보은고 2)
나리하다에 가장 뒤늦게 합류.
블로그 작노(http://www.bbb0142.blog.me/) 운영자.
중학교 2학년 때 형이 그림을 그리는 것을 보고 시작. 게임 그리픽 디자이너가 꿈.

 

#1.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하고 있는 아이들을 만나는 일은 참 기분 좋은 일이다.
그래서일까?
아이들을 만나기로 한 날은 마음이 설레기까지 한다.
나리하다.
보은 청소년문화의 집에서 활동하고 있는 만화 동아리다.

'비나리하다(앞길의 행복을 비는 말을 하다)'라는 순우리말에서 따왔고, '좀 더 앞으로 나아가다'라는 의미도 지니고 있단다.

6명의 아이들은 매주 토요일, 청소년문화의 집 작은 동아리방에서 하얀 도와지에 자신을 푹 담가버린다.
짧은 연습시간을 끝내고 다시 거리로 나서는 아이들은 금세 다가오는 시험을 걱정하는 평범한 중·고등학생의 모습으로 돌아간다.

#2.
미래, 아이들의 모습은 어떨까?
만화가가 꿈은 아니라는 아이들도 있지만 그 이유 또한 특별하다.
"취미 이상의 의미는 갖고 있지만 꿈은 아니에요. 좋아하는 것을 일로하면 흥미를 잊지 않나요? 좋아하는 것을 계속 이어가기 위해서 일이 아닌, 취미로 하려고요."
가을이를 시작으로 아이들의 속 깊은 얘기가 이어진다.

바로 만화에 대한 잘못된 인식들이다.
"만화를 좋아한다고 하면 어린아이 취급을 해요. 어린이들만 보는 것이 만화는 아니잖아요? 연예인을 좋아하는 것은 어른스럽고, 만화를 좋아하면 어린이는 아니잖아요?"

"만화가 꿈인 사람들은 모두 일본으로 넘어가요. 왜 그럴까요? 우리나라에서 만화를 그린다고 하면 어떤 말이 돌아올 지 뻔히 보이니까요."
잘못된 인식들. 열정을 불사르기도 전에, 보이지 않는 고삐에 의해 방향이 바뀌고 있는 느낌이다.

 

#3.
4차원.
아이들을 바라보는 또 다른 잘못된 인식들이다.
"다른 친구들이 우리와 얘기하면 4차원이라고도 해요. 그런데 그건 잘못된 생각이에요. 우리가 하는 얘기들이 이해하기 힘든 얘기가 아니에요. 기본적인 것만 알면 다 이해할 수 있는 얘기들이죠." - 은지-

"만화 캐릭터를 좋아하는 사람을 오타쿠라고 하죠. 오타쿠에 대해 사람들이 오해하는 것이 있어요. 뚱뚱하고, 여드름 나고, 안경을 낀 폐인이라는 거죠. 이는 한 가지에 집중, 아니 몰두하는 사람을 말하며 마니아보다 집착이 강한 사람을 뜻합니다." - 지연-

인체드로잉(사람의 몸을 주로 선에 의하여 어떤 이미지를 그려 내는 기술), 코스프래(컴퓨터 게임이나 만화 속의 등장인물로 분장하여 즐기는 일) 등 애니메이션 강연장 같은 분위기가 이어졌다. 그리고 아이들은 앞으로 이루어야 할 소박한 소망하나를 꺼내 놓는다.

"올 해는 꼭 회지(동인지)를 낼 거예요. 동인지를 두고 일부 야한 잡지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런 건 아니에요. 자기가 좋아하는 캐릭터로 만화 한 편씩을 그려 내는 거죠."

이것이 끝이 아니다.
아이들은 공모전에도 출품, 자신의 실력을 인정받고 싶어 했다.
사진을 찍자고 했더니 다들 즐겁게 장난도 치고 해맑게 웃으면서 제법 멋진 자세를 잡는다.
남들이 갖지 않은 아주 특별한 꿈, 그리고 멋진 실력만큼이나 예쁜 모습들을 오래도록 간직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