⑤교육경비(영월군) 좋은 정책, 자치단체 벤치하자
⑤교육경비(영월군) 좋은 정책, 자치단체 벤치하자
  • 박상범 기자
  • 승인 2010.09.09 10:41
  • 호수 64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교육에 대한 투자는 희망을 적립하는 일

최근 각 지방자치단체는 지역교육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교육경비보조 조례 제정을 통해 지역 인재육성 및 교육으로 인한 인구유출 등을 막는데 주력하고 있다. 보은군과 군세가 비슷한 상황임에도 2007년 1월 5일 '교육경비보조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고 매년 군예산의 1%에 해당하는 수십억원을 교육예산으로 사용하여 그 성과를 거두고 있는 강원도 영월군을 지난 3일 방문하여 성공사례를 살펴보았다.

 

#인재육성이 미래에 대한 투자
영월군의 교육환경 개선이 시작된 것은 2006년 7월 민선 4기 박선규 군수가 취임하면서부터이다. 박 군수는 군수가 되기 전 공무원시절부터 '농촌인구가 도시로 쏠리는 것을 막고, 농촌에서 사는 것이 교육에서 소외받는 원인이 되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과 '군에서 교육에 조금만 관심을 두면 될 텐데…'라는 아쉬움을 갖고 있었다고. 그래서 군수취임과 함께 교육에 대한 밑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우선 조례제정 작업에 들어가 2007년 1월 5일 강원도 16개 시·군중에서 6번째로 '영월군 교육경비보조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여 교육관련 예산지원의 근거를 마련했다. 이후 매년 교육관련 예산을 늘려가도록 지시하여 2007년부터 2010년까지 4년간 117억원의 예산을 교육경비 보조사업으로 사용했다. 이런 박 군수의 교육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지난 5년간 영월군 교육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는데 밑바탕이 되었다.

교육경비의 필요성에 대한 박 군수의 답변에서 자치단체장의 교육에 대한 마인드가 중요함을 보여주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이 사람이다. 사람에게 투자하는 것에 인색하지 말아야 한다. 지역의 인재육성이 미래에 대한 투자이고 희망이다."

박선규 영월군수는 교육적 성과를 비롯해 지난 4년 임기동안 많은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뤄냄으로써, 지난 6·2지방선거에서 무투표로 당선된 전국 8명의 자치단체장 중 한명이 됐다.

 

#조례 제.개정으로 지원근거 마련
영월군은 2009년 기준으로 인구 4만200명, 예산이 약 3천456억원, 재정자립도가 13.9%로 보은군과 비슷한 군세를 보이고 있다. 교육현황으로는 초등학교 13개교에 1천967명, 중학교는 11개교에 1천183명이며, 고등학교 6개교에 1천282명이 재학 중이다.

이렇게 영월군은 넉넉하지 못한 예산에도 불구하고 군내 학생들의 교육환경을 개선하고 학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지난 5년간 많은 사업을 펼쳐왔다. 우선 2007년 1월 '영월군 교육경비보조에 관한 조례'를 제정해 군세 수입액(세외수입 포함)의 10% 범위에서 교육경비를 보조하도록 했다. 이후 교육관련 지원예산을 대폭 늘려가기 시작해 2005년 1억1천400만원에 불과하던 예산이 2006년에는 추경포함 12억5천800만원으로 무려 10배 이상 증가했다. 2007년에는 24억원, 2008년 31억원, 2009년 30억원, 2010년에는 32억원을 교육경비로 지원했다.

이뿐만 아니라 2008년 6월에는 학교급식 지원 조례를 제정하였고, 이와 함께 강원도 최초로 학교의 수도요금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수도급수조례에 교육시설 감면조항을 신설하기도 했다. 또한 올해 3월에는 기숙사를 이용하는 학생들을 지원하기 위해 기숙사비 지원항목을 '교육경비보조에 관한 조례'에 추가해 학생들이 50% 만 부담하도록 했다.

 

#원칙있는 지원과 특색있는 지원
영월군의 교육경비 지원은 타 시군에서 하고 있는 영어특성화학교·보충수업비·방과후학교·보육교실 지원 등은 기본적으로 하고 있으면서, 교육전문가나 학부모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여 원칙과 특색이 있는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교육지원사업의 원칙은 초등학교는 사업비만 지원하고 사업은 영월교육청을 중심으로 각 학교별로 교육환경개선에 중심을 두도록 했다. 여기에 매년 약 10억원이 지원된다고 한다.

중등학교의 경우에는 성과를 원칙으로 하여 각 학교별로 환경개선과 학력신장에 필요한 사업계획을 군에 제출하여 사업비를 보조받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당연히 열의가 있고 성과를 내는 학교들이 많은 교육경비를 받고 있다.

특색사업으로는 외국어 능력향상, 학업동기부여사업, 대입 고교생을 위한 기숙사비 지원 등이 있다.
첫째 외국어 능력향상을 위해 매년 초·중학생 40명과 일부교사들을 선발해 방학을 이용 호주와 캐나다에서 교육을 받도록 하고 있다. 또한 매년 2억5천만원의 예산을 투입 원어민 교사 10명을 고용하여 교육청으로부터 원어민 교사를 배정받지 못한 학교에 배치하고 있다. 더불어 영월군에 있는 세경대학에 외국어체험마을로 운영하도록 경비를 지원하여 군내 초?중학생들이 외국어를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둘째 학업동기부여를 위해 매년 연세대 동아리를 영월로 초청해 한달동안 머물면서 중·고등학생들에게 동기부여와 학습지도를 하도록 하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고려대와 봉래중, 이화여대와 석정여고, 연세대와 영월고, 성신여대와 연당중이 결연을 맺고 방학동안 학습봉사활동을 시행하고 있다. 또한 재경 영월군민회와 협력하여 군내 중·고등학생들의 명문대 탐방을 실시하고 있다.

셋째 기숙사 및 기숙사비 지원사업으로 2007년 3억8천만원을 지원하여 영월고에 기숙사를 건립했고, 2008년에는 5억원을 투입해 석정여고에 기숙사를 건립했다. 여기에 올해부터 1억8천672만원을 4개교에 기숙사비로 지원해, 약 20만원 정도인 기숙사비 중 학생들은 5만원만 부담하고 기숙사생활을 하고 있다.

이런 원칙과 특색있는 교육사업외에도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 30명을 선정해 1대1 결연을 통해 학교졸업시까지 지속적인 후원(매월 10만원씩 학생계좌로 입금, 멘토교사가 생활지도 및 후원금관리)을 하는 '키다리아저씨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다. 또한 회사와 학교간 자매결연을 맺는 1社1校사업도 시행하고 있다. 더불어 군수가 이사장으로 있는 (재)영월장학회에서는 기금을 이용해 아파트 10채를 임대하여 영월고 교사관사로 제공할 정도로 교육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영월군 김운용 평생교육담당은 "교육을 살려야 인구가 외지로 유출되지 않는다는 마음으로  교육환경 개선을 위한 아이디어를 찾아다니고 있다"며 "교육경비 지원방향은 초등은 환경개선을 중점으로 하고 중·고등은 학력향상에 주안점을 두고 있는데, 각급 학교에서 군의 교육시책에 적극 동참하면서 성과를 내고 있다"면서 만족감을 표했다.

 

#교육투자는 알찬 결실로 나타나
이렇게 영월군에서 적극적으로 교육에 대한 지원을 하자, 각 학교에서도 즉각적으로 반응을 보였다. 특히 대학입시에 변변치 못한 성과를 내고 있던 영월고는 보다 적극적인 반응을 보였다.

우선 2007년 지원받은 기숙사를 성적 우수학생 30명을 관리하는 기숙사로 이용하였고, 2008년에 농산어촌 우수고에 선정되어 지원받은 기숙사는 원거리 통학생들에게 배정하여 통학의 불편을 덜어주었다. 또한 우수자원이 빠져나는 것을 막기 위해 군으로부터 지원을 받아 심화반 교실을 마련했다. 이 심화반 학생들에게는 군에서 지원받은 컴퓨터를 1대씩 지급하고 인터넷 방송수업비 20만원씩을 지원해 자신이 부족한 과목을 보충학습을 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이 심화반이 명문대 진학의 산실역할을 하고 있다.

영월고의 교사 및 학생들의 노력과 함께 군의 지원이 뒷받침되면서 얼마 지나지 않아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2007년에 3년 간 끊겼던 서울대 3명, 연세대 2명 등 105명 중 94명이 4년제 대학에 진학했으며, 2008년에도 서울대 3명, 연세대 3명, 고려대 2명 등 102명 중 94명이 4년제 대학에 진학하는 성과를 올려 언론에 대서특필되기도 했다. 2009년에 다소 주춤했지만 서울대 1명 진학을 포함해 도내 4년제 대학진학률 1위를 차지하는 성과를 냈다. 같은 기간 사립학교인 석정여고도 매년 서울대 1명이상씩 진학을 시키는 성과를 내고 있다.

2006년 영월고에 부임해 4년동안의 성과를 이끌었던 박인수 연구부장은 "2006년 본교의 숙원사업이었던 기숙사건립을 박선규 군수가 취임과 동시에 앞장서서 해결해주었다. 이것을 바탕으로 교사와 학생들이 일심동체가 되어 학교가 탈바꿈되고 좋은 결과를 내기 시작했다"면서 영월고의 성과를 설명했다.

교육경비 보조의 효과는 고등학교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었다. 2008년 10월 시행된 전국 초중고교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초등국어 1위, 초등수학 5위, 초등과학 3위, 중등국어 5위, 중등과학 6위, 중등사회 1위를 차지하는 성과를 냈다. 2009년  12월 강원도 중등 학업평가에서도 전과목 수석 2명을 배출하는 성과속에, 중학교 1학년이 도내 18개 시군중에서 전과목평균 1위를 차지했으며, 2학년은 전과목평균 2위의 우수한 실적을 거둬 교육지원에 대한 가시적인 결과를 보였다.

강원도 시골지역에서의 이런 성과는 언론을 통해 여러 차례 대서특필 되었는데, 신천중학교의 전교생 뉴질랜드 연수, 쌍용중학교의 야간방과후학습 효과, 봉래중학교의 방과후 교육활동, 방학중 대학생 학습봉사활동 등이 방송과 신문을 통해 전국에 알려졌다.

이런 성과와 홍보는 영월군이 내심 기대했던 인구유출 방지효과로도 이어졌는데, 고교진학을 위해 멀리에 있는 강릉고나 인근지역인 제천·원주시로  빠져나가는 학생과 학부모가 자연히 줄어들었다. 그 예로 2006년에는 영월고의 3학년 정원은 120명으로 당시 재학생이 85명으로 무려 35명이 정원미달이었는데, 2010년 8월말 기준으로 정원 120명을 꽉 채우고 있다. 또한 과거 매년 약 1천명씩 줄던 인구가 2006년 4만500명에서 2010년 4만200명으로 5년간 300명밖에 줄지 않아 교육경비보조의 효과가 있음을 수치로 보여주고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보은인 2010-09-25 07:17:39
각 지역마다 인구를 늘리기 위해 귀농인들에게 혜택을 주고 독일마을을 만들고,공장을 유치하는 노력을 합니다. 우리도 인구 유출을 막고 인구를 늘여 8시에 시가지 불이 안꺼지는 보은읍을 만듭시다. 시가지도 늘어 나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