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기고] 농협·축협·신협의 설 선물이 반갑고도 아쉽다
[독자기고] 농협·축협·신협의 설 선물이 반갑고도 아쉽다
  • 편집부
  • 승인 2019.02.21 11:52
  • 호수 4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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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종(보은군 내북/정스웰)

지난 설에 보은농협에서 제주도 한라봉, 축협에서 샴프세트, 신협에서 식용유세트를 선물로 받았다.

조합당 수천만원 이상의 선물을 조합원들과 나눈 일은 반갑다. 2018년 한해동안 경영성과가 좋아, 조합원들과 기쁨을 나누고자 한 것이라 생각한다.

혹자는 여기저기에 나부끼는 설 덕담 프랭카드와 연결하여 다가올 조합장선거를 떠올리겠지만, 이를 지적하고자 함이 아니다.

십수년 전에는 '내고향 담배 구매하기' 운동이 주기적으로 있었다. 어차피 피울 담배라면, 보은군의 지방세 세수 증대에 도움이 되도록 보은군내에서 담배를 구매하라는 운동이었다.

또, 보은군을 비롯한 학교, 공공기관의 직원들은 가급적 보은군내에 거주하도록 독려하고, 가산점을 부여하여 승진과정에 활용하는 등 군민 증대에 온갖 노력을 해왔다.

최근에는 지역상품권 발행으로 보은군내 유통 활성화와 지역경제에 보탬이 되도록 시행중이다.

위처럼, 보은군내 공공성을 띤 주요 기관들은 보은군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앞장서는 일을 해왔다.  비록 본질적인 문제해결을 달성하진 못했지만, 보은군에 보탬이 되길 바라는 마음은 간절했을 것이다.

현재, 보은군내 6차산업 인증사업체는 고려인삼영농조합, 공식품, 구록원, 돋음(주), 보은대추한과, 우송영농조합, 정스웰, 회인 하얀민들레  등이며, 어려운 사업 여건에도  불구하고 고군분투중이다. 이외에도 보은군 농산물을 원료로 가공하는 식품제조 사업체가 상당수 있다.

위의 보은군내 6차산업 인증사업체 제품수준은 뛰어난 편이다.

청와대는 지난 설 선물로 지역별 농특산물을 조금씩 담아 세트를 꾸렸으며, 보은대추한과의 유과가 청와대 설 선물에 포함되었다.

정스웰의 옹기대추즙은 코리아대추협동조합에서 설 직전 200박스 수출했으며, 수한면의 김철종 농민은 수도권의 유치원에 설 선물용으로 100박스 납품하였다. 청주시의회의장은 각 시·군의회의장 등 수십명에게 옹기대추즙을 보냈다.·

또한, 6차산업 다른 업체들의 매출규모와 사업성은 정스웰보다 앞서고 있어서, 제품의 품질은 객관적으로 높게 평가받고 있다.

내가 선물받은 제주의 한라봉, 샴푸세트, 식용유세트는 1회적 소비품으로 먹고 쓰면 끝이다. 구매에 쓰인 수천만원은 외지로 나간다.

즉, 1회적 소비성 경비에 머무른 것이다.

만약 보은군농산물을 원료로 만든 6차산업인증사업체의 제품을 설 선물로 활용했다면, (1)보은군 농산물의 원료판매 촉진 (2)수천만원 구매대금의 보은군내 잔류 (3)6차산업 인증사업체의 판매/홍보 확대 (4)지역사랑 증대 (5)일자리 확충 등 보은군내 생산적 순환경제에 기여하는 결과가 된다. 즉, 경제적 나비효과를 구현하는 것이다.

이런 사례를 보은군으로 확대하면, 보은군 1년 예산 4천억을 쓰면서 지역경제가 활력을 갖도록 하기 위해 소비성 경비를 최소로 줄이고, 생산적인 투자를 확충하는 것이 절실하다.

유사하게 보은군내 선순환 경제를 살펴보면, 수천억 매출의 한국화약보다 보은대추가 지역경제에 미치는 효과가 더욱 크다는 사실이 분명하게 보인다.

한국화약에서 사용하는 화약 원료중 보은군에서 생산되는 원료는 없다. 대부분 직원도 청주 등 외지에서 출퇴근하고 있다. 화약원료와 생산된 다이나마이트, 폭죽 등 엄청난 양의 입/출입 물류는 보은군내 화물차가 담당하지 않는다. 화약제품을 보은군에서 사용하지도 않는다. 수익을 나누지도 않는다.

반면, 보은대추는 생산/가공/유통 전과정에 보은군 2천여 농가가 직접 참여하여 각자의 역할을 수행하고, 보은대추축제의 근원이 되며, 판매대금이 지역경제에 녹아들어 여러단계 선순환함으로써 다양하게 활력을 키워주고 있다.

보은군이 살려면, 여러 영역에서 보은대추처럼 전략적 효자품목을 발굴하는 게 절실한 이유이다.

농협·축협·신협의 설 선물에서 아쉬운 점은 생산적인 투자가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앞으로 보은군내 공공기관과 단체/기업 들의 전향적인 방향 전환을 희망한다.

정희종(보은군 내북/정스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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