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과 중등 두 살림
초등과 중등 두 살림
  • 편집부
  • 승인 2018.11.21 21:20
  • 호수 4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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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환욱

우리나라의 학제는 초등 6년, 중등 3년, 고등 3년의 단선형 학제입니다.

교육정책의 변화는 지나치게 잦았으나 학제의 변화는 없었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입니다.

평소에는 그냥 당연한 것으로 여기고 아무런 생각이 없었는데 정책과제로 초중통합운영학교에 대해 연구하면서 의문이 생겼습니다. 6-3-3의 우리나라 학제가 과연 우리 아이들에게 최고로 이로운 제도인가 하는 의문이었습니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생겨나야겠죠.

2012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초중통합운영학교는 45개교였습니다. 초중통합운영학교는 말 그대로 초등과 중등을 합쳐서 운영하는 학교입니다. 폐교를 시키기보다는 통합을 하여 학교를 유지하는 형식이 주를 이루다보니 거의 대부분이 촌락 지역에 위치합니다. 둘 중 하나의 학교로 이사하여 살림하는 형식이라고 이해하면 됩니다. 이렇다보니 초중통합운영학교는  학교를 유지하기 위한 방편으로만 비춰지고 조명을 받지 못했습니다. 아예 이런 형태로 개교를 하는 곳도 있으나 이는 학생수의 감소를 미리 대비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학생에게 이롭기에 초등과 중학교를 합하여 운영한다는 문구는 찾아보기 힘듭니다.

9년간 같은 공간에서 교육받는 것이 유럽의 학교에서는 아주 흔한 모습입니다. 두 학교급을  분리할 필요성이 없다는 것입니다. 최근의 일본 교육 동향도 이와 비슷합니다. 일본은 초중 또는 중고일관교육이라는 용어를 사용해왔는데요, 일본 정부는 2015년 초등학교와 중학교의 의무교육 9년 커리큘럼을 탄력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초·중일관교를 제도화하는 학교교육법 개정안을 각의 결정하였고 이를 '의무교육학교'로 명칭하여 2016년 4월부터 시행하였습니다. 이 의무교육학교의 가장 큰 특징은 지역의 실정에 맞게 커리큘럼이나 학년 구분을 탄력적으로 변경할 수 있다는 것이고, 어린이의 심리적·신체적인 발달과 행동 양상이 5학년 무렵을 경계로 변화하는 것에 주목해 기존의 6-3제를 저학년부 4년, 중학년부 3년, 고학년부 2년 체제로 편성하는 추세입니다.

이에 대해서는 초등과 중등간 교원제도 교류 문제 등 논란의 여지가 많지만 제가 가장 눈여겨 본 것은 '학생발달에 적합하고 사춘기 적응교육에 유리하다'라는 평가 대목입니다.

국내의 한 초중통합운영학교를 방문했을 때도 그것은 가장 큰 장점으로 꼽혔습니다.

심리적으로 가장 불안한시기를 익숙한 공간, 편한 사람들과 함께 하게 되고 사춘기가 아주 부드럽게 지나간다는 것이었습니다.

고등학교부터는 입시 장벽이 여전히, 분명히 존재하지만 중학교는 아니라고 믿습니다. 중학교를 입시의 장으로 간주하는 시선은 아이들에겐 가혹한 것이죠. 그래서 초등학교와 중학교의 분리 운영이 최선인지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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