③마을축제(진안군 마을만들기 1)
③마을축제(진안군 마을만들기 1)
  • 류영우 기자
  • 승인 2010.08.12 09:42
  • 호수 6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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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전진을 위한 10년, 진안군 마을만들기 10년

주민의 자발적 참여 이끌어낸 진안의 사례, 농촌의 새로운 희망으로

지방자치제도가 도입되면서 우리나라에서 주민 주도형 마을만들기가 시작됐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마을만들기 사업은 우리 농촌의 역사와 내부구조를 이해하지 않고, 도농교류 체험중심으로만 강조되었던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마을만들기의 가장 핵심인 주민들의 자발적인 공동 활동은 이루어지지 않았고, 행정과 민간의 협력체계 없이 마을지도자나 담당공무원들의 희생과 봉사만이 강조되었다. 또한 살기 좋고 살고 싶은 마을을 만드는 시스템 구축 노력도 배제된 것이 사실이다.

2001년 으뜸마을가꾸기 사업을 출발점으로 전라북도 진안군의 마을만들기 역사는 시작됐다.
마을만들기 10년을 맞은 진안군이 그려나가는 '새로운 전진을 위한 10년'은 과연 어떤 것일까? 진안군의 마을만들기 10년을 되돌아보며 앞으로 우리 농촌이 나아갈 방향도 함께 점검해 보는 시간을 마련한다.

 

◆진안군 마을만들기의 출발점
용담댐 수몰로 인해 지역사회의 위기감이 커졌고, 기존의 농업·농촌 개발방식에 대한 큰 반성이 있었던 2001년, 으뜸마을가꾸기 사업이 시작됐다.

시장 개방화 시대를 맞아 이대로는 변화하는 환경에 대응하기 힘들다는 위기의식이 작용하던 그때, 풀뿌리 농촌마을의 공동체 복원을 위해 전국 최초로 진안군에서 으뜸마을가꾸기 사업이 시작된 것이다.

으뜸마을가꾸기 사업의 중심에는 주민들에 대한 교육과 훈련이 자리잡고 있었다. 11개 읍면에서 발전가능성이 높은 모델마을을 자체적으로 선정해 친환경작목을 중심으로 특화 발전시키는 전략을 채택했다. 사업 대상마을의 선정과 추진방식은 마을 주민들의 자발성과 주도성을 중시했고, 2003년도에는 사업의 안정적인 추진을 위한 조례까지 마련했다.

마을만들기의 원칙은 내발적 발전론에 기초해 지역 내부의 역량을 키우기 위해 중장기적 목표를 세우고 단계적으로 접근하는데 있다.

시작 초기, 행정의 정책적 지원을 통해 마을 주민에 대한 교육과 훈련에 집중하고, 핵심 그룹을 형성하는 한편 도시민 인재를 영입하는데 집중했다.

이와 함께 농촌의 자연과 전통문화가 잘 보전되고, 마을 주민들이 행복한 공동체를 만드는데 목표를 두었다.

행정과 주민, 전문가 사이의 3자 협력관계도 만들어 추진했다. 주민들이 항상 주인공이지만 어려운 농촌현실에서 행정의 지원도 중요한 사항이었고, 또 지역에 밀착된 전문단체가 주민과 행정 사이를 중재하고 부족한 전문성을 보완해 주는 역할을 담당했다.

 

◆마을에 필요한 인재, 귀농귀촌으로
주민 주도의 마을만들기 사업을 위해 군이 전국 최초로 도입한 것은 바로 마을간사제도였다.
1년 이상의 토론과정을 거쳐 2006년 1월에 도입된 마을 간사는 고정된 보수(120만원)를 받으면서 마을의 기록 및 시설물 관리, 마을신문 발행을 통한 소통구조 만들기, 금요장터 등 농특산물 유통과 판매 지원, 회의 참가 및 행정서류 발급 등 마을 일을 도와주는 역할을 담당했다.

마을간사 제도 운영의 경험을 확장하고 도시민 인재의 농촌정착을 활성화하기 위해 군은 2006년 말부터 귀농1번지 프로젝트를 구상하게 됐다.

행정자치부(당시) 혁신브랜드 공모사업에 선정돼 귀농귀촌인 실태조사, 지원프로그램 개발, 홈페이지 구축 등이 이루어 진 것이다.

귀농귀촌 지원 사업을 도입하면서 군은 다섯 가지 원칙을 세웠다. 가장 먼저 지역에 귀농귀촌해 살고 있는 분들을 우선으로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귀농귀촌인의 전문성을 존중해야 한다는 원칙을 세웠고, 직접적인 현금 보조도 배제했다. 또한 지역 주민과의 화합을 무엇보다 중요시 했고, 일시적인 지원이나 이벤트성 행사보다는 귀농귀촌 지원 시스템 구축에 힘썼다.

이러한 노력으로 2008년 1월에는 귀농귀촌활성화 센터가 마련됐고, 이곳을 통해 귀농인들을 중심으로 한 민간전문그룹인 '뿌리협회'가 2009년 12월 창립됐다.

뿌리협회 창립은 다른 지역처럼 조직을 먼저 만들고 사업을 진행한 것이 아니라 민간 주도로, 상향식 방식으로 설립되었다는 점에서 귀농귀촌 사업의 가장 핵심적인 성과로 평가받고 있다.

◆다양한 교육의 기회 제공
진안군은 마을만들기 사업을 통해 농촌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사람 살기 좋은 농촌 건설을 위한 특이하고 다양한 교육들을 실시했다.

마을만들기대학을 기본으로 각종 해설사 과정, 생태건축, 미니 FM방송, 로컬푸드, 사회적 기업, 대안여행 등의 교육이 이루어졌다. 이 외에도 스스로 찾아가는 학습활동에 대한 지원도 실시하고 있다.

또한 주민교육의 방법론 개선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기존의 집합식 교육, 강의식 교육, 대규모 교육과 같은 방식이 배제된 것이다.

마을 발전계획도를 만들어 마을의 희망을 스스로 그려보는 시간도 마련됐고, 주민들이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사회를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지도를 이용한 달력도 제작했다.

2007년 4월에 개최된 마을만들기 전국대회는 마을 주민들이 그 동안의 활성 성과를 점검하고 새로운 과제를 발굴하여 도약할 수 있는 좋은 학습기회가 됐다.

3회째를 맞은 올해, 참가 마을은 30개 마을로 늘어났고, 복잡하던 프로그램은 작은 마을잔치, 학습교류·한일교류, 로컬푸드/지산지소, 열린 공간·어울림 행사, 기획사업/기타 부대행사 등 5대 분야로 정리되어 치러졌다.(제3회 진안군 마을축제에 대한 자세한 소개는 다음호에)

 

◆더디지만 제대로 가는 길은?
진안군 마을만들기의 지향점은 바로 '더디지만 제대로 가는 길'이다.  살기 좋고, 살고 싶은 마을을 만들어 가기 위해 평생학습과 주민자치, 경제자립, 상부상조의 마을만들기가 바로 우리고장이 지향해야 할 '살기 좋고, 살고 싶은 마을만들기'를 위한 중장기 목표다.

이를 위해서 해결해야 할 당면 과제도 있다. 그 첫째가 바로 농특산물 직거래 매장과 로컬푸드 식당 개설이다.

지금까지 상품개발과 판매 훈련이 중심이었다면 앞으로는 경제적인 효과도 분명히 얻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팔고 남은 재고 농산물 처리를 위해 로컬푸드 식당도 함께 구상하고 있다.

이와 함께 중요한 당면과제는 마을만들기 지원센터 설립이다.

마을만들기지구협의회, 도농교류센터, 마을축제사무국, 뿌리협회, 한일교류협회, 마을조사단 등 관련 조직들이 서로 연계하면서 파급효과를 모색할 수 있는 사무공간이 확보되면 부족한 인적자원이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외부 견학팀에 대한 관리도 문제다. 연간 100팀, 2천명 이상이 진안군을 방문하는 상황에서 연수시설과 더불어 숙박공간, 마을만들기 도서관, 전시체험장, 그리고 이벤트 공간도 갖추어야 할 상황이다.

진안군의 경험이 전국 농촌으로 확산돼 새로운 농촌의 희망으로 서기 위한 다양한 노력들. 힘들지만 우리 농촌이 반드시 가야 할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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