⑪보물 제1413호 철확(철솥)
⑪보물 제1413호 철확(철솥)
  • 송진선 기자
  • 승인 2018.11.01 11:34
  • 호수 46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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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주사 철확으로 지은 밥도 맛있을까
 

무쇠솥은 오랫동안 우리부엌을 지켜온 전통솥이다. 특히 무쇠솥 밥맛은 오늘날의 전기밥솥도 결코 따라하지 못하는 경지에 올라있다.

우리 선조들은 솥을 밥을 짓거나 국과 물을 끊이는데 사용했다. 재료는 주로 무쇠로, 손잡이용 꼭지가 달린 뚜껑을 가졌다.

전통적인 솥은 무쇠로 만들어 썼으며, 꼭지가 달린 뚜껑을 덮었다. '부(釜)', '정(鼎)', 노구로 분류된다.

부는 가마솥이라 불리는 큰 솥으로 밑이 둥글고 옆이 편평한 모양의 것을 말하며, 정은 부와 같은 모양에 다리가 있는 것을 가리킨다. 이에 비해 노구는 자유로이 옮겨 걸고 사용할 수 있게 만든 작은 솥을 뜻한다.

법주사에는 3천여명분의 밥을 한꺼번에 할 수 있는 철 솥(철확, 보물 1413호)이 있다. 모양에 따라 불리는 이름으로 보면 이 솥에는 다리가 없으니 '부(釜)' 형태다.

신라 성덕왕 때(720~736, 재위) 만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진표율사가 계법을 설한다는 소문이 퍼져 입산 출가한 승려들이 3천여명에 달했고 이 때 밥솥 또는 된장솥으로 썼다고 한다.

큰 사발 형상으로 높이 1.2m, 지름 2.7m, 둘레 10.8m, 두께 10㎝ 로 무게는 약 20톤으로 추정하고 있다.

비교적 단순한 구조에 몸체에는 아무런 문양이나 기록이 주조되지 않아 제조연대. 제작자 및 제조방법 등을 알 수 없지만, 용해온도가 청동보다 훨씬 높은 주철로 주조된 대형의 주물솥이라는 점에서 기술사적 측면에서 귀중한 자료로 평가되고 있다.

지금도 신도들은 솥 난간을 잡고 세 번 돌고 동전을 시주하면 밥을 굶지 않는다는 얘기가 이어지고 있다.

동구를 들어서니 마현고개에 / 연석이 백 경이나 깔려 있고 / 일로가 평탄하기 숫돌 같은데 / 다리에 들어서니 깊고 고요한 물 / 저녁녘에 이르니 대 법주사 / 홀히 선경에나 들어온 듯 / 철확(무쇠솥)이 계곡 옆에 가로질렸고 / 동주가 여기저기 번쩍이는데 / 나대의 전상이 그대로 있어 / 귀신인 듯 괴물인 듯 무시, 무시했네.

'동문선' 제3권에 있는 채수(蔡壽, 1449~1515)가 지은 '속리산기행증욱상인(遊俗離山記行贈旭上人)'이란 시의 일부이다.

동문선은 삼국시대 후반기로부터 조선 중종(中宗) 초 무렵까지 시인·문사들의 수많은 작품을 뽑아 펴낸 책이고 조선 초기 뛰어난 문장가인 채수 선생이 법주사의 무쇠 솥을 시에 그리고 있다.

속리산관광협의회는 역사적 유물인 법주사의 철확을 본 따 대형 솥을 만들어 속리축전 때마다 비빔밥 행사를 하고 있다. 재질 등은 전혀 다르지만 박제된 유물이 아니라 생활에서 활용함으로써 철확을 알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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