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41회 속리축전 개최
제 41회 속리축전 개최
  • 송진선 기자
  • 승인 2018.11.01 11:28
  • 호수 46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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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빛깔만큼 고운 문화향연 펼쳐

정체성이 모호했던 속리축전이 지역의 전통문화예술을 꽃피우는 향연의 장으로 부활하고 있다. 보은문화원과 속리산관광협의회가 보은군 및 법주사, 국립공원 속리산사무소의 후원을 받아 지난 10월 27일과 28일 개최한 제 41회 속리축전은 신구 조화를 이루며 우리고장 전통민속문화의 지평을 넓혀가는 모습을 보였다.

속리산 산신제를 시작으로 산외면 풍물보존회의 송이놀이 시연, 그리고 풍물경연대회에서 선보인 내북면 상여놀이,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에서 금상을 수상한 보은 장안 농요 등 전통문화를 발굴해 계승하는 등 옛 문화유산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또 외부에서 참여해 시연한 줄타기 공연 및 실제 무속인들이 참여한 굿판 등도 관객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축전기간 많은 볼거리도 풍성했다. 보은군음악협의회에서 참여한 무대 및 거리공연을 펼쳐 행사 기간 내내 즐거운 음악이 속리산을 수놓았다. 우리고장의 무형문화재인 야장, 낙화장, 목불조각장, 각자장 장인들도 참여해 시연 및 체험 코너를 운영해 문화의 고장 보은을 널리 알렸다. 단풍색 고운 속리산의 가을 문화잔치는 이렇게 익어갔다.

“훠이 물러 거라 산신행차시다"

행사의 서막을 알린 속리산 산신제는 영신행사부터 색다르게 진행했다. 보덕중학교 취타대를 앞세우고 김명동 면장과 최영미 미 갤러리관장의 딸 김연주(보은고 3) 학생, 털보식당 김완식씨의 아들 김서준 군과 권혁찬씨의 딸 권리아수(수정초 ) 양이 왕과 왕비 왕자와 공주로 분장해 행렬에 참여하는 등 속리산 산신의 성대한 행차모습을 보여줬다.

대광무용단의 춤 공연으로 시선을 끈 산신제는 법주사에서 참여한 불교의식과 박성노 관광협의회장과 김응철 군의원, 구왕회 문화원장이 헌관으로 참여한 유교식으로 제를 지내 속리산의 안녕과 국태민안을 기원했다.

식후 행사로 산외면풍물보존회가 펼친 속리산송이놀이는 여신인 속리산신을 달래는 과정을 주술적이면서도 해학적인 내용으로 담아 관광객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했다.

실제 무속활동을 하는 민속종교 경천신명회에서도 굿판을 펼쳐 보은군 발전 및 속리산 관광 활성화를 기원했다. 이들은 신에게 바치는 음식·술·옷·지전(紙錢)장식 따위를 갖추고 무악(巫樂) 반주를 전문으로 하는 잡이와 무당이 합동이 되어 춤·축원 등이 어우러지는 의례 활동을 펼쳤다.

자나깨나 자손의 무탈과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어머니들은 이날도 제단에 올라 두 손을 비비면서 소원을 빌었다. 축전의 서막은 이렇게 신명나는 굿판으로 화려하게 올려졌다.

1058명이 함께 먹는 산채비빔밥 파티

1058 미터인 속리산 천왕봉의 의미를 담아 1058명과 함께 먹는 속리산 산채비빔밥 파티는 이번 축전에서도 백미를 장식했다. 보물 1413호인 법주사 철확을 본떠 만든 대형 비빔밥 그릇에 산채를 색색으로 배열하면 꽃처럼 피어난다. 아룸다운 광경은 여지없이 관광객들의 스마트폰 세례를 받는데 속리산 동아리식당의 정덕근 대표가 10년 가까이 산채 배열하는 일을 맡고 있다. 대형 그릇에 걸맞게 비빔도구도 대형인데 나무로 만든 대형 주걱과 수저, 포크 등은 어린이들에게는 도깨비나라에서 온 것 같은 신기함을 줬다. 비빔밥 행사가 끝난 후에는 자신의 키보다 훨씬 큰 나무숟가락을 들고 기념사진을 찍는 등 인기를 끌었다. 비빔밥을 먹기 위해 끊임없이 줄지어 서있는 관광객들의 행렬도 이맘때마다 속리산에서 볼 수 있는 진풍경이다. 2003년에 시작한 속리산산채비빔밥 행사는 가을철 속리산을 대표하는 이벤트로 자리매김됐다.

속리산 단풍 즐긴 등반축제

속리산 관광활성화를 위해 매년 개최되고 있는 속리산 알프스 등반축제에는 전국에서 참가자들이 몰렸다. 잔디공원에서 출발해 문장대까지 등반하고 냉천골 휴게소에서 확인도장을 하는 방식으로 운영됐는데 너무 많은 참가자가 몰려 1천30명으로 제한했을 정도다.

오리숲에서 문장대에 이르는 구간에 펼쳐진 오색찬란한 단풍을 감상하기 위해 찾은 관광객들은 그 어느 해보다도 선명한 단풍색깔에 취해 감탄사를 연발했다.

뒤늦게 비가 많이 내려 등반축제 차질이 예상됐으나 참가자들이 서둘러 하산을 해 다행히 산행 참가자 모두 사고 없이 목적지에 도착해 행사를 주관한 관광협의회 회원들을 안도시켰다.

등반축제는 외지참여자들을 끌어들여 속리산을 홍보하고 관광수익을 올릴 수 있도록 가까이 상품은 외지인에게 지급토록 한 규정에 의해 양문형 냉장고와 세탁기는 수원시와 목포시에서 온 참가자가 받는 행운을 누렸다.

이들은 단풍이 아름다운 속리산의 절경도 보고 건강도 다지고 선물도 받고 속리산에서 정말 좋은 기운을 받아 올해 잘 마무리할 것 같다며 고마워했다.

이틀에 걸쳐 개최된 속리축전은 지역주민과 관광객이 한바탕 질펀하게 놀 수 있는 마당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그것은 속리산 송이놀이, 장안농요, 그리고 올해 판을 펼친 내북 상여놀이가 그것이다. 이외에도 각 지역마다 숨어있는 전통민속놀이가 있을 것이다. 그것들을 발굴해 철저한 고증을 거쳐 해학이 담긴 재미있는 요소, 위트가 넘치는 내용으로 각색해서 한판 굿을 펼치면 보은의 전통문화를 넘어 전국민이 함께 어울림의 마당이 될 수 있는 것. 시연한 지 오래되고 또 신간에 쫓겨 약술하고 식상해지고 있는 속리산 송이놀이에는 더 많은 이벤트를 부여한 대서사극을 꾸미면 대한민국에서 그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는 오직 속리산에서만 볼 수 있는 판 굿 연출이 가능하다. 속리축전의 성공가능성은 문화축전에서 출발한다. 내년 속리축전의 기대되는 것도 이것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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