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과 직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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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편집부
  • 승인 2018.10.17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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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환욱(판동초 교사)

서울대 행복연구센터의 교수님 강연을 들었습니다. 미래 인공지능은 과연 인간의 영역을 어디까지 파고들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는 이미 익숙한 주제였죠. 이세돌을 이긴 초기 '알파고 리', 랭킹 1위 커제를 이긴 '알파고 마스터'. 두 알파고의 공통점은 인간의 기보를 학습했다는 것입니다. 그 이후 인간의 기보를 보지 않고 스스로 학습한 '알파고 제로'가 등장합니다. '알파고 제로'는 생명을 얻은 지 36시간 만에 '알파고 리'를 100대0으로 이겼고, 40일 뒤에는 '알파고 마스터'를 89대11로 이깁니다. 인간의 지식과 창의성에 속박되지 않은 인공지능이 더 강력해진 것입니다. 이렇게 창의성의 영역마저 인공지능에게 조금씩 내어주는 것이 현실화되어 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현재의 표준화된 교육은 한계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인공지능이 대체할 것들에 지나치게 몰두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는 것이죠.

21세기 교육 패러다임의 3대 키워드는 '직관, 행복, 사랑'이라고 합니다. 세 가지 모두 로봇에겐 어려운 혹은 불가능한 것들이죠. 미래는 과거와 달리 불확실하고 예측불가능성이 높은 시대이기 때문에 직관적 판단이 필요합니다. 합리적인 태도는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 이에 대한 원인과 해결책을 찾는 것으로 과거에 머물러 있는 셈입니다. 그에 반해 직관적 태도는 문제 해결 자체에 초점을 둡니다. 앞으로 나아가죠. 또한 이러한 직관적인 판단을 로봇은 할 수 없습니다. 로봇에겐 행동의 이유가 필요하지만 직관은 이유가 필요 없으니까요. 즉 인간에게는 어려운 일이 로봇에게는 쉽고, 인간에게는 쉬운 일이 로봇에게는 어렵다고 합니다. 그래서 의문을 던지는 것입니다. 현재의 교육은 인간에게 쉬운 일을 초점으로 하고 있는지 말입니다.

행복의 어원은 Happen 즉 '우연히 발생하다' 입니다. 우연히 찾아온 행복을 잡아챌 줄 아는 능력이라는 것이죠. 그런데 아이러니 하게도 신중하고 이성적인 인간의 태도가 도리어 소소한 행복을 막고 있다고 하네요. 행복 또한 직관적인 태도와 연결되어 있는 모양입니다.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하라리는 현재의 교육에 대해 이와 같이 말합니다. "현재의 교육은 정답과 확실성에 집착합니다. 불확실성, 무지함을 편하게 받아들이고 나는 모른다고 말할 수 있는 용기를 주는 교육이 필요합니다." 정답과 확실성에 대한 집착은 로봇에게 넘기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강환욱(판동초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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