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삼모사(朝三募四)
조삼모사(朝三募四)
  • 편집부
  • 승인 2018.10.04 09:36
  • 호수 4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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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종

중국 송나라 때 저공이라는 사람은 원숭이를 많이 길렀다. 원숭이 숫자가 불어나자 먹이인 도토리가 부족했다. 저공은 도토리 식량을 줄여서 아침에 3개 저녁에 4개를 주겠다고 했다. 원숭이들은 아침에 3개를 먹으면 배가 고프다고 강력히 반발했다. 저공은 잔꾀를 내며 그러면 도토리를 아침에 4개 저녁에 3개를 주겠다고 했습니다. 그러자 원숭이들이 손뼉을 치면서 좋아했다는 고사에서 유래한 말이 조삼모사(朝三募四)이다. 잔꾀로 남을 속이는 것을 비유한 말이다.

이열모 미술관에서 복합문화시설로 또 다시 공립미술관으로 명칭을 변경하여 시설건립의 당위성을 호도하려하지만 결국 이열모 미술관을 건립하기 위한 술수에 불과하다.

지난 대추골 소식지에는 보은 군정에 대한 지역 언론의 비판에 대해서  조목조목 반박하는 해명성 글을 실었다. 그 내용 중에는 이열모 미술관에 대해 언급한 내용도 있었다. 기사내용의 사실관계 유무를 떠나 군수의 지위를 이용해 군민의 소식지를 이러한 방식으로 활용하는 것은 대단히 잘못된 처사다. 언론이 정말 잘못된 보도를 했다면 해당 언론사에 정정 보도를 요구하거나 언론중재위원회 제도를 활용하면 되는 것이다.

정 군수는 미술관 문제를 언급하면서 보은군은 이열모 미술관이라는 명칭을 단 한번도 사용하지 않았다고 밝히고 있다. 또 보은군이 건립하려는 미술관은 공공시설물이기 때문에 특정 개인의 이름을 쓸 수가 없는 공립미술관이라고 했다. 참으로 뻔뻔스런 거짓말에 어이가 없고 기가 막히다.

2015년 10월 1일 미국에서 정군수와 이열모 측이 서명한 '미술작품 및 관련도서 기증협약서' 6조 4항에는 '보은군 건립 창운 이열모 선생 미술관의 초대관장은 기증자가 추천하는 자로 선임하고 예우는 보은군 규정에 의한다'라고 자필로 서명한 이열모 미술관건립 협약서가 존재하는데 정 군수는 왜 군민에게 이런 거짓말을 하면서까지 이열모 미술관 건립에 집착하는지 그 저의가 매우 우려스럽다.

단언컨대 이 미술관 사업이 실행된다면 제2의 가로등 사업이 될 개연성이 농후하다. 미술관 건립문제는 지난 7대 의회에서 부결된 사업이고 대다수 군민들의 의견도 부정적이다.

재정자립도 9%대의 가난한 보은군이 이열모라는 미국인 화가를 위해 200억에 가까운 혈세를 지출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 최고의 역사관광지 경주시도 솔거 미술관 건립에 50억을 투자했으나 수입은 제로이고 연간 운영비만 10억이 지출된다고 한다. 이러한 예를 보더라도 보은군이 미술관에 200여 억 원의 예산을 투자한다는 것은 대단히 부적절하다.

정 군수는 미술관을 설립하려는 이유와 명분을 속리산 수학여행 1번지로 만들기 위해서라고 했다가 이제 와서는 전국에 흩어져 있는 보은선현들의 유물을 보은으로 가져와 군민들의 자긍심을 높이기 위해서라고 강변하고 있다. 이렇게 일관성 없는 논리의 전환은 미술관 건립의 대의명분이 궁색함을 스스로 인정하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보여 진다. 또한 청주국립박물관, 대전 역사박물관, 충북대박물관 등이 소장하고 있는 보은 유물들을 해당 박물관 측이 과연 순순히 내놓을지도 의문이다. 참으로 답답한 문제다. 이제 미술관 건립 유무의 문제는 8대의회의 과제가 되었다. 8대 의회 개원 일에 방청석에서 벌어진 비상식적이고 어용스러운 소란행위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앞으로의 보은군정 방향을 가늠할 수 있었고 최종목표 지향점이 무엇인지도 간파할 수 있었다. 국정이든 군정이든 상식을 추구해야 한다. 그래야만 불행을 막을 수 있다. 상식을 추구하는 길이 정도를 가는 길이며 군민을 위한 진정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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