⑦보물 848호 신법천문도병풍
⑦보물 848호 신법천문도병풍
  • 송진선 기자
  • 승인 2018.09.20 09:30
  • 호수 4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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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에서 볼 수 없는 별까지 그린 8폭 병풍
 

법주사 신법천문도병풍(新法 天文圖 屛風)은 조선 영조 18년(1742)에 황도(해가 지나는 경로) 남북의 별자리를 그린 것으로, 높이 183㎝, 너비 451㎝에 달한다.

관상감의 안국빈(安國賓) 등 6명이 북경천문대 대장이었던 선교사 대진현(戴進賢, Kogler, I.)이 만든 별자리표[星表, 기산점 1723년]를 사용해 한양에서는 볼 수 없는 남쪽 하늘의 별까지 포함해 제작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 의하면 8폭의 신법천문도 병풍 제1폭에는 신법천문도설(新法天文圖說)이라는 제자(題字) 옆에 당시의 천문학적 지식을 510자로 설명하고, 그 왼쪽에 해와 달, 그리고 천리경(千里鏡: 지금의 망원경)으로 본 5개의 행성의 모양을 위에서부터 토성·목성·화성·금성·수성의 순서로 크기와 색깔을 달리해 그렸다.

제2·3·4폭을 합한 세 폭에는 지름이 각각 165㎝, 162.7㎝, 161㎝인 대, 중, 소 원(圓)이 삼중으로 그려져 있는데, 가운데 원과 안쪽 원에는 조(條)와 간(間)이 각각 180개로 되어 있어서 모든 방위를 360등분하고 있다. 따라서 조와 간 사이는 1°에 해당된다.

그리고 대원의 중심을 황도(黃道)의 북극으로 하였기 때문에 대원은 곧 황도이다. 이 대원의 상단에서 중심을 지나 하단까지 연결한 직선 중에서 상단과 중심 사이에는 90개의 눈금을 매겨 각도를 표시하고 있으며, 상단에서 23.5° 되는 점과 대원의 좌우 양끝을 잇는 반원은 적도를 표시하고 있다. 따라서 대원의 좌우 양끝, 즉 적도가 시작되는 두 점은 각각 추분점과 춘분점에 해당된다.

제5·6·7폭의 세 폭은 위의 제2·3·4폭과 같은 양식으로 만들어졌는데, 여기에서는 황도의 남극을 중심으로 남쪽 하늘의 별들을 수록하고 있다. 여기에도 적도가 그려져 있으나, 북쪽 하늘과는 달리 대원의 하단에서 위로 23.5° 되는 점과 대원의 좌우 양끝을 연결하는 반원으로 적도를 표시하고 있다. 따라서, 이 대원의 좌우 양끝은 북쪽 하늘과는 반대로 왼쪽 끝이 춘분점, 오른쪽 끝이 추분점이 된다.

제8폭에는 이 천문도 제작에 참여한 6명의 관상감 관원들의 직위와 이름이 기록되어 있다.

이 천문도가 언제, 어떤 경위로 법주사에 있게 되었는지 알려져 있지는 않다. 그러나 법주사의 신법천문도병풍은 현재까지 알려진 쾨글러의 천문도 가운데 가장 크고 훌륭한 것으로 귀중한 유물로 평가되고 있다.

☞관상감은 조선시대 천문·지리·역수(曆數)·점산(占算)·측후(測候)·각루(刻漏) 등에 관한 일을 담당하기 위해 설치했던 관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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