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애 선생의 보은사랑 10년
신정애 선생의 보은사랑 10년
  • 송진선 기자
  • 승인 2018.09.20 09:26
  • 호수 46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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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무용으로 고운 춤사위 선사
▲ 한국무용가 신정애씨.

한국무용 불모지였던 보은에서 한국무용이 화려하게 날개짓을 하고 있다. 각종 대회에 출전해 상을 휩쓸고 행사에 참가해 무대공연을 펼치고 문화강좌에 포함돼 수강자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그동안 민요나 풍물 장단에 맞춰 어깨만 들썩였던 것이 전부였던 보은군에 화려한 춤사위를 펼치는 전통무용단까지 꾸려져 운영되고 있다.

바로 한국무용가 신정애(56) 선생의 덕택이다. 지난 9월 13일에는 신정애 선생이 보은에 한국무용의 씨앗을 뿌린지 10주년이 되는 것을 기념, 자선 발표회를 가졌다.

이름하여 '보은사랑 10년 신정애 한국무용발표회'.

발표회가 열렸던 지난 9월 13일 그랜드웨딩홀에는 신정애 선생의 한국무용을 감상하려는 주민들이 객석을 가득 메웠다. 음악, 의상은 물론 시나리오 춤 순서까지 혼자 기획해서 공연하고 1인 다 역을 소화하면서 보여준 아름다운 춤사위에 관객들은 넋을 놓았다.

화관무, 사랑무, 기원무, 입춤, 장구춤소리 나들이 등 신정애 선생의 매력을 한껏 보여준 춤에 박봉희, 연용덕, 김정숙, 한경자, 힌정순, 조옥순 씨등 제제들과도 한 무대에 서서 신정애 선생은 수십년간 한국무용가로 국악인으로 살아온 인생을 1시간 안에 녹여냈다. 보는 내내 입을 다물지 못할 정도로 아름다운 광경이 펼쳐졌다. 공연시간이 1시간인 것에 관객들 모두 아쉬워했다.

장구춤으로 격정적인 춤사위가 끝나자마자 딸의 가야금 연주에 맞춰 신정애 선생이 부른 아리랑 소리는 그 어느 어미와 딸의 호흡보다도 아름답고, 보기 흐뭇한 장면이었다. 의상을 갈아입는 시간에 양념처럼 넣은 색소폰 연주도 일품이었다. 15년전 충북대에서 박물관에 공부하며 우정을 쌓았다는 재단법인 한국선사문화원 우종윤 원장도 자리를 함께 하며 전통문화를 사랑하는 선생을 칭찬했다.

전통무용을 가르친 스승으로만 알고 있던 신정애 선생의 독무대를 감상한 관객들은 공연이 끝난 후에는 아이돌이나 클래식연주자들에게 사인을 받기 위해 줄을 서는 것처럼 줄지어 서서 선생과 사진 촬영으로 그녀와의 추억을 남기기도 했다.

신정애 선생이 보은에 걸음을 한 것은 2008년이다. 자신을 가르친 은사로부터 속리산면 구병리 메밀꽃가요제에 춤을 추라는 권유를 받고 독무를 췄는데, 이 공연을 본 속리산 주민들이 선생의 춤사위에 매료돼 전통무용을 배우고 싶다고 치맛자락을 붙잡아 이들에게 한국무용을 가르친 것이 시작이다. 그렇게 아주 작게 시작했다.

속리산 주민들이 배운 신정애의 한국무용이 지역 각종 무대에서 공연되고 점차 소문이 나면서 읍내 주민들도 "나도, 나도"하며 수강신청으로 이어지는 등 배움의 열기가 확산됐다. 보은문화원 문화강좌 프로그램에까지 신정애한국무용 강좌가 개설, 지역에 한국무용 저변이 확대됐다.

이평리에 있는 신정애 전통무용연구소에서는 매주 금요일마다 수업하고, 매주 화요일에는 문화원에서 수업하는 것 외에도 인근 청산고등학교 학생들에게도 매주 수요일마다 강의를 한다.

"일명 선비춤이라 부르는 한량 무를 비롯해 부채춤, 장구춤, 방고·소고·경고춤, 아방무, 화관무, 태평무 등 다양해요. 금방 따라할 것 같지만 춤 하나를 제대로 추려면 거의 1년 정도 소요돼요."

초창기 멤버 6명을 포함해 35명은 80 가까운 고령에 40대 후반까지 다양한 연령층을 이루지만 지금은 보은전통무용단으로 정예화 돼 많은 춤을 소화하고 있다. 틔지 않고 절제된 가운데 군중 속에서 조화를 이루고 그 속에서 아름다운 기품을 뽐낸다.

그래서인지 이들의 실력은 각종 대회에서도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문화원연합회와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한 2016 실버문화 페스티벌 '샤이니 스타를 찾아라' 대회에서 샤이니스타상을 수상하고 2017년에는 라이징 스타상을 수상 등 보은전통무용단은 각종 대회에서도 수상했다.

신정애 선생은 본인이 수상한 것 보다 더 크게 기뻐하면서 제자들을 격려하면서 성취감, 자신감, 행복감을 느끼도록 했다. 그리고 그녀는 춤 연구에 더 매진하고 장면, 배경을 고민하며 춤사위를 짠다.

선생의 지도를 받은 단원들은 곱게 화장하고 한복을 입으면 한국무용이 몸에 익은 탓인지 걸음걸이, 미소, 옷매무새에서도 아름다움이 배어나온다.

신정애 하면 한국무용, 그리고 보은전통무용단이 이제 한 몸처럼 붙어다닌다. 신정애 선생은 건강이 허락하는 한 계속 무대에 서고 단원들에게도 한국무용의 매력을 알려주고 전수시켜 무용단이 계속 갈 수 있게 하고 싶다는 열정을 내비친다.

중앙대 국악교육대학원에서 무용, 국악 등을 전공, 지난해 대추축제 때붙커 개최하고 있는 보은국악경연대회도 보은에 대한 무한사랑의 일환이다.

경찰(청주 상당경찰서 지구대)인 남편과 1남(상당경찰서)1녀의 자녀를 둔 신정애 샌생의 보은사랑 10년 한국무용발표회 조명은 관객들에게 긴 여운을 남긴 채 서서히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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